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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민주당은 당장 뼈를 깎는 자기개혁을 이룩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박근혜정부가 새로 출범한지 1년이 되어 가는 지금 다수 국민은 갈수록 고달픈 삶을 이어가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1000조, 비정규직 860만, OECD 국가 중 노인빈곤률 1위, 사교육비 1위, 근로시간 1위, 자살률 1위와 같은 지표들이 국민들 삶의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각 정치세력은 누가 누가 못하나 경쟁하고 있는 듯합니다. 박근혜정부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을 뒤집고 낡은 공안통치에 골몰하며 불통정부임을 오히려 자랑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반성과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무기력 상태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안철수 세력은 국민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새정치”의 내용은 아직도 오리무중이어서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6월 지방선거를 맞게 될 가능성이 커서 야권이 궤멸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민주당의 책임이 큽니다.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퇴임 이후 지난 11년 동안 거의 모든 선거에서 패배를 거듭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반성과 혁신을 이뤄내지 못했으며 뚜렷한 국가비전도 변변한 정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당의 정체성은 희미해지고 계파정치와 기득권은 굳어져 왔습니다.
특히 민주당은 호남에서 긴 세월 동안 압도적인 성원을 받았음에도 개혁정치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의 존립조차 어려울 만큼 타격을 입을지 모릅니다.
민주당은 당장 뼈를 깎는 자기개혁을 이룩해야 합니다. 박근혜정권의 실정을 강력히 견제해야 하지만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국민의 삶에 안정과 희망을 줄 선명한 국가비전과 내실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포용성장, 양극화 해소, 냉전종식, 복지국가 건설 등 국가적 과제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낡은 기득권을 청산할 수 있는 당 시스템을 도입해야 합니다. 특히 지방선거에 나갈 후보 공천에서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과정을 통해 깨끗하고 유능한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조직과 돈을 무기로 한 대규모 대중 동원 식 경선이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호남에서부터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민주당의 개혁은 지도부와 국회의원들, 특히 호남 의원들의 비상한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민주당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자기개혁의 기회를 꼭 살리기를 촉구합니다.
<천정배:전 법무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