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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진들이 보고하지 않는 철도파업 원인과 해법
박근혜씨가 23일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을 지키고 모든 문제를 국민 중심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핵심은 국민 혈세로 메우고 있는 코레일 적자를 줄이기 위한 경영 합리화를 노조가 막고 있는 것, 기득권 노조에 굴복할 수 없으며, 코레일에 대한 개혁작업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두 말에 압수, 수색 영장도 없이 민주노총을 불법난입한 경찰 폭력의 핵심원인이 들어 있다.
먼저 ‘원칙을 지키고’란 말부터 살펴보자. ‘원칙’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 보았더니 ‘어떤 행동이나 이론 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이라고 나와 있다. 박근혜씨에게 맞게 풀어 써 보면 ‘대통령 후보였을 때와 대통령이 되었을 때의 행동이나 국정철학 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할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첨부한 표에서 보는 것처럼 박근혜씨는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에게 약속한 내용을 대통령이 된 후에 전혀 지키고 있지 않다.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공약들도 원래 공약에서 대폭 후퇴해 수정되어 진행 중이다. 이래 가지고서는 공약을 온전히 지키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박근혜씨는 자기를 가리켜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고 늘 광고해왔다.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대통령이 되었을 경우 지켜야 하는 것은 원칙이다. 이 원칙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는 그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사과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에게 사기를 쳐서 대통령이 되었다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따라서 <후보 때 다르고, 대통령일 때 다른> 박근혜씨는 대국민 공약에서 일관된 행동을 보여 주지 못했음으로 원칙을 지키지 못한 정치인이며, 그 결과 국민이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다.
‘모든 문제를 국민 중심으로’란 표현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 국민 모두는 노동자이다. 가사 노동을 하고 있는 주부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학생들마저 노동자가 되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으니 잠재적 노동자들이다. 박근혜씨는 노동자들은 국민이 아니라는 모순된 말을 하고 있다. 육체 노동자만을 노동자로 생각하는 국민도 꽤 있는데, 정치인, 법조인, 의료인, 학계, 교육계, 연구직 등등의 정신적 노동자 모두도 노동자이다. 물론 농어민 축산인들도 모두 노동자들이다. 노동자 아닌 국민은 아이들이나, 노동이 불가능한 장애우들, 노동 능력을 상실한 노인들 빼고는 없다!
사실이 그러함에도 박근혜씨는 국민과 노동자를 분리해 가지고, 노조원들을 극복해야 할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바로 이런 잘못된 인식 때문에, 8명의 해고 노조원을 쫓아내지 않는다는 트집을 잡아 전국 교직원 노조(전교조)를 불법단체로 규정하는가 하면, 전국 통합공무원 노조(전공노)를 불법단체로 규정한 엠비정권의 결정을 이어받아 탄압을 계속하고, 전국 민주노동조합 총연맹(민주노총)에 압수, 수색영장도 없이 난입해 유리창을 부수고, 철제 칸막이를 뜯어내며, 출입문을 박살내는 만행을 지시했을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지만 재임 동안에는 국민을 통솔할 권력이 주어진다. 말 그대로 국민을 대신하는 최고권력을 위임받게 되는 것이다. 국민이 스스로 개목걸이를 차고, 그 목걸이를 쥐어 준 사람이 바로 대통령인 것이다. 그 대통령의 명이 내렸으니 경찰들이 그토록 폭도들처럼 행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권력을 위임 받았다고 해서 법을 무시하면서 까지 국민을 개처럼 다루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법의 태두리 안에서, 그것도 국민 통합적인 차원에서 과연 옳은가, 국민 대다수의 이익에 합당한가를 따져 가면서 정치를 해야 한다. 만약 대통령이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그 행동의 정도가 지극히 심하거나, 계속 반복될 경우에는 국민도 어쩔 수없이 이에 항거할 수밖에 없다.
이제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뜯어보자. ‘국민 혈세로 메우고 있는 코레일 적자를 줄이기 위한 경영 합리화를 노조가 막고 있는 것’이라 했는데, 참으로 해괴한 말이다.
