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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친이(親李,친 이명박)계의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친박 지도부에 대해 사사건건 ‘생트집’을 잡는 모습이 역력하게 감지되고 있다.
그들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가 언론을 타면서 과장-확대되기 일쑤고, 그러다보니 마치 당이 계파갈등으로 심각한 내홍을 격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친이계의 지도부를 향한 공세는 다분히 당내에 계파갈등이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우선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은 13일 새누리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중구 당협위원장으로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을 내정했다면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홍문종 사무총장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런데도 친이계 심재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구 당협위원장에 지상욱 전 대변인이 내정됐다면 매우 잘못됐다"며 같은 친이계인 나경원 전 의원을 중구 당협위원장에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친이계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의원도 지난해 12월 13일 비공개로 진행된 서울지역 조직위원장 선정을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회의에 무단난입, 당 사무처 노조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전당대회시기를 놓고도 친이계가 트집을 잡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이날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시기를 놓고 의원총회를 열어 격론을 벌였지만, 친이계의 반발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 지도부가 6월 지방선거 이전에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은 일정상 불가능한 만큼, 지방선거 이후 7~8월에 전대를 치르자는 의견을 제시한 했으나 친이계가 ‘펄쩍’ 뛰며 반대하고 나섰다.
먼저 홍문종 사무총장이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의견이 다수"라며 "지방선거 전 전당대회를 치를 경우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조기전대 불가론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지방선거와 당내 선거가 시기상 겹쳐 당력과 국민의 관심이 분산돼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당내 선거과정에서 언론 등을 통해 갈등 양상이 부각될 경우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쯤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하는데, 기왕이면 7월 30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난 이후인 8월 전대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실 그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다수의 의원들이 지방선거 이후 전대에 동의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친이계 의원들은 한사코 안 된다며 난리법석이다.
김성태 의원은 "전당대회 연기가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일부 당 지도부 본인의 정치적 진로와 정치적 활동 기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이계 김용태 의원도 6월 지방선거 이전 전당대회 실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우 의원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라도 원칙대로 5월 이전에 전대를 열어 책임 있는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이든 야당이든 당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유권자들에게 보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은 표를 깎아 먹는 해당행위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전당대회를 실시할 경우 당내 갈등이 외부로 드러날 것은 불 보듯 빤하지 않은가.
물론 그로인해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이런 정치 상식을 친이계가 모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일까?
의도적인 것이라면, 대체 그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혹시 과거 이명박정부 당시 ‘권력의 맛’을 보았던 그들이 그 향수를 못 잊어 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실제 정치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친이계 쿠데타’가 한 번 쯤은 발생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즉 이미 권력에 맛 들여진 그들이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기 위해 원내대표 경선과 당 대표 경선에서 ‘똘똘’ 뭉쳐 당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란 뜻이다.
그런 쿠데타가 과연 성공할지, 설사 성공하더라도 ‘박근혜’의 이미지를 대신하게 될 ‘MB’의 이미지가 새누리당에 도움이 될지, 특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후보들의 득표에 될지는 의문이다.
새누리당이 ‘도로 MB당’이 된다면, 그 정당의 지지율이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하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