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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어제는 잠시 서울광장에 있었습니다. 민주당에서 개최하는 제 7차 국민결의대회 때문이지요. 서울광장에 서너 번 나가는 과정에서 아는 사람의 얼굴도 늘어갔습니다. 대충 들러보면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몇 사람이나마 변별력이 생겼다는 이야기죠. 이날은 3자 회담이 성사돼서 그런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열 일 제치고 노상 광장에 나오는 것이란 그리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칫 하다보면 광장의 열기는 이래저래 식기 마련입니다.
필자는 민주당의 한 의원과의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낮 2시 반경에도 서울광장에 있었습니다. 천막당사 당번이었던 이의원님을 만나 뵙기로 한 것이지요. 광장의 다른 한 편에서는 어떤 단체에선가 판매행사를 벌이는 바람에 마이크 소리가 시끄러웠습니다. 자칫하면 장바닥인 거죠. 이런 가운데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소음이 뒤섞이는 곳에서 저의 청력은 약한 편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속으로는 불안했습니다. 아무튼 인터뷰를 황망 증에 마치고나서 회사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명동에서 시청까지 걸어왔습니다. 독립투사 우당 이회영 선생님의 후예인 이종걸 의원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습니다. 길을 건너기 전에 보니 벌써 어버이연합에서 틀어대는 확성기와 위압적인 깃발이 경찰관들의 틈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더군요.
✿ 지난해 대표선거와 친노들의 당권장악오늘 초점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입니다. 작년에 대표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이해찬 의원한테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른바 <이,문.박 담합> 하에 대선을 치르기로 암묵적으로 정해 놓고 연초부터 기획발을 떨쳐댔지요. 그 땐 이런 친노들에게 김한길 대표가 밀렸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4.11 총선 때는 여성 대표 한명숙씨를 바지 대표로 삼고서 뒤에서는 무자비한 공천학살을 자행하고 파죽지세로 민주당의 모든 것을 장악해버렸습니다.
친노들의 민주당 당권장악을 제가 이 자리에서 복기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다만 시중에 떠돌던 이야기대로 되는 게 참 놀라웠습니다. <이. 문. 박 담합?> 박지원 원내대표에 이해찬 당대표에 대선후보 문재인으로 가는 각본이 그대로 된 겁니다. 하지만 박근혜 씨한테 고배를 마시고 맙니다. 뭐 그래도 문재인이나 친노 측에서는 "우린 48%나 얻었다."다면서 절대로 이 기득권을 놓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분석하기로는 문재인씨가 얻은 48%의 수치는 범 진보진영 측에서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쥐어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세력들이 연합하여 독재정권의 재림만은 막아보자는 일종의 결기와 절체절명의 대 명제 앞에서 젓 먹던 힘까지 보탠 결과지 문재인이 잘나서 된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문재인은 함량미달이었습니다.
염치 있는 정치인이라면 학습을 제대로 하고 나섰어야 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MB가 보인 독선과 어구 망창한 헛짓거리와 재벌보호에 질려버린 국민들이 MB의 실체에 염증을 느끼고 준 표 아닙니까? 표의 성격 말입니다. 아무튼 이해찬씨와 김한길씨 간의 민주당 대표 경쟁을 놓고 잠시 언급한다는 것이 이리도 길어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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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의 5.4 임시전당대회와 김한길 대표
2013년도로 들어서서 민주당의 지형은 다시 한 번 요동을 치기 시작합니다. 지난 해 구성됐던 당대표 이하 최고위원들이 대선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당의 얼굴을 다시 뽑기 시작한 것이죠. 이게 5.4 전당 대회 아닙니까? 여기서 김한길 현 대표가 민주당의 새 얼굴로 뽑혔습니다.
그럼 선거 얘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김한길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서 따라나선 최명길씨에 대한 기억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요 며칠 전에야 민주당의 상징 색깔이 파랑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생각난 겁니니다. 민주당의 상징 색깔은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엄연히 노란색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제가 부터 초록색을 병행하여 쓰고 있지 않았겠습니까? 이런 현상은 손학규씨 혹은 정세균씨 때부터 벌어진 현상입니다. 허나 최명길 씨는 옷도 노랑, 신발도 노랑, 매니큐어도 노랑으로 맞춰 입고 나왔습니다. 그녀를 보면 여러 말이 필요 없었어요.
걸어 다니는 민주당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민주당의 이미지를 입고, 바르고, 신었으니까요. 미소만 지을 뿐 별다른 말도 없이 과묵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깨끗한 피부에 맑은 눈동자,, 몸에 밴 겸손과 겸양이 묻어나는 것이어서 그녀를 두고는 그 어느 누구고 별다른 흠을 잡을 수 없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본 인상은 그랬습니다. 말 한 번 나눈 적은 없지만 맘속으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었습니다.
민주당의 국민결의대회를 4번 갔습니다. 서울역과 청계광장으로 한번 씩 그리고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것 2번 해서 총 네 번입니다. 여름은 덥고도 길었습니다. 그러나 제 7차 국민결의대회 때는 바람도 스산하고 모인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이상하죠? 3자회담 성사 소식에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인지 모릅니다. 이율배반적인 상황 아닙니까. 이에 묘한 느낌과 왠지 김빠진 분위기가 교차하고 있었습니다.
✿ 끝내며
설마 박근혜 씨가 질질 끌다가 인심 쓰는 체 제안한 3자회담에 꼬리를 내린 것은 아니겠지 하는 질문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감각 있는 정치집단이라면 사실 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더 한층 결기를 다지고 힘을 보태야할 시간이라고 봅니다. 김한길 대표는 단상에 올라서 회담에서 다루게 될 의제를 국민들 앞에 내놓고 묻고 공표를 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단호한 결의를 다졌어야 했습니다. 이게 국민결의대회요 광장정치가 아니겠습니까?
김한길 대표는 아버지인 김 철 통일사회당 당수가 37년 만에 무죄 선고받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긴급조치가 초헌법적인 위헌 법이었으므로 많은 민주인사나 통일운동가들이 받았던 죄목들이 오늘 날엔 국가에 의해서 무죄선고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김한길 대표도 죽은 부친을 대신하여 작년에 재심청구를 했고 2013년 8월 13일에 무죄선고를 받은 것입니다. 판사가 말하더랍니다. "고인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김한길 대표가 말하기를 한때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있었답니다. 그런데 인생이란 어느 한 부분만 놓고 극단적인 평가를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초기, 중기, 장기적으로 아울러 평가해야 되지 않겠어요. 대표경선에 도전했다가 쓴맛을 본 것은 지난해였지만 올 5월엔 팡파르가 울리고 오색가루가 날리는 축포 속에서 영광의 자리에 오르지 않았습니까? 아버지의 후광과 다져놓은 사상적인 자산없이 어찌 오늘 날의 김한길 대표가 있겠습니까?
인생은 돌고 도는 것, 한 정당의 대표가 되는 것은 분명 영광의 자리이기도 하지만 고난과 책임을 동반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야당 대표 멋지게 한 번 해보려고 했을 테지요. 그런데 박근혜 정부의 유신회귀 조짐과 공안정국 조성에 나온 광장 아닙니까. 국민들에 의해 등 떠밀려서 나온 측면이 강하다고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뭔가 순순히 풀렸더라면 장외로 나오진 않았을 테니까요. 16일 3자 회동 잘해주길 바랍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말려들면 국민이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정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