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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채동욱 검찰 총장에게 혼외 자녀가 있다'라며 조선일보가 확정지어 크게 보도했다. 단순한 의혹 제기 차원이 아닌 그야말로 사실로 단정된 내용을 지면에 그대로 할애했다.
보도를 접하는 이들은 그에 대한 진의 파악과 함께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아스런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간 조선일보는 거짓말 제조기로 인구 사이에서 오명을 떨치고 있는 까닭에서다. 아울러 그것은 지극히 사적 영역에 해당되는 일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어떤 강제적 수단 또한 아닌 것으로 파악되기에 더욱 의구심만 깊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조선일보의 허위 날조된 악의를 읽는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채 총장이 "유전자 검사라도 하겠다"라는 발언을 통해 극적 반전을 이루게 된다. 그와 함께 그가 국정원의 부정선거 개입을 강단 있게 처리하고 있다라는 점에 초점이 모아졌다. 당연히 모든 의혹의 시선이 자연스레 국정원으로 옮겨 갔다.
그리고 곧장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조선일보가 확정해 지목했던 상대 여성이 모 언론사에 자필 편지를 써서 등기 우편으로 보내왔다. '조선일보의 보도가 사실과는 다른 거짓된 것'임을 밝혀 온 것이다. 물론 저간의 사정도 함께 곁들었다. 그와 무섭게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가 사뭇 변한다. 채 총장에게 단정적으로 덧씌웠던 종전의 기사 내용이, 그 이후엔 의혹이란 꼬리표를 달게 된 것이다.
이런 정도면 언론이 아니라 거의 공갈범 수준이라 할만하다. 권력에 맹종하거나 또는 빌붙어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협잡꾼에 불과하다. 국정원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거짓 정보를 그대로 받아 적는 찌라시 수준을 유감 없이 보여준 셈에 다름 아니다.
거기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국정원의 국기문란에 해당되는 부정선거 개입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어떻게든 무력화시켜 보겠다는 간악한 술책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질서를 파괴하겠다는 파렴치한 발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인구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는 말이 있다. "조선일보가 언론이면 우리집 두루마리 화장지가 팔만대장경이다"라는 비아냥이 그것이다. 조선일보가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