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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참여정부 5년의 실패와 탄식을 복기하며, 그러한 기조 위에서 이와는 대별되는 새로운 야권 지형이 태동되기를 많은 이가 꿈꿨다. 아울러 이를 대체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고 안철수의 새 정치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날로 그러한 믿음에 금이 가는 조짐이 보인다. 국토의 혈맥이라 할 수 있는 철도가 남의 나라 자본에 종속될 위기에 처했고, 원전 마피아들의 농간에 의한 밀양 송전탑 문제로 인해 연로한 이들이 짓밟히고 있는데도 반응하지 않고 있다. 노예적 삶을 살아가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 또한 다르지 않다.
심지어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진 부정선거 사태에 대해서도 그다지 적극적이지 못하다. 내란에 준하는 범죄 행각이 이미 밝혀졌고, 그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란 것은 상식을 갖춘 국민적 입장이기도 하다. 더욱이 그러한 국민 일반을 향해 공권력이 겁박하는 상황임에도 지나치게 태연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부정선거에 불복하겠다는 야당 의원을 향해, 안철수 측근이라는 어느 풋내기는 비난까지 서슴치 않는다. 도대체 그렇게 강조하던 상식은 새누리당으로 출장 중이란 말인가? 그리고 새 정치 또한 박근혜 정권의 치맛자락으로 살포시 숨었단 말인가?
노무현 정권 5년에 대한 진보적 유권층의 통렬한 자성과 위기의식으로부터 안철수 현상이 자리하고 있음을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로부터 해법을 찾을 수 있을 때라야 비로소 상식이 복원되는 것이며, 새 정치의 대장정 또한 열리게 된다.
따라서 친노 사이비 세력보다 더 진취적이어야 하고, 더 혁신적이어야 한다. 아울러 민의의 낮은 곳으로부터 더 진실되고 공의로워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고 새 정치의 시발이다. 부디 초심을 회복하기 바란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