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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23일, 사무실에서 회식이 있던 날이라 직원들과 석식을 함께한후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귀가하던 중이였다. 때마침 라디오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오후 9시가 임박한 시각이라 얼마 지나지않아 공중파 9시뉴스가 시작되었다.그런데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안철수 후보가 사퇴했다는 것이다.망치로 강하게 머리를 얻어 맞은듯한 그런 느낌이였다.
화면을 볼 수 없는지라 급히 호주머니속의 스마트폰을 꺼내서 뉴스 앱을 켰다. 야속하게도 평소 문제없던 것이 그날따라 심한 버퍼링 때문에 시청이 불가했다.필자는 많은 분노와 더불어 엄습해오는 걱정을 감출 길이 없었다.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의 대인배 코스프레를 통한 언론플레이, 외부 재야단체로부터의 압박, 친민주당 여론조사기관, 친노의 자임하는 뉴스매체들, 거대한 조직력을 바탕으로한 온오프 전방위 융단폭격과 특히 SNS상의 일베와 국정원을 능가하는 극렬하고도 광적인 맹목적 민주당 지지자들의 저 세상에서 빌려온듯한 욕설과 유언비어 살포등의 패악질로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있던 상태였다.
안철수-문재인 단일화 TV토론 후 50대 남성이 ‘단일화를 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한 일이 발생하였는데 그 사건도 후보사퇴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도 한다.
필자가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이제 정치쇄신도 물 건너가고, 정권교체도 물 건너갔다라는 생각이였다. 그동안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던 정치쇄신에 대한 의지로 봐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뼈를 깍는 내부개혁을 통해 국민들이 공감할만한 정치쇄신을 해내리라는 가능성은 지극히 낮게 보았기 때문이고,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는 경쟁력 떨어지고도 시대착오적인 민주당의 프레임 선거로는 정권교체의 길은 요원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중도층이나 보수층의 표심을 사로잡지 못하고서는 다음에 누가 나오더라도 지금의 구조로는 정권교체라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고 본다.정권교체의 가치보다 더 높은 것은 정치쇄신인데 정치쇄신을 전제로하지 않는 정권교체는 공허하며, 단순히 대통령의 교체와 권력의 이동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
현존하는 기득권 세력들이 스스로 내려놓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여겨지며, 그렇기 때문에 건전하고도 상식적인 국민들이 공감하고 동의하는 새로운 세력의 등장에 의한 새로운 정치지형 형성이 필요하며 나아가 정치쇄신과 정권교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으면 하는 바램인 것이다.
대선패배후 민주당이 ‘대선패배 사죄 삼배’니, ‘회초리민생투어’니 진심에도 없는 코스프레를 이어가다가 이후 분위기가 반전되어 NLL, 국정원件으로 1년을 허비했다. 대선패배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도없이 뼈를 깍겠다는 말로 국민들에게 다가서려 했으나 공염불에 그쳤고 민생이나 국민경제는 뒷전인체 여야는 ‘정쟁’으로 허송세월을 보냈다.
민주당은 왜 국민들의 마음으로부터 멀어졌느냐부터 고민하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당내 건전한 목소리들마져 당과 조율되지 않은 친노수장에 의해 사당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마져 심각하게 해볼 정도로 민주당 내부는 결코 민주적이지 않게 느껴진다.또한 민주당은 스스로가 해법을 찾아 나가야할 소임을 망각한채 오로지 ‘안철수 죽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다수 국민들에게 공감을 주지 못했던 그들만의 대선 ‘비망록’과 전 대선후보의 섣부른 19대 대선 재출마선언과도 같은 서적출간에 이어 최근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제목조차 아리송한 ‘OOO의 위대한 시작’이라는 책의 출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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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안철수 전 대선후보는 18대 대선투표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그 후 82일만에 귀국하면서 공항에서 "국민의 눈물을 닦아 드리고 한숨을 덜어 드리는 게 제가 빚을 갚는 일이다. 그 길을 위해 한발씩 차근차근 나아가며 다시 시작하겠다. 새로운 정치, 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 어떤 가시밭길도 가겠다. 현실과 부딪치며 텃밭을 일궈가겠다.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는 그 시작"이라고 선언하면서 제2막이 시작되었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미국생활을 하면서 언론접촉이 없었고 미국에서 휴식과 많은 성찰, 학습과 구상을 통해 정치개혁의 밑그림을 구상 중이라는 정도만 측근에 의해 언론에 보도되었고 귀국이 임박할 즈음에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하루일과중 아주 잠깐동안 맞팔해주는 것이 감지되면서 살아있음(?)을 알렸을 뿐이다.
작년 9월12일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있었던 금태섭 변호사의 ‘안철수의 새 정치, 부산에도 꽃피는가’라는 강의도중에 금태섭이 미국에 안철수를 만나러 갔을 때 <호텔에 보통 차를 입구까지 끌고 와서 픽업을 하는데 안철수는 주차장에 주차를 해놓고 아장아장 걸어서 금변을 픽업하러 왔다는것>을 에피소드로 잠시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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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작년 3월부터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보궐선거에 입후보해서 선거를 치를 때 까지 틈나는데로 노원병 지역을 찾아가 그를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실제로 만나본 안철수는 눈빛이 따뜻하고 눈썰미가 좋았다. 하루에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닐텐데 필자와의 두 번째 만남 때도 지난 번에 만났던 장소까지 기억해주기도 했다(필자는 그런 경험을 가진 지지자들이 꽤 있는걸로 알고 있다).
