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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종편이 출범한지도 어느덧 2년 가까이가 되어간다. 종편 출범 2주년은 정확히 오는 12월 1일이지만, 내년 상반기에 예정되어 있는 ‘종편 재승인 심사’와 관련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8일 기자간담회 및 연세대 언론대학원 세미나에서 ‘종편은 애초에 2개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출범시키고 말았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현재 4개 종편중 2개 정도가 내년에 퇴출되는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와같은 문제와 관련 현재 국감에서도 야권에 의해 종편의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질타를 당하는등 언론과 여론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쯤에서 한번 종편출범 2년을 중간평가해볼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특히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지난 8일 기자간담회등에서 발언한 ‘애초에 종편은 2개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했다’는 발언은 오히려 종편 길들이기용이거나 혹은 종편에 부정적인 진보진영 여론을 의식한 립서비스 정도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긴 하지만, 적어도 근본적으로 현역 방송통신위원장이 ‘애초에 종편은 2개 정도만 출범시키는게 적당하다’고 생각했고 ‘현재 4개 종편이 너무 많다’는 인식을 기본바탕으로 깔고 있음이 확인되었다는것은 향후 종편 재승인 심사와 관련 그 결과가 어찌될것인지를 가늠해볼수 있는 매우 주목할만한 발언인것만은 틀림없다. 적어도 종편에 대한 문제에 관해선 구렁이 담넘어가듯 어물쩡 넘어갔던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는 뭔가 다른 결과가 나올수 있다는 전망 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상황일것 같다.
종편은 애초에 글로벌 미디어시대의 미디어 빅뱅에 대응하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창출시킨다는등 제법 거창한 명분을 내걸고 출발하긴 했지만, 사실 그 내면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결국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이 있어서 시작한 것이라는 점만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DJ-노무현 10년 정권을 거치면서 지상파 3사의 분위기가 사실상 좌파일색이 되면서 - 이와같은 견해에 진보진영에선 이의를 제기하겠지만 - 어떤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진영은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만한 방송도 한두개 정도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느꼈고 결국 야권과 진보진영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방송법을 강행통과시키고 급기야는 조중동과 매일경제까지 무려 4개 신문사의 종편신청을 허가 4개 종편이 탄생하는 결과를 만들고야 말았다.
사실 애초에 종편이 무려 네 개나 늘어난점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광고시장의 악영향이라던가 방송사간의 지나친 과열경쟁으로 콘텐츠의 선정성등 저질화 같은 문제가 주된 이슈가 되긴 했지만, 종편 출범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시점에 와서 보면 오히려 그와같은 문제는 거론하는것 조차 무의미한 상황이 되어버렸고. 지금 우려가 되고 있는 문제는 종편이 그 성격이 무색하리만큼 사실상 ‘보도,시사’ 부분 편성에만 치중하고 있는점, 그리고 애초부터 문제가 되어왔던 보도프로의 지나친 우편향으로 인한 공정성이나 사실왜곡 문제등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사실 종편은 출범 당시에는 제법 당차게 ‘대작 드라마’의 기획을 발표하기도 하는등 그야말로 ‘종합편성’의 모양새를 갖추려고 나름대로 애쓰는 모습이었다. 적어도 출범 5-6개월 정도가 되는 시점까지는 드라마도 제법 꾸준히 편성하고 예능프로에서도 다양한 방면의 시도를 해보는등. ‘종편’의 모양새를 갖춰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어느정도는 보였다. 하지만 대체로 제작비의 문제와 이로인한 컨텐츠 부족등으로 언제부터인가 결국 특히 오전과 낮시간 대부분은 ‘보도프로’에 편중하고, 나머지 시간대도 ‘집단 토크쇼’ 형태의 몇몇 예능프로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재방송으로 때워나가 종편이라기 보다는 ‘보도채널’ 같다는 착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렇게 된것은 대체로 작년 총선을 전후한 시점부터로 봐야할것 같은데, 아무래도 선거때가 되면서 그와 관련한 이슈들이 계속 부각되다보니 특히 ‘TV조선’과 ‘채널A’의 경우엔 오후시간을 뉴스나 선거이슈와 관련한 시사프로를 편성하면서 주로 선거관련 이슈들을 보도하면서 대학교수나 정치컨설턴트 대표등을 ‘정치평론가’란 명목으로 초빙 토론,대담같은 형식으로 프로를 진행해나가기 시작했다. ‘MBN’의 경우엔 애초부터의 편성도 오전과 낮시간은 가급적 뉴스와 시사프로를 중심으로 채워가기도 했지만, 이렇게 되면서 ‘JTBC’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종편사는 사실상 ‘보도전문채널’이나 다름없는 선거 및 정치이슈와 관련한 보도,시사물만을 계속 내보내는 방송사로 그 모양새가 바뀌어갔다.
