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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20년, 이석기 의원에 대한 검찰 구형이다. 공권력에 의한 이러한 만행의 본질은 박근혜 정권의 부정선거 물타기에 있다. 범죄를 통해 권력을 찬탈한 파렴치범들이 갖는 야만성으로, 스스로가 정당치 못하다는 자기 고백이기도 하다.
그것도 현역 국회의원에 대해 내란음모라는 무시무시한 혐의를 덧씌워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고자 하는 간악한 의도가 눈물겹다. 아울러 야권으로서는 유일하게 올곧은 소리를 내고 있는 진보당 죽이기와도 맞닿아 있다.
그런데 이제 누가 나서 민주주의를 말하랴? 누가 통일을 논하고 평화를 위해 헌신하랴? 누가 약자의 호곡소리에 귀 기울이며, 공의를 세우는 일에 삶의 전부를 걸 수 있으랴? 정의가 무력하게 짓밟히고, 진실이 처참하게 찢겨 나갔다.
여기서 우리를 비통하게 하는 것은 또 있다. 민주당, 안철수 신당, 정의당 등의 암묵적 동의와 그들의 방관적 작태다. 비루한 언어가 일상이 되기를 강요 받고 있다. 그럴진데 누구 있어 양심의 메신저가 되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으랴?
김한길, 안철수, 문재인, 심상정, 유시민 공히 박근혜 권력과 공범 관계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오늘 그들의 처신은 시대와 역사로부터 결코 용서될 수 없는 것이다. 그 때 자신들은 직접 피를 묻히지 않았으니 죄가 없다라고 강변할 셈인가? 추악한 작당에 대해 엄히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