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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으로 이 회담을 지켜보지만 우려가 더 크다는 것이 필자의 심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현 집권 세력의 최고 책임자의 위치에 있고 김한길 대표는 단지 민주당의 대표가 아니라 미래 우리 대한민국이 바른 국가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대표다. 박근혜 대통령도 좋은 나라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 않겠지만 이런 회담이 열리게 된다는 것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하는 책임을 다히지 못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김한길 대표의 책임 또한 무겁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그리고 국민적인 요구를 관철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선 형식 논리로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3 자 회담제의는 탓할 것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동안 대통령과 정부 여당과 휘하 권력기관들의 행동을 볼때 박근혜 대통령의 제의가 순수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장 측근 브레인인 김기춘은 목적을 위해서 과정의 정당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공작정치의 전문가라는 점에서 이번 회담도 김한길이 당할 가능성도 높다.
보통 바둑에서 입신의 경지에 오른 9 단은 20 수 혹은 30 수 앞을 내다본다는 말이 있다. 한점의 돌은 놓기 위해서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며 초읽기에 몰리면서까지 확신이 없는 돌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번 회담에 임하는 김한길 대표나 참모들이 이런 마음의 각오와 준비 과정을 거쳤는지 알 수 없지만 바둑 9 단 그 이상의 준비와 각오를 가져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신이 없는 돌을 놓고 나와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번 회담은 정치인 김한길의 정치 생명을 위해서도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자칫하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향한 국민적 분노가 김한길을 향할 가능성도 있다. 김기춘을 참모로 하는 대통령의 전략은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형식의 논리로 이를 피해갈 가능성이 높고 결국 김한길에게 기대를 걸었던 국민은 닭쫒던 개의 심정이 되어 그 분노를 김한길에게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김기춘을 참모로 하는 대통령의 전략이 노리는 가장 최선은 물타기 일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김한길 대표를 적절하게 이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언론에 보니 김한길 대표에게 회담에 나올 때 정장을 하고 오라는 청와대 비서의 전갈이 있었다고 하는데 매우 시사하는바가 크다. 만에 하나 김한길 대표가 천막 당사의 차림으로 회담에 임하면 정부 여당의 동조 언론과 방송을 통하여 이를 집중적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 대표에 대한 예의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회담에서 다루어야 하는 내용을 희석하려고 혈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리숙한 민주당은 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놓치고 지엽말단의 문제로 인해서 해명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지 모른다.
그동안 독재에 뿌리를 둔 새누리당 전신은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면 그 문제를 정직하게 해결하려는 노력보다는 국민의 시선을 다른데 돌리려는 수법을 계속적으로 사용해 왔다. 그 일에 이력이 있는 부처기 국정원이다. 국정원은 간첩 잡는 부서가 아니라 간첩만드는 부서이다. 그점에 국정원은 할말이 없을 것이다. 권력의 속성은 주권재민의 효과적인 통제의 수단을 무력화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동서 어느나라든 같다. 이번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의 회담은 그 무게와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황우려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사람좋은 사람이다. 무색 무취한 사람이다. 정부 여당에 가 있으니 그런 역할을 종종하지만 독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대통령을 향해서도 야당을 향해서도 자기 목소리를 낼 위인이 못된다. 그럼으로 그가 3 자 회담의 한 축이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그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대통령과 양자회담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황우여 대표가 낄 성격이 아닌 특단의 요구로 대통령과 맞서야 한다.
따라서 김한길 대표는 죽기를 각오하고 국민적 요구를 당당하게 이야기 해야 하며 회담중이라도 그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는 화담 결렬을 선언하고 그 자리를 뛰쳐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정쩡한 말 장난에 놀아나 형식 논리와 담보가 안되는 약속에 속아 그 자릴 벗어나면 김한길은 정치인의 생명은 끝날 것이며 국민은 닭쫒던 개가 되어 그 허탈함과 분노는 하늘을 찌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