이와같은 패턴의 편성은 대선이 끝나고 나면서 어느정도 바뀌지 않을까하는 전망도 나오긴 했지만, 공교롭게도 대선이 끝난뒤에도 북한관련 이슈나 이석기 사태같은 종북논란 문제, 그 외 박근혜 정권의 인사문제등 정치,시사관련 이슈가 계속해서 터져나오면서 지난 1년간의 종편도 오전과 낮시간 대다수는 보도,시사대담프로로 방영시간을 할애하는 그와같은 편성은 계속 이어져나갔다. 종편으로서도 제작비 걱정을 별로 할 필요가 없이, 스튜디오에 이런저런 ‘정치평론가’들을 초청 정치,시사 이슈관련 토론,대담 프로를 진행하는것이 대체로 시청률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고 판단했는지, 이와같은 편성방식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것 같다. - 더욱이 내년은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이란 대목(!)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방통위는 지난 7월 종편이 출범당시 약속한 ‘사업계획’등을 얼마나 실행했는지를 점검 애초의 공약이었던 콘텐츠 투자,방송의 공정성.공익성 확보, 국내장비 개발등의 항목이 전혀 이행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4개 종편은 물론 보도전문 채널인 ‘뉴스 Y’에까지 모두 경고 조치 및 시정명령을 내렸다. (8월 21일) 그리고 그 시정명령의 구체적 내용은 (1) 외주제작프로그램 편성을 35% 이상으로 할것 (2) 재방비율 조정 (3) 콘텐츠 투자 미 이행금 올해 연말까지 집행등이다. 하지만 사실상 금년안에 이와같은 시정이 불가능하자 일부 종편은 ‘사업계획서 변경신청’을 내기도 하는등. 종편의 미래는 생각보다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편 내년 2-3월경에 예정된 종편 재승인 심사와 관련 방통위가 내놓은 심사안 내용을 살펴보면 ‘(1) 방송평가위의 평가 (350점), (2)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실현여부 (종편 230점, 보도 250점), (3) 방송프로 기획편성 및 제작내용의 적절성 (종편 160점, 보도 130점) 그 외 재정,기술능력, 조직 및 인력운영 적절성, 방송발전 지원계획 이행여부, 지역사회 발전 기여 여부’등에 관한 것들이다. 그리고 전체 총점 1,000점중 650점 미만인 사업자의 경우 ‘조건부 재승인’이나 ‘재승인 거부’ 판정이 나올수도 있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진보진영에선 오히려 이와같은 재승인 심사안이 특히 재승인 거부가 될수있는 점수 커트라인이 너무 낮다며 오히려 ‘종편 봐주기’용 재승인 심사가 될수도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방통위의 종편 재승인 심사기준 내용을 다시한번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과 같은 종편의 편성구조하에서 무슨 ‘방송발전 지원계획’이니 ‘지역발전 기여 여부’니 하는 사안은 평가 자체가 별 의미가 없는것 같고, 결국 상대적으로 배점비중이 높으며 종편과 관련해서도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인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실현여부’와 ‘방송프로 기획편성 및 제작내용의 적절성’ 그리고 ‘방송평가위’의 평가기준이 종편의 재승인 심사여부에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 다만 단순한 객관적 데이터만을 놓고 가령 재방비율이나 보도프로그램 편중여부 또는 방통위로부터의 징계수치등으로만 판단한다면 종편 개별적으로는 다소 억울하다는 항변이 나올법도 하다.
가령 33년전(1980년) 신군부의 강제 폐방 조치로 문을 닫은 TBC의 맥을 잇는다는 취지하에 출범한 ‘JTBC’의 경우 보도프로그램에 편중했던 다른 종편 3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종편의 모양새’를 갖추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방송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방비율만을 놓고보면 4개 종편사중 가장 재방송을 많이 하는 방송국으로 나오게 된다. 그러나 다른 종편들이 오전과 낮시간 대다수를 보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