건성으로 인사하거나 건성으로 듣고 지나치지 않는 스타일은 기업가뿐 아니라 정치인으로서도 좋은 덕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대중들은 더 이상 권위적인 정치인을 선호하지 않는다. 민주화가 시대정신이였던 때는 지나갔고 안철수가 ‘정보화’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걸맞는 이미지의 인물임에 틀림이 없고 보궐선거때 유권자들과 하나 하나 눈빛을 맞추고자한 점이나 현장을 다니면서 유권자들이 건네주는 김밥이나 부침개등을 사양하지 않고 너무 맛있게 먹는 모습도 인상적이였다.
물론 안철수 본인이 전혀 의도하거나 계산하지 않는 귀족적이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이기도 하고 예측불허의 안철수식 ‘썰렁 개그’도 그리 부담없이 대중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진심’과 ‘코스프레’는 <하늘과 땅>의 차이이며 쉽게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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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이 드디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하자 하루가 멀다하고 민주당이나 새누리당과 같은 기성정당들과 친노, 보수 매체등이 집중 포화를 날리고 있다.안철수 대선후보의 사퇴이후 안철수의 새 정치를 계승하겠다고 떠들어 대던 민주당도 한동안 ‘새 정치’가 뭐냐고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다가 최근 안철수측에서 많은 내부연구와 토론을 통해 새 정치의 개념을 점점 구체화시켜나가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당혹스러운 빛이 역력하다.그래서 신당의 예상 후보자에 대한 견제와 회유, 폄하가 이어지고 있으며 줄기차게 안철수측에게 연대를 요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노원병 선거에서 안철수는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예상보다 훨씬 높은 60%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되었다.나는 그러한 과거의 사실이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층이 평소에 표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향의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안철수 본인이 보궐선거에 직접 뛰어들어 ‘네가티브 없는 선거, 돈 쓰지 않는 선거, 프레임 없는 선거, 실천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하지 않는 선거,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발로 뛰는 낮은 선거’를 몸소 보여주었고 그것으로 인해 이미 새 정치의 가능성과 유권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유권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살아있는 경험을 체득한 것은 큰 자산이 아닐 수 없다.
다가오는 지방선거가 결코 장밋빛일 수는 없으나, 개인적으로는 안철수 새 정치 신당이 광역단체장 최대 4석정도는 석권이 가능하다고 본다.기본적으로 안철수 의원이 말한 “한 석만 얻어도 기적”이라는 말의 의미에 동의하고 있지만 6.4지방선거에서 몇 석을 차지하느냐는 많은 의미에서의 차이가 있다.
1석만 건져도 선전한 것이고, 2석을 건진다면 안철수의 승리라고 봐도 무방하며 3석을 건진다면 정치지형변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4석을 건진다면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물론 이러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전제조건들이 있다. 그 동안 직간접적으로 보도된 경쟁력 있는 후보군들이 무사히 새 정치 신당에 영입이 되는 경우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지역에 대한 새 정치 비젼이 제시가 되어야 할 것이고, 후보자들의 노원병 보궐선거를 벤치마킹한 낮은 자세와 발로 뛰는 활동이 뒷받침되어야하고, 야권의 불모지인 영남권에도 많은 의미를 두고 선거를 치러서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하는 인상을 남겨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당연히 17군데 광역단체장 전부 후보를 내야하고 끝까지 완주해야만 한다.한 번의 양보는 아름답고, 두 번의 양보는 약속에 의한 아픈 사퇴였으나 세 번의 양보는 새 정치의 의미가 퇴색되고 나약한 이미지만 남기게 될 것이다.
강원도나 대구.경북지역과 같이 야권과 안철수 지지세의 사각지대에 있는 음영지역조차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서 의미있는 교두보를 구축하여야 한다.
지방선거가 모든 것을 의미하거나 끝이 아니기에 앞으로도 가야할 길이 멀고, 사회전반 구석 구석 뜯어 고쳐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고 특히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등을 돌려버린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나아가 희망을 주는 과정까지는 그야말로 가시밭길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신당 창당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2월말 하려던 창준위 발족을 2월 중순으로 앞당기겠다고 파격적 선언을 하기도 하였다.
2월 17일 발기인 대회를 열고, 3월에 창당을 하겠다는 것인데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실무진들은 설 당일만 쉰 채 발기인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한다.
창준위 실무 준비단장을 맡은 김성식 공동위원장의 말에 의하면 “전문가와 평범한 시민, 신당에 기여할 수 있는 참신한 분들, 부분부분 영입하던 분들, 기왕에 새정추에서 노력하고 애썼던 분들을 발기인으로 모실 것”이라고 한다.
안철수 개인에 대한 지지자들 뿐 아니라 정치가 바뀌어야하는데 공감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에 기대를 아끼지 않는 많은 분들에게 실망시키지 않을 많은 준비된 것들로 선거에 임하라.
그리고 끝까지 완주하라.
그것만이 민심의 강에서 떠내려가지 않고 우생마사(牛生馬死)하는 길이다.
이제 국민들은 정치인 안철수를 통해 더 이상 양보의 미덕을 보고싶어함이 아닌 정치입문전에 이룩했던 가장 안철수다운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돌아갈 다리는 불태워졌다.
<이지혁: 기자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