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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9일은 안철수 의원이 대선출마를 선언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안철수 의원 본인으로서도 뜻 깊은 기념일이고, 안철수 지지자들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날이며,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지 1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추석연휴가 겹치면서 언론들의 기자들도 쉰 곳이 많다보니 1주년에 즈음하여 기획 기사들을 미리 작성해 두었다가 때 맞추어 보도한 몇 몇 언론들의 기사들을 읽으면서 우려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안철수를 주저앉히고자 하는 쪽은 보수나 진보나 할 것없이 이구동성 같았다. 먼저 민주 정론지를 자처하는 모 인터넷 신문의 기사를 보게되면 대선출마 선언하던 날의 취재기자들은 100여명의 기자들이 회견장에 몰렸으나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있었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는 20여명에 불과했다고 서두가 시작되고 있다.
오후 2시에 있었던 안철수의 기자간담회 시간에 민주당측이 갑자기 시간을 동일한 시간대로 급변경해서 잡은 이유는 무엇인지 심히 개운치 않은 대목이다.기사는 이를 의도적으로 마치 안철수가 민주당에 완전히 뒤쳐져 기자들에게 버림받은듯한 뉘앙스로 기술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기자간담회 내용은 중간중간에 내용이 드러난 것이 많기 때문에 대략은 국민들이 알고 있거나 추측되어진 면이 많았고 그 날의 기자간담회는 정식으로 안철수 의원 본인이 좀 더 디테일하게 브리핑을 하는 자리의 의미였으나 민주당의 3자회담에 대한 입장발표는 속보에 가까울 정도로 긴박한 사안이였기 때문에 단순히 기자들의 숫자로 가늠한다는 것은 적절한 비교가 될 수 없다.
지난 18대 대선에서의 후보직 사퇴의 과정도 정작 사퇴한 당사자의 입장을 고려한 내용은 거의 없고 정치쇄신안으로 인해 오히려 크게 타격을 입게되자(오히려 국민들 여론은 호의적인 응답이 더 많았음)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소극적으로 임했고 상대방 후보에게 밀리고 주도권을 빼앗기자 궁여지책으로 사퇴를 했고, 문재인 후보를 마지못해 도왔다는 뉘앙스를 주고 있다.
노원병 출마 관련해서도 대부분 부정적인 여론들을 비유하는데 기사를 할애했다. 존재감 미약과 한계, 속도감 떨어지는 의정활동과 정치세력화를 말하고 있으며 대부분 부정적이거나 점수를 높이 주지않고 있는 정치 논객이나 비평가들의 말들을 인용하면서 기사가 마무리 되고 있다.
또다른 진보적 논조를 지향하는 일간지는 기사 내용이 아주 심각하다. 세력화도 지지부진한 데다 새 정치의 알맹이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10·30 재·보선 불참이유에 대해서는 마땅히 후보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고 있고 안철수 세력의 축소화, 느슨한 내부 결속력, 안 의원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에 대해서는 여야 대치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반사이익이 담긴 측면이 크다고 애써서 폄하하고 있다.
또한 생뚱맞게도 보수논객으로 유명한 신율 교수의 말을 인용까지 해주며 기사의 임팩트를 높이고자 애쓰고 있다.
비교적 안철수 의원 민생현장에 취재를 자주가곤 하던 모 인터넷 신문은 정치권의 추석 민심을 청취한 결과로 안철수 의원의 존재감이 미약해졌다는 여론을 알려준 주체로 민주당 의원들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언제부터 안철수 의원에 대한 여론의 바로미터가 민주당 의원들이 되었는지 의아해 진다.
극보수 신문인 어느 인터넷 신문은 안 의원이 현안마다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국에서 안 의원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지 않으면 설 공간이 없다는 것을 직시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쓰고 있고 또한 안 의원이 정치 현안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양당의 대립구조 속에서 본인이 설 공간이 상대적으로 없다는 것에 대한 ‘초조함과 답답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라며 안철수의 정치력에 대해 여러 보수논객들의 말을 인용하여 함량미달의 리더쉽이라고 꼬집고 있다.
