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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북아 각축시대에 조화調和 외교가 절실하다.”는 내용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난 몇 달 간 일본의 적극적 평화주의와 집단 자위권 추진, 이에 대응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으로 동북아 정세는 요동쳤습니다. 이른바 “동북아 각축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동북아 세력재편기를 틈 타, 일본은 세계로부터 집단적 자위권을 승인받았습니다. 미국은 중국 통제 비용을 일본에 떠넘겼습니다. 러시아는 일본의 집단 자위권을 묵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과의 관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중국은 댜오위다오와 이어도를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켜 핵심이익 사수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4대 강국이 모두 실리를 챙긴 것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아무런 외교적 실리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우리 외교의 참담한 실패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이런 무능한 외교에 국민들은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냉전 이후 한반도 최대의 안보 소용돌이”에 해당하는 시기입니다. 많은 지식인들은 지금의 상황을 舊韓末과 닮았다고 주장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냉철한 판단과 내실 있는 외교력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조화調和 외교”를 시작해야 합니다. “조화 외교”는 동북아와 한반도에서 新냉전을 종식시키고, “4대강국 선린 균형외교”를 추진하는 것입니다.
첫째,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명박 정권부터 경색되기 시작한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긴장의 기운’을 ‘평화의 기운’으로 환기시켜야 합니다. 남북관계의 주도적 개선이야 말로, 동북아에서의 우리 협상력을 높이고 외교안보적 이익을 반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길입니다.
둘째, “4대강국 선린 균형 외교”를 강력 추진해야 합니다. 더 이상 냉전적 사고에 젖은 “일도양단식 美中 양자택일론”으로는 우리의 미래를 개척하기 어렵습니다. 6자회담과 남북회담을 긴밀하게 병행 추진해 한반도에 데탕트를 조성하고, 이를 발판으로 미국과 동북아 국가가 참여하는 “갈등 관리기구”의 창설이 필요합니다. 이 기구에서 동북아의 안보현안을 다루고, 장기적으로는 (NATO와 같은) 다자안보체제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현재 격화되고 있는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에 우리가 기여해야 합니다. 한국은 주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세계 경제 10위권의 중견국가이고, 천혜의 지정학적 조건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조화외교가 절실한 때입니다.
<천정배:전 법무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