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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제출된 2011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슈퍼부자와 일반근로자(근로자 평균연봉 2510만 원 기준) 사이의 소득격차가 860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귀족근로자와 일반근로자 사이의 격차도 269배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합소득자 상위 100명의 1인당 연평균소득이 215억 7382만 원으로, 이를 한 달 수입으로 산출하면 17억 9781만 원에 이른다. 또 근로소득 상위 100명의 1인당 연평균소득은 67억 4795억 원으로, 이는 매월 5억 6232만 원이 된다.
슈퍼부자 상위 100명의 한 달 소득이 일반근로자의 평생소득보다 월등히 많은 액수다. 아울러 근로소득 상위 100명의 한 달 소득 또한 일반근로자의 평생소득보다 더 많은 셈이다. 이러한 표본 추출이 근로자의 평균소득을 대상으로 삼은 것이니, 그 계층을 하위근로자로 산정했을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아울러 슈퍼부자의 탈루소득까지 합산할 수 있다면 그 격차는 상상에 맡길 일이다.
한편 작년 통계를 보면,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슈퍼부자와 고소득근로자의 수입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에 반해 하위 소득자의 수입은 더욱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는 더 큰 격차가 발생하고 있음을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이를 반증하는 사회 현상 가운데 하나가, 날로 결혼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설혹 결혼을 해도 출산 기피 현상이 뚜렸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한 인구 감소세와 맞물려 노령화의 진행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일부의 경우에는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 구속되기 싫은 까닭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꼽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요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 막대한 교육비 및 의료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는 때문이다. 그도 모자라 자신의 노후 준비만도 벅차게 여기는 사람이 전체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되고 있다.
국세청 통계만으로도 유추할 수 있듯, 인구 사이의 변화된 생활 양태가 충분히 설명되어지고 있다. 또 그에 대해 마땅히 이해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닌게 아니라, 자식 낳아서 재벌권력의 노예로 살게 할 바엔, 차라리 혼자 사는게 낫겠다는 심리적 반영이다. 이미 그가 겪은 이승의 고난만으로 억울하다는 뜻이다.
이는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재벌권력과 결탁된 정치권력은 자기 앞의 이익에만 매몰되어 국가 공동체를 암흑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에 부화뇌동하며 부스러기라도 취하겠다는 일부 언론과 지식인 또한 매국의 한복판을 살고 있기는 매양 다르지 않다.
그렇다, 이 또한 매국의 다른 행태가 아니고 무엇이겠가? 피땀 흘려 성실히 살아도, 자기 자신의 노후마저 불안정한 이들이 자식을 낳아서 양육하겠다는 꿈조차 차단 당한 사회다.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을 자랑하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골병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현주소다.
이에 대해 무슨 입이 있어 변명할 수 있겠는가? 국가권력이 국민 일반을 향해 저지르고 있는 파렴치한 범죄행위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새누리당은 더 이상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 그러나 제 1 야당인 민주당 또한 이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경우의 차이는 있겠으나, 그 모두가 공범이 아니라고 과연 몇이나 떳떳하게 자신할 수 있겠는가?
분배정의와 조세개혁을 통한 복지확충은 결코 없는 자의 괜한 투정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안정과 미래에 대한 합리적 투자다. 국방만큼이나 중요한, 즉 국가안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안인 것이다. 계층과 지역간의 극심한 편차로 인한 사회불안이 가중될수록 그에 따른 비용손해는 오히려 더 크게 전가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는 많이 가진 자, 특히 재벌권력의 획기적인 인식의 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울러 이를 제도적으로 시정할 수 있는 정치권력의 적극적 개입 없이는 국가발전의 동력 또한 멈출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권과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또한 국민적 시선이 따갑다는 점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