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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인사들은 대체적으로 새정치추진위원회와의 ‘선거연대’가 당연하다는 입장인 반면, 새정추 인사들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민주당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새정치신당’이 사실상 민주당과 다를 바 없는 사실상 ‘쌍둥이정당’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실제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5일 한 방송에 출연, 안철수 신당에 대해 “안철수라는 이름 말고 민주당과 무슨 내용적 차별성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같은 지향과 같은 정책을 가지고 세력만 달리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고희범 제주도당 위원장도 “안철수 신당의 정책목표가 민주당 핵심정책인 경제민주화·보편적 복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문재인 의원의 측근인 윤호중 의원은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의 정책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최근 안 의원 행보를 보면 미래보다는 지금의 정치세력화에 급급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즉 민주당에는 안철수가 없고, 신당에는 안철수가 있다는 점만 다를 뿐, 양당은 정책이나 지향하는 바가 동일한 ‘쌍둥이정당’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양당이 선거 연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권 단합하라는 것이 설 민심의 뜻”이라고 말했고, 노웅래 사무총장도 “새 정치 경쟁이 새누리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경우가 된다면 마지막에 화학적 연대를 할 수 있다”고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심지어 같은 당 김영환 의원은 “4~5월이 되면 야권연대는 선택이 아니라 조건이고 운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 측은 민주당과 신당은 태생부터 ‘다른 배’에서 출발했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실제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은 “우리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라는 국민 명령에 따라 나온 세력이라 민주당과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사실상 민주당을 ‘청산해야할 낡은 정치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태생부터 다른 민주당과는 선거연대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와 관련, 새정치추진위원회 김성식 공동위원장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 "국민은 정치공학적 선거연대를 싫어한다"며 기존의 연대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태섭 새정추 대변인도 “(지방선거에서) 어느 편이 유리하냐 불리하냐 그 문제만 가지고 연대문제가 나온다”면서 “그런 연대는 저희에게 주어진 임무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 쪽은 ‘쌍둥이 정당’라고 주장하고, 또 다른 한 쪽은 ‘배다른 정당’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민주당과 신당은 민주당 인사들의 주장처럼 정말 ‘쌍둥이 정당’일까?
아니면 새정추 인사들의 말처럼 양당은 태생부터가 전혀 다른 ‘배다른 정당’일까?
민주당과 신당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닮아 마치 쌍둥이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닮은꼴이라고는 없는 전혀 없는 것 같기도 해서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사람이라면 유전자 검식을 통해 쉽게 규명할 수 있겠지만, 이건 대체 어떻게 규명해야 할까?
매우 어려운 문제 같지만 사실은 아주 간단하다.
만일 양당이 6.4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를 한다면 그것은 사실상 민주당과 새정치신당이 ‘같은 지향과 같은 정책을 가지고 세력만 달리 있는 쌍둥이정당’임을 사실상 시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반대로 선거연대를 하지 않는다면 양당은 ‘태생부터 완전히 다른 정당’임을 공식화는 셈이 될 것이다.
한마디로 6.4 지방선거에서의 ‘선거연대’ 성사여부가 양당이 ‘쌍둥이정당’이냐, 아니면 ‘배다른 정당’이냐를 규정짓는 잣대가 될 것이란 뜻이다.
양당의 유전자 감식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즉 선거연대 여부가 어떻게 판가름 날지 지켜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