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15일 `김대중(DJ)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평화민주당(가칭) 창당을 선언함으로써 호남을 기반으로 한 `친(親) DJ 신당'이 출범하게 됐다.동교동계 핵심인 한 전대표가 창당을 공식 선언함으로써 호남지역에서 민주당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한 전대표는 이날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동서협력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창당을 공식 선언하였다.한 전대표는 기자회견에 앞서 배포한 창당 선언문을 통해 "현 민주당은 과거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정권재창출에 성공했던 민주개혁세력의 본류를 배제한 채 `도로 열린우리당'이 돼버려 한국야당의 정통성을 대변할 자격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전대표는"한국 야당의 정통성을 회복하고 국민 지지를 끌어들여 평화적 정권교체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새로운 정당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면서 이에따라 "소외당한 민주개혁세력에게 문호를 개방, 중도개혁정당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하고 창당될 신당의 성향을 중도개혁에 둘 것임을 밝혔다.
평화민주당은 창당선언과 함께 전남에 김경재 전 의원 전북에 최재승 전 의원 광주에 박종철 조선대 교수를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정하고 서울·인천·경기와 광주, 전남북 등 6개 시도지부를 창설하여 4월 8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가진후 6월 지방선거 체제로 본격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는 창당과 관련하여 지난 3월13일 권노갑 김옥두 이훈평 장성민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14명이 2차 회동을 갖고 신당창당을 두고 논란을 벌인끝에 김경재 한영애 최재승 전 의원 정도만 신당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을 본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갑 전 대표와 동교동계 일부가 신당을 창당하기에 이르게 된 배경에는 현재 친노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기 어렵고 범민주진영의 진정한 대통합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현실적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창당을 권유받았을 때부터 몇 년 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창당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며 “18대 총선 전부터 신당 창당 주장이 있었고, 지금은 그 때 창당을 했어야 옳았다는 후회를 한다”고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이어 민주당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을 필요할 때 활용하고 그 주변사람들은 배제하는 폐쇄적인 정책을 하고 있어 민주당에서 국민의 뜻을 펴기에는 적절한 환경이 아니었다”고 비판한 뒤, “우리는 민주당을 도로 열린당으로 보고 있다. 국민참여당이 합류해서 더 큰 열린당이 될 것이다. 그러면 김대중당은 없어지고 노무현당만 남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동교동계 핵심맴버의 한사람인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성명을 통해 “분열적인 창당은 매우 부적절하며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신당 창당을 공개 비판한것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을 위해 평생 같이 일해 온 평생 동지들”이라며 “정치적으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울타리는 변함이 없다. 그 속에서 개별적으로 파견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하고 “앞으로 동교동 인사들의 참여를 권유할 것이고 모든 문제를 같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최근 문제가 되었던 공천헌금 수수의혹으로 최근 검찰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무조건 무죄”라고 주장하고 “공천이 끝난 다음 당의 사정이 어렵다고 해서 특별당비를 낸 것이다. 당에서 주라고 한 적도 없고, 자진해서 냈다. 합법적인 당비기 때문에 검찰이 무죄를 내리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과의 연합 공천과 관련해서는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일단 가능성을 부정하였지만 향후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영입과 관련해서는 "우리야 열려있지만 그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타진해본 적이 없다"는 말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심대평 선진당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공개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뜻있는 분들이 오가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말로 희망적인 입장을 피력하였다.
평화민주당이 공식출범하면서 민주당으로선 친노 신당파의 국민참여당 창당에 이어 또 한 번 `분화'를 겪게 되어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명분도 세력도 없이 지자체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들을 모아 `마이너리그 당'을 만들어 성공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의 반응처럼 평화민주당이 호남에서 어느정도 파괴력을 보일지는 선거를 치러봐야 알겠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신한 인재를 영입하여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무소속 당선자들을 끌어들여 당세를 확장한다면 구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처럼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지역정당으로 생존할 가능성도 높다.
나아가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하거나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이에 따른 책임논란과 당내갈등이 겹칠경우 신당으로의 합류하는 인적이동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이러한 사태가 야기된다면 민주진영의 정치지형에 예상치 않은 변화가 일어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신당에 참여하는 김경재 전 의원은 서울시장과 전남지사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