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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프로젝트라는 다큐 영화가 상영중단됐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이미 법원에서도 합법적으로 상영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는데, 보수단체와 군 관계자들이 계속해서 '난리'를 쳤겠지요. 그리고 또 하나 갑갑한 뉴스는 누군가가 김조광수 감독의 동성 결혼식에 들어와 오물을 투척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국가의 입맛에 맞지 않는 영화를 영화관에서 거의 알아서 내리는 수준의 사회, 그리고 소수자의 인권이 저렇게 무시되고, 사회의 통념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남의 소중한 행사에 와서 누군가가 이런 테러를 가할 수 있는 사회, 이것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분명히 극우화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명박 시대 이후의 가장 큰 사회적 후퇴는 바로 우경화, 그것도 극우화입니다. 사회적 약자들과 소수에 대한 탄압이 당연시되고 이른바 '안보'를 빌미로 한 국가주의의 도그마가 사회가 가져야 할 마땅한 다양성을 짓뭉개 버리고, 사회를 획일화시키려 획책할 때 여기서 입는 가장 큰 피해는 사회에서 자라날 수 있는 창조성이 말살되고 인권의 개념 같은 것은 국가주의 도그마 앞에서 무시되는 것이 당연시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런 도그마는 그 사회 안에서 유린하고 짓밟아야 할 대상을 찾아 가학성을 드러냅니다. 이명박 등장 이후 더욱 강화되는 지역주의, 그리고 일베의 준동에서 드러나는 여성과 어린이, 소수 인종에 대한 편견과 증오는 바로 이런 사회현상의 반영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의 극우가 더욱 그 질이 좋지 않은 것은, 이른바 '우파'들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민족 개념조차도 상실한, 변태적 도그마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친일'이라는 매우 기형적인 형태로 나타납니다.
교학사 교과서 문제에서 드러나듯, 우편향이면서도 민족정서에 반대되는 이상한 형태의 극우주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마땅히 지켜져야 할 규범들은 무시하면서 그들 집단에서 떨어져 있는 모두를 폭력적으로 배제함으로서 사회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은 시민들이 상식을 찾아 제자리에 세우는 것만이 이같은 극우의 준동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촛불을 든 깨어있는 시민들의 연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