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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문재인 의원, 손학규 상임고문,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대선 1주년을 앞두고 잇따라 차기대권 도전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정치권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19대 대통령선거가 4년이나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공개행보는 너무 조급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으나 그 속에는 다양한 정치적 포석이 깔려 있어 보인다.
문재인 의원은 최근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를 내놓고 북콘서트를 하면서 차기 대선에서 역할이 주어지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학규 고문도 지난 16일 자신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회에서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자고 다짐하고 있다. 제 스스로의 위치와 위상에 연연하지 않고 그동안 나를 성원해준 국민에게 빚 갚는 자세로 나를 바치겠다고 다짐한다"며 역할이 주어지면 굳이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희정 지사도 지난 17일 충남도청에서 송년기자회견을 열어 "김대중·노무현을 잇는 장자로서 집안(민주당)을 이어가겠다"며 사실상 대권 도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 밖에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정세균 고문도 국회 내 국정권개혁특별위원장으로서 공개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고 17대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 고문 역시 '10년 후 통일'이란 제목의 저서를 내는 등 통일분야에 강점을 가진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민주당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들의 이 같은 행보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즉 안 의원이 최근 신당 창당을 선언, 차기 대권 행보에 나서면서 이들도 여기에 뒤처질수 없다는 나름의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즉 도미노현상에 가깝다는 게 정치권의 일각의 분석이다.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자 야권 재편이 수면으로 떠올랐고 이에 따라 야권 내 대표주자들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공개행보가 필수불가결해졌다는 것이다.
자칫 안 의원에게 주도권을 뺏길 경우 향후 정당간 통합 내지 연대과정에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들로 하여금 앞다퉈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하는 조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세 불리기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 자신의 위상을 높여놔야 향후 공천과정에서 당에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에서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얼마나 당선시키느냐에 따라 당내 입지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선거를 반년 남긴 현 시점은 대선주자급 인사들로서는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때이기도 하다.
실제로 문재인 의원 등은 지나치게 이른 공개행보 아니냐는 비판에 '1년간 참아왔지만 이제는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비판을 일축하고 있다.
향후 대선개입 사건 수사 추이와 국정원개혁특위 성과 등 각종 변수들이 남아있는 가운데 야권 대선주자들의 이 같은 공개행보가 유권자들에게 '박 대통령 흔들기'로 비칠지 아니면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으로 인식될지 주목된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에게 대선후보를 양보했다면 차기 대통령을 해 먹을 수도 있었을 문재인은 이제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 버린 신세이고, 친노내부에서도 이제 문재인 카드을 버리고 노무현 오른팔이였다는 안희정카드를 내세울지 모른다. 문재인은 친노집단에서도 대선후보 자격이 없는 인물임이 1년간 충분히 증명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아무나 대선후보하고 아무나 대통령을 하나? 다 그릇이 되야 하고 천심을 얻어야 되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