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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 서거 4주기를 맞아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그 분을 존경하고 추모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 저는 오늘 김대중대통령 추모강연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김대중대통령을 1969년 3선 개헌반대투쟁 때 처음 만나서 서거하실 때까지 만 40년 동안 지근거리에서 함께 했습니다. 교수로서 정책자문 역할을 하고, 국민의 정부에서는 5년간 민정수서비서관,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장관 등을 역임했고, 대통령 퇴임 후에는 김대중대통령이 1994년에 설립한 아태민주지도자회의 이사장, 김대중평화센터 이사, 김대중도서관 후원회 상임이사, 김대중도서관 관장의 책임을 맡으면서 그분을 도왔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김대중대통령의 내면세계까지 알 수 있게 되어 누구보다도 그분의 진면목을 잘 아는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이 추모강연을 준비하기위해 다시 그분의 자서전과 책과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보다 더 많은 내용을 알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김대중대통령은 우리민족 역사에서 다시 만나기 어려운 참으로 위대한 성인정치지도자라는 생각을 깊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강연을 단지 김대중대통령을 그리워하고 추앙하는 주관적 마음으로만 준비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용비어천가 식의 추모강연을 하게 되면 도리어 자신의 생애에 대한 평가를 사후에 역사와 국민에게 맡긴 그 분의 높고 깊은 뜻에 반하는 것이고, 또한 김대중대통령의 진실된 모습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실들에 근거해서 이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4년 전 2009년 8월 18일, 김대중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국내외에 알려지자 애도의 조문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각계 지도자들로부터 전해 왔습니다. 미국,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일본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전 현직 대통령과 수상 및 유력한 정치지도자들, 그리고 이들 나라의 주요 대학총장 및 교수들, 또한 세계 각국의 주한 대사들을 포함한 300여명의 인사들이 애도와 위로의 전문을 보내왔습니다. 국장(國葬) 때는 외국의 정상들과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고, 북한의 김정일국방위원장도 조문사절단을 보내고, 애도의 조문을 이희호여사에게 예를 갖추어 정중히 전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리희호녀사와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애석하게 서거하였지만 그가 민족의 화해와 통일념원을 실현하기 위한 길에 남긴 공적은 민족과 함께 길이 전해지게 될 것입니다.”라고 조문 했습니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대중대통령은 남한을 심각한 경제위기에서 건져내고, 한반도에 평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전지국적인 인권 신장에 기여하여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용기 있고 희망찬 지도자였습니다. 남북한의 관계 개선을 위해 그와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도 매우 명예로운 경험입니다. 그의 햇볕정책은 한국전쟁 이후 그 어느 때 보다도 평화가 지속되리라는 희망을 주었습니다. 아내 힐러리와 나는 우리의 좋은 친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기도가 그의 가족과 한국 국민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애도의 마음을 전해 왔습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같은 마음의 조문을 했습니다.
독일의 리하르트 폰 바이제커 전 대통령은 “김대중대통령의 용기,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사랑은 우리 모두를 위한 본보기였습니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달성하는데 바친 그의 탁월한 헌신에 우리 모두가 함께 할 것입니다.”라고 조문 했습니다.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은 “김대중대통령은 중국의 오랜 친구입니다. 장기간에 걸쳐 중한관계를 발전시킨 중요한 공헌을 했습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은 김대중대통령의 기여를 잊을 수 없습니다. 김대중대통령은 생전에 남북화해를 적극 추진했습니다. 동북아 평화와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중국은 이런 노력을 높이 평가합니다.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강택민 전 주석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나의 오랜 벗입니다” 라고 말하면서 같은 의미의 애도문을 보내 왔습니다.
일본의 아소 다로총리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후투다 야스오, 나카소네 야스히로, 모리 요시로 전 총리들도 ‘김대중대통령은 일본대중문화를 개방하고, 일한 미래 파트너십 공동선언 등을 통해 일한관계를 발전시켜 일본인의 존경을 받았고, 화해와 협력의 태양정책(햇볕정책)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한 훌륭한 정치지도자입니다. 김대중대통령 재임 시에 일한관계가 제일 좋았습니다. 진심어린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라는 애도의 조문을 전해왔습니다.
사무엘 코비아 WCC(세계교회협의회)총무는 “김대중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옹호자였고, 70-80년대 한국독재정권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더 큰 정치적 자유를 위해 불굴의 의지로 투쟁하면서 분명한 비전과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김대중대통령은 한국이 완전한 민주국가로 탈바꿈하기까지 한국의 민주화운동의 활성화와 촉매역할을 했습니다. 김대중대통령은 북한을 포용하는 햇볕정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 햇볕정책으로 통일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활동은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민주화와 남북화해를 위한 지칠 줄 모르는 노력과 굳건한 의지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오래도록 기억할 것입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 (마태 5장 9절)는 성경말씀으로 하나님의 위로를 전합니다.”고 조문했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애도의 전문을 통해 ‘용서와 화해, 평화의 큰 지도자 토마스’를 축성했습니다.
이러한 조문들을 통해 드러나듯이 김대중대통령은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용기 있는 정치지도자, 용서와 화해를 실천한 성자로 존경받았고, 특히 아시아 최고 지도자로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2000년 대통령 재임 시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여 금세기 위대한 정치지도자로 높이 평가 받았습니다.
미국의 뉴스위크지는 김대중대통령 서거 당시 특집으로 김대중대통령을 ‘나라를 변화시킨 11인의 트랜스포머’로 선정하면서 세 가지 업적을 소개했습니다. 민주주의를 이룩하여 정권교체를 했고, 아시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고, 화해 협력의 햇볕정책으로 남북 간에 평화를 이룩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뉴스위크지는 김대중대통령을 ‘인류에게 영원히 기억될 명사 36명의 한사람’으로 선정했습니다. 뉴스위크지의 이런 평가들은 세계역사에 기록되어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이렇게 김대중대통령은 해외에서는 세계적인 ‘성인정치지도자’(聖人政治指導者)로 존경과 추앙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군사독재정권과 보수세력의 조작에 의해 ‘빨갱이, 거짓말쟁이’ 등의 부정한 이미지가 낙인이 되어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김대중대통령 서거 이후 국민들 사이에서 점점 더 김대중대통령의 진가가 인정되고, 특히 최근에는 보수진영에서도 김대중대통령을 철학이 있는 정치지도자로 인정하고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대중대통령은 생전에 “무엇이 되려고 하는 것보다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나에 대한 평가는 사후에 국민과 역사 앞에 맡긴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서전도 사후에 출간하도록 했습니다. 성직자나 학자도 자신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겸허하고 당당하게 말하기 어려운데, 정치인이 국민과 역사 앞에 자신의 삶을 이렇게 진솔하게 말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김대중대통령은 세계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참으로 위대한 정치인이며, 우리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훌륭한 정치지도자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중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행동하는 양심”이란 책에서 자신의 일생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내 일생이 고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