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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월간지 '신동아'에 MBC 좌빨 척결의 공로를 자랑스럽게 인터뷰했던 김우룡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결국은 자신의 가벼운 세치 혀로 인해 사퇴에 몰리게 되었다.
구시화문(口是禍門)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 송나라 '태평어람'에서 나오는 말로서 "병은 입으로 들어가고 화는 입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군자란 항상 입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는 뜻이다. 결국 ‘입은 화의 근원’이라는 말로서 가벼운 발언을 경계하는 의미에서 나온 글이다. 김 이사장의 경우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며 대학에서 언론학을 가르쳤던 김우룡 이사장이 언론을 향해 가볍게 던졌던 발언과 그 파문은 그의 학문과 연관되는 점에서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이렇듯이 김 이사장의 설화는 MBC 안팎에 큰 파문을 일으키게 되었고 결국 양측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당장 MBC노조와 야당 그리고 언론관련 시민단체는 김우룡 전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였고 나아가 김재철 MBC 사장까지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서 청와대는 물론 MBC방문진 내부에서조차 김우룡 이사장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표명하며 김 이사장의 사퇴를 압박하였다. 누군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사건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김 이사장은 19일 오후에 전격적인 사의를 표명했다.
김우룡 이사장은 19일 오후 소집된 MBC방문진 임시이사회에서 자신을 제외한 참석 이사 전원이 사퇴를 결의하자, 처음에 사퇴 거부의사를 표명했으나 결국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아울러 이사직까지 사퇴하면서 '일신상의 이유'로 이사장직을 사퇴한다는 뜻을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과연 김우룡 전 이사장의 사퇴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실제로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까지 퇴진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대해 김재철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방문진이라는 중요한 기관의 수장이 전혀 근거 없는 내용으로 MBC가 권력에 굴종하는 것처럼 발언했다는 것은 수장으로서의 자격 미달이라 본다"며 "김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죽은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김재철 사장은 김 이사장의 인터뷰 기사를 실은 신동아 기자도 처음에는 고소할 것이라고 했는데 실행될 지 여부가 궁금하다. 왜냐하면 김 사장이 실제로 언론사 기자에 대한 고소 고발이 실시될 경우, 진실 규명 파문이 오히려 확대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따라서 김 이사장의 신속한 사퇴로 문제 봉합에 혈안이 된 청와대 및 방송 배후 권력 세력을 더욱 난감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우룡 전 이사장에 대한 고소 역시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할 수 있다.
만약 고소에 따른 민형사 재판이 실시된다면 김우룡 이사장 입장에서는 김재철 사장의 고소에 적극 대항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경우, 김 이사장의 설화에서 알 수 있듯이 신중하지 못함을 보여준 김 이사장의 가벼운 처사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결국 김재철 사장이 '큰 집'에 다녀 왔음을 실제로 입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김재철 사장의 김 이사장 고소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정치적 '쑈'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이사장의 사퇴로 파문이 일단락됐다고 생각할 지 모르나 6.2 지방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한나라당과 정부는 매우 곤혹스러운 처지로 몰리게 되었다.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계속 돌출되고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가뜩이나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사업으로 민심이 흉흉한 상태에 무상급식 문제와 한명숙 전 총리의 정치검찰에 의한 재판으로 여론은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법부와의 마찰에 이어 방송 권력의 배후설이 실제 방문진 이사장의 자백으로 언론에서 밝혀지자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전전긍긍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지방선거의 결과를 예측하면서 매우 침통한 분위기라 할 수 있다. 반면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청문회는 물론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하는 등 김우룡 설화 사건은 간단하게 일단락 지어질 문제는 아니라 하겠다.
결국 MBC 설화사건은 MB씨 정부의 신뢰성에 큰 흠집을 내는 경우로 자칫하면 지방선거 참패와 조기 레임덕으로 확산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