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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근혜 정부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MD체제에 참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관진 국 방장관이 “다층방어”수단을 연구하겠다고 밝히고 국방부가 미국 MD체제의 핵심 무기인 싸드(THAAD)의 도입을 검토한 다는 사실이 보도됐기 때문입니다.(10.14-15) 특히 전시작전권의 전환시점을 다시 연기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권 재연기와 MD체제 편입을 맞바꾸는 빅딜을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도 제기됐습니다.
그러자 막 바로 김 국방장관이 “미국 MD체제에 가입하지 않는다.”며 긴급진화에 나섰습니다.(10.17) 그러나 정부 가 미국에 싸드(THAAD)에 대한 세부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10.18), 김 장관이 “중첩방어수단 검토”를 언급하면 서,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남겼습니다.
한국이 미국의 MD체제에 편입하는 것은 심각한 국익의 손상을 가져올 것입니다.
첫째, MD체제는 중국, 러시아 등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사거리 5500㎞ 이상)로부터 미국과 일본을 방어하기 위한 시스템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의 MD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MD 참여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 올 것임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한미 간 연간 교역규모는 1,000억 달러 수준인데, 한중간은 그 두 배가 넘는 2,300억 달러 에 달합니다. 미국과 등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듯, 중국과 등을 지는 것도 지혜롭지 못합니다.
둘째, MD 시스템은 초기 구축비용만 최소 4-5조원이 들 고, 전면 참여할 경우 최소 20~30조 이상의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런 과중한 부담을 안게 되면 “복지 국가의 꿈”은 물 건너갑니다.
셋째, 미국 MD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증진하기 위해서 는, 한일 간 정보 공유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공언하고 군사대국화를 꾀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일본과 의 군사정보공유를 수용할 수 있을지 매우 회의적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미국의 MD체제에 편입하는 것은 안보불안을 한층 더 높이면서 천문학적 혈세만 낭비하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박근혜정부는 국익을 지킨다는 확고한 원칙 없이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 주변은 강대국 세력 간의 각축장입니다. 이런 때 일수록 국익의 관점에서 확고하게 중심을 잡고 선린 균형외교를 추진해야 합니다.
<천정배:전 법무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