코레일 적자를 메우기 위해 연간 5천억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서발 KTX를 자회사에 매각한다? 더군다나 코레일 스스로가,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시 인적·물적으로 연간 460억원의 중복 투자 비용이 발생한다는 내부 보고서를 통해, “철도산업 비효율과 국가적 낭비를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영 합리화를 위해 흑자인 부분만 떼어내어 자회사를 설립한다는 코레일 최연혜 사장과 국토부,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할 국민이 과연 있을까?
사실은 이렇다. 흑자가 나는 자회사는 법인 형태로 만들어 계속 흑자가 나도록 하고(민영화를 하든지 말든지 간에), 코레일은 계속 적자상태로 운영하다가 그 적자를 도저히 국민혈세로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면 적자노선을 폐쇄하던지, 아니면 운영하겠다고 나서는 민간인들에게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아마 그런 파산에 준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정부 시책에 반대할 국민이 거의 없어질 것이라는 장기적 음모인 것이다.
민간에 매각되어, 민영화되면,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고 임금자에 대한 대량해고가 불가피할 것이고, 임금도 대폭 삭감될 것이다. 철도 요금은 천정부지로 뛸 것이며, 써비스의 질도 악화될 것이고, 적자를 피할 길 없는 오지의 철도노선은 폐쇄될 것이다.
하지만 적자 노선 폐쇄나 민간매각 이전에라도, 흑자 수서발 KTX를 떼어내어 구조적으로 적자가 심화될 수밖에 없는 코레일이, 경영 합리화를 내세워서 부당해고, 명퇴, 임금 삭감 등의 조처를 취할 것이란 것은 너무나 뻔하다.
코레일의 방만 경영도 문제가 일부 있지만 코레일 부채의 폭발적 증가의 배경에는, 이전에 국가 정책에 의해 억지로 떠맡은 부채에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무산에 따른 기대이익이 빠지면서 부채가 폭증한 것 등이 있다.
[코레일, '용산개발 무산' 법인세 1조 반환청구:그 세금은 코레일이 용산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에 개발부지를 8조원에 매각하면서 발생한 양도차익(7조2000억원)에 부과됐던 것이다. 2007년 코레일은 장부상 8200억원이던 용산 철도차량기지 부지(44만㎡)를 8조원으로 평가해 처분했다. 올 4월 이 사업이 무산되자 코레일은 이때까지 받았던 매각대금 2조4000억원을 모두 돌려주고 땅을 환수했다. 코레일은 국세청에 양도차익이 발생하지 않았으니 납부한 세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머니투데이)]
용산개발 사업이 제대로 되어서 드림허브로부터 나눠 받기로 했던 8조원을 받고 있다면, 코레일이 갑자기 부채 때문에 경영 악화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코레일의 부채 급증에 따른 경영 악화의 핵심원인은 용산개발 무산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용산개발 사업은 엠비정권 때 추진되었는데 그 추진 과정에서 공권력이 폭력적으로 투입되어 6명의 민간인이 불에 타 숨진 용산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용산개발 사업은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 이었기 때문에 그 추진과정에서 천문학적인 검은 돈이 오갔을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 검은 돈이 누구의 호주머니에 들어갔을 것인가. 공권력이 투입되어 강제진압한 걸로 보아, 물어보나 마나 엠비 수족들과, 엠비정권에 줄선 자들 아니겠는가? 용산개발 사업에 대한 전면적이고도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한다!
[코레일은 매출액의 절반을 인건비로 쓰고 있다. 지난해 총인건비는 1조9,935억원(1인당 평균 6,880만원)으로 매출액의 46.3%였다. 그나마 2008년 57.1%까지 치솟았다가 다소 줄어든 것이다. 철도 선진국인 독일이나 프랑스는 매출액 대비 인건비(2008년 자료)가 27% 수준인데 코레일이 20%포인트 정도 높다.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국토부 산하 공기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천공항공사(4.7%)와 한국수자원공사(4.8%), 한국도로공사(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