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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사이의 설날 소원은 무었이었을까? 건강? 재운? 관운? 자녀? 취업? 결혼? 승진? 출산? 사업? 연애? 선거? 등을 비롯해 숱한 형태의 간절한 바람이 있었으리라 여긴다.
그러나 그것은 대체로 지극히 표피적이고 또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 설혹 원하는 바를 이룬다고 할지라도, 극히 일부의 성취에 머물고 만다. 근원적인 문제가 치유되지 않고서는 대중은 늘 고통에 처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우리로부터 가난을 강요하고 또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가? 자유는 무참히 버림 받고, 공의는 지속해서 짖찢기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정녕 개인의 나태와 안이함 때문이란 말인가?
직장인 월 평균 소득이 200만 원을 다소 상회한다. 도시 가구 3~4인 가족이 한 달 생계를 꾸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의식주, 각종 공공요금, 통신 및 교통비, 교육비와 병원비 등을 조달하기에도 턱없이 벅차다. 자영업자가 처한 현실은 더욱 비참하다.
생활고에 쫒기다 못해 결국 대출을 받는다. 이자 감당까지 해야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그렇게 쌓인 가계부채가 천문학적이다. 자칫 우리 사회 전체의 시한폭탄으로 작동될 개연성마저 안고 있다. 문화 활동을 영위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호사스런 사치에 불과하다.
뼈가 빠지도록 일을 해도 도무지 가난으로부터 헤어날 수 없는 악순환 구조다. 정치, 재벌, 언론권력의 윤간에 의해 고착화된 참혹한 결과다. 다수 국민을 항구적인 노예로 삼겠다는 사악한 속셈이다. 바로 그러한 세력을 때려 잡아야 나라가 바로 서고 또 인간의 삶이 보다 인간답게 구현된다.
설날을 지나면서 우리 안에 더욱 강렬해지는 소망을 심을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채워진 국고 100조 원 가량을 해괴하게 증발시킨 이명박에 대한 수사가 우선 그렇다. 관권 부정선거까지 포함한 사법적 단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거기 간악하게 연결된 온갖 죄악상이 담겨 있다. 그러한 사슬로부터 인간 해방을 선포해야 한다. 이미 깊게 문드러진 정치권에 의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이는 여야를 막론한다. 오직 대중의 각성과 조직된 저항에 의해서만 구원에 이를 수 있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