하지만 극히 드물지만 안철수 1주년 관련기사를 매우 객관적으로 잘 쓴 기사도 있기는 하다. 지난 대선때부터 지금까지의 일련의 정치적 사실들과 사안들에 대해서 공정하고도 객관적으로 아주 잘 기술해 주고 있는 매체가 눈에 띈다.
종편이나 수구 언론방송의 안철수 1주년 평가에 대해서는 말하나 마나한 뻔한 내용이 흘러 나온다. 재미난 것은 보수논객인 신율교수는 진보매체에도 등장하다가 보수매체에도 등장한다는 사실.
이것은 이미 진보나 보수할 것 없이 언론매체들이 언론으로서 공정성이나 주체성을 상실하고 안철수에 대해 폄하하는 기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사안에 대해서는 일심동체의 형태를 보이는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본다.
온라인 SNS에서도 극우 트위터리안들이 안철수에 대해 극렬히 조롱하는 글을 올리면 그것을 가장 즐기는 사람들은 극우 지지자뿐 아니라 소위 극렬 노.문빠로 불리우는 야권에 속해있는 사람들이다.정치권, 언론, 양분화된 지지자들 할 것없이 모두 극단적 상황에서는 서로 닮은 꼴들을 보여주고 있다.
안철수의 존재감에 대해서는 여야 극한 대립으로 인해 민생행보들이 파묻혔다고는 하나 대선이 끝난지 1년이 다 되도록 정치권이 도대체 국민들을 위해서 한 일들이 뭐가 있는지 진심 궁금해진다.
여당으로서는 국정원건에 대해서 당연히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갈 수 있게끔 여와 여가 머리를 맞대고 최대한 합일점을 도출을 했어야 했고 민주당또한 잘잘못은 짚고 넘어가되 정략적이기보다 항상 국민들을 염두에 두고서 국회 안에서 최대한 관철시킬 수 있게끔 하면서 민생정국을 파행시키지 않도록 처신했어야 했고 어렵게 성사된 3자회담 마저도 감정에 앞서고 성급한 태도로 인해 협상에도 실패하고 명분도 잃은 무능함을 보여주지 말았어야 했다.
그동안 안철수 의원의 민생행보가 결코 만만한 행보가 아니였다고 생각된다.교육, 무상보육.급식, 의료복지, 자금세탁 근절, 중소기업 활성화, 노동, 민생, 장애인 권리, 언론노조,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문제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위로하고 여러 정책들을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목소리를 냈다.
지금까지 안철수가 국회에 입성한 이래로 발로 뛰는 민생행보를 할 때면 대부분 언론들이 방조했거나 촛불집회엔 왜 안나오냐고 비아냥 거리기만 했다. 정국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 존재감 상실로 인해 존재감 부각을 위한 답답함에서 나온 제스쳐에 불과했다고도 한다.
안철수의 정치가 가시밭길이라면 그 이유중 하나가 안철수 본인의 미숙함이나 결정력 부족보다도 양쪽의 유력한 정치 진영사이에서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들로 둘러쌓여있는 결코 만만찮은 언론환경에 있다고 보여진다. 기득권과 기성정당들의 텃세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이 또한 안철수측이 극복해야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가능하면 기회가 주어지는데로 언론과의 접촉을 점차적으로 늘려나가면서 측근보다는 본인이 직접 인터뷰를 늘려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 물론 측근들의 인터뷰보다 더 퍼펙트하게 인터뷰에 응해야하는 부담감이 있기는 하다.
또한 언론을 행여나 낯설어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언론을 가까이 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도움이 된다. 물론 필자는 안철수가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어떻게 대하는 지를 잘 알고 있으니 큰 걱정은 없다.
정치인들은 누구나 비판의 위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만 국민들은 제대로 알 권리도 있다. 기사를 작성하는 자가 어설픈 주관을 넣느니 있는 그대로 써주는 것이 차라리 더 좋은 기사가 될 수 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지 말아야할 언론들이 진영의 논리에 의해 유력 정치인을 어설프게 눌러 앉히려는 행위는 자제가 되어야 한다. 어리석지 않고 날카롭게 지켜보고 있는 현명한 국민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과 머리를 결코 만만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정치부 기자/칼럼 이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