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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이남종 열사님의 분신 소식을 접했을 때 무엇보다 나의 입에서 먼저 나온 탄성이 ‘왜 죽어? 당신같은 사람들, 이 어두운 세상에 할 일이 수두룩 쌓였고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사악한 악마들을 척결해야 하는데 왜 죽어’ 라며 외쳤던 나의 자신을 보면서 내 자신 아직 덜 된 인간임을 느낀다.
그렇다.
내가 외친 그 말속에 불순물이 섞인 외침이 있었다는 것을 느낀다. 그 외침 속엔 더 살아야 한다는 욕망과 함께 혼자 죽는 것이 얼마나 억울하냐 라는 상대적인 분노도 있었던 것이다.
일제의 억압속에서 자신의 모든 부귀와 영화를 초개같이 버리고 오직 민족의 해방과 인간이 주인되는 세상을 위해 분투하다 자신만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니라 남은 식구들까지 반세기 넘도록 처절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5.18광주항쟁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불의에 굴하지 아니하고 그 꽃다운 젊은 나이에 죽임을 당해야만 했던 기막힌 세월, 더욱이 그 희생의 댓가가 ‘홍어좆’, 광주항쟁때 잃은 자식의 관앞에서 오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택배’, 등등 이라고 비하하는 사악한 괴물의 세상을 보면서 혁명가 열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과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였었든가라는 혼란과 갈등이 있었다.
한국이 명박근혜 무리들의 매국노가 판치는 세상이 되고,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로 치부한 야바위꾼들은 경제대국 10위권안에 들어있어 떵떵거리며 사는가 하면, 반면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혁명가의 후손들이나 그 5.18항쟁으로 피로 물들은 호남은 지금도 경제적으로 가장 어렵다는 통계를 접하고 희생의 가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봤다.
그러기에 광주 사람들이 얼마나 억울할까를 생각하던 차에 이남종 열사님의 광주라는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왜 죽어라는 울부짖음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자본주의에 길들여진 우리는 알게 모르게 경제적 동물이 되어버렸다. 정의 평화 동족간의 화해 사랑 우리 다함께 라는 것 보다 오직 돈 직위 명예만 쫒아가는 이기심으로 우리의 영혼 마저 서서히 썪어가고 얼음장처럼 차가와 지고 있다.
서서히 침식되어 망가져 가는 우리의 영혼과 감성을 일깨우고 우리속에 꺼져가는 정의의 등불을 다시 살리고자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신 이남종 열사님께 우리 모두는 빚진자들인 것이다.
결국 우리는 그를 죽인 죄인들이다. 부정선거 불법선거로 대통을 훔친 매국노들을 1년이나 해쳐먹게 놔둔 범죄자들 ㅡ그 것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