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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를 아는가? 환단고기가 꼭 화제의 책이라서 묻는 말은 아니다. 그동안 주류 역사학계에서 인정을 못 받았기 때문이어서도 아니다. 그러나 ‘환단고기’는 이제 오랜 부침과 질곡의 역사를 끝내고 태산과 같은 존재감을 가지고 우리 앞에 자신을 알렸다.
<환단고기>가 시중에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잘 해야 80년 대 후반, 하지만 어떤 이들은 <환단고기>를 알게 된 날부터 환단고기의 전도사가 되고자 했고, 환단고기를 연구하는 작은 모임을 꾸리면서 음으로 양으로 번역을 시도한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환단고기>는 여전히 물밑에서 숨을 죽이며 오랜 동안 정.중.동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허나 이제 때가 됐나 보다. 세상 밖으로 나와야만 하는 절대 절명의 시기가 닥쳤나 보다. <환단고기>는 그 질기고도 악독한 방해의 권세를 이겨내고서 이제야 찬란한 위용을 드러냈으니 말이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안경전(安耕田)이라는 뛰어난 완역자가 있기에 가능했다. 안경전 선생은 대한민국을 둘러싼 강국들이 드러내는 패권적 역사왜곡을 보면서 잃어버린 우리역사의 광복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집념을 불태웠고, 국내외 문헌 연구와 함께 30여 년 동안 역사의 현장을 찾아 고증을 병행하며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는 남의 나라 역사를 훔쳐서라도 자국의 팽창사업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중국과 일본의 본색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발로였고, 환단고기의 올바른 해석만이 한국인의 골수에 까지 파고 든 중화 패권주의 사관과 일제 식민주의 사관의 해독을 치유하여 한국사의 국통(國統) 맥을 바로 세울 수 있다는 일념으로 전진한 결과였다. 참고로 안경전 선생은 저술가이자 ‘증산도(甑山道)의 최고 지도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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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환단고기 역주자인 안경전 선생은 <환단고기>의 완역본 출간을 계기로 전국의 유명도시와 해외를 누비면서 북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오늘 (2013년 12. 24일 낮 2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15차 환단고기 북 콘서트가 열렸다. 그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을 찾기 전에 환단고기에 대해 좀 더 알아본다.
환단고기는 어떤 책인가. ‘환단고기’는 한마디로 우리민족의 시원과 국통맥을 밝혀주는 소중한 역사서이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전 인 1911년에 운초 계연수 선생이 엮은 책이다. 물론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찾아낸 역사서의 원본이 있기에 가능했고, 그의 훌륭한 스승이자 독립운동가인 해학 이기 선생의 감수를 받아 묘향산 단굴암에서 편찬해낸 상고사다. <환단고기>의 큰 틀은 ‘삼성기’ 상하권과 ‘단군세기’와 ‘북부여기’ 그리고 ‘태백일사’ 등 5권이 근간을 이룬다.
이중 삼성기 상은 신라의 십성(十聖) 가운데 한 사람인 ‘안함로’가 삼성기 하는 세조실록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저자가 원동중으로 나타나 있다. 또 ‘단군세기’는 행촌 이암이 북부여기를 쓴 범장은 여말 충신으로서 정몽주의 제자로 알려진 인물이고 ‘태백일사’는 조선초기의 문신인 이맥이 쓴 책이다.
환단고기의 내용을 살펴보면, <삼성기 상>에는 한민족의 국통 맥을 바로 세우고 한문화의 원형이 환(桓)임을 밝혀있다. 특히 <삼성기 하>는 환국의 12나라 이름이 기술돼 있고, 역대 18대 환웅천왕들의 이름과 재위 연도까지 상세히 나와 있다. 또한 환국시대 이전의 현 인류의 시조인 나반과 아반에 대한 기록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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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이암이 지은 <단군세기>는 47대 고열가단군까지 2096년 동안 지속된 역대 단군의 이름과 재위연도, 업적, 사건들을 연대기 형식으로 전하고 있다. 범장의 <북부여기>에는 고조선을 계승한 나라가 해모수의 북부여임을 밝혀 고조선과 고구려 사이에 북부여가 연결고리임을 알게 해줬다. 조선조 이맥이 쓴 <태백일사>는 삼신오제(三神五帝) 사상과 환국-배달-고조선의 7천년 역사를 보다 세밀하게 그리고 있는 점이다. 한민족 시원문화의 3대 경전인 ‘천부경’ ‘삼일신고’ ‘참전계경’이 실려 있고, 대진국과 고려의 역사를 주체적인 시각에서 기록한 보배로운 책이다.
<환단고기>의 특징과 가치를 다시 한 번 종합해 보면 환단고기는 인류 창세문명과 한민족 시원 역사의 진실을 밝혀주는 유일한 사서이다. 한민족사의 ‘국통(國統)’ 맥을 바로 알고, 상고시대 인류와 동북아 역사의 전체 과정을 짚어볼 수 있는가 하면 한민족의 고유 신앙이자 인류의 시원 종교이며 원형문화인 신교의 가르침도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다. 더해서 한민족의 우주사상과 역사정신과 책력, 수학, 천문, 국가 경영제도를 알 수 있고 중국과 일본은 물론 북방민족과 서양문명의 근원까지도 총체적으로 바로 잡을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가능하게 한다.
이와 같이 환단고기에 담겨있는 증언을 통하여 우리 국민들이 역사를 좀 더 바로알고, 환단고기의 진실에 접근한다면 새로운 문명의 지평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맞을 것이다. 즉 인류의 과거 역사가 바로 잡힐 때 인류의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 환단고기 역주자는 이 같은 점을 역설하면서 환단고기를 부정하려는 강단사학자들의 무책임한 사례들을 지적했다. 일제 식민사관에서 한 치도 벗어날 줄 모르는 주류사학자들의 소아적이고도 무소신적인 곡필에 대해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일갈할 때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700여 명의 청중들은 때로는 아쉬움의 한숨과 자탄을 쏟아내면서도, 우리 역사를 광복하자고 역설하는 장면에서는 공감의 함성과 뜨거운 박수갈채를 아낌없이 퍼부어줬다.
<환단고기> 완역에 일로매진하며 30년을 쉬지 않고 대한민국의 역사광복의 선두에 서서 달려온 역주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이 같은 노력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국민 모두가 한국인의 9천년 시원역사의 국통 맥을 똑바로 알고, 주변 강대국들이 벌이는 역사전쟁의 농간에 휘둘리지 않는 개념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역사 광복 반드시 필요하다.
박정례 / 기자 / 르포작가 /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