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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갔던 백로와 왜가리가 돌아와 둥지에 까 놓은 새끼들을 먹이려 한창 벼들이 뿌리를 내리던 수렁논과 봇도랑,방죽을 오가며 미꾸라지,버들치,우렁,물뱀을 물어 나른다.
그 아래 논배미에 숨어있던 뜸북이 노래하고 언덕배기 풀밭에 농삿일 끝낸 황소가 느긋하게 풀을 뜯던 그때 그 시절 지리산 두메산골 초여름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여름이 막을 내려가는 2013년 그려보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목가적인 낭만이 가득 넘쳤던 그 시절 그여름의 풍경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사나운 빗줄기에 울퉁불퉁 곰보가 된 자갈밭 신작로 길을 흙먼지 매달고 덜컹대며 달리던 시골버스는 삼복염천의 무법자였다.
포플러 가로수 수액을 먹거리 삼은 왕매미들이 목청껏 쏟아낸 울음잔치는 녹음 우거진 산천을 뒤흔드는 환상의 오케스트라였다.
조상들의 손때를 거름삼아 장수를 누리는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팽나무,물푸레 나무 그늘아래 마을 피서지에 멍석깔고 앉아 부채질로 더위를 쫒으며 장군멍군을 주고 받던 삼베바지 차림의 마을 어르신들은 신선이 따로 없었다.
복날 복달임 신세를 운수좋게 피한 뒷집 멍멍이,앞집 멍멍이가 끓고 있는 개장국 솥단지 옆에 엎어져 군침을 흘리는 생사의 아이러니는 들 뜬 복날의 선택받지 못한 개팔자의 영광이었다.
낡은 런닝구,양측으로 두 줄기 하얀 선을 덧붙인 운동회 전용 검은 천 나일론 반바지에 검정 고무신 차림으로 등에 책보를 둘러메고 십리길 산길을 오가며 산딸기 입에 물고 방죽에 뛰어 들어 거머리와 물장구치던 아이들...
남편은 밀짚모자를 방패삼아 뜨거운 태양과 싸우며 품앗이꾼들과 호미로 논바닥 뒤집어 김을 매는 사이 아내는 뽕잎 망태 풀어 누에 밥 먹이던 그 시절 여름날의 추억이 눈가를 적신다.
비록 배 고프고 힘들었던 그 시절이었지만 이처럼 그리움이 부쩍 용솟음치는건 아름다운 풍경과 목가적인 낭만,있는것 없는것 서로 나누어 살던 그 놈의 알곰살곰 인정머리를 잊지 못한 때문만은 아니다.
세상이 너무 하수상한게 죄다.점점 사람사는 모습을 잃어가는 무정하고 비정한 탐욕적인 인간 군상들이 만들어 놓은 출구없는 민생지옥이 첫째요.
시대와 민심에 역행하는 반민주,반평화,반민족 사이비 보수 친일 연합세력의 유신왕조 부활을 노린 패권공학적 정국 뒤집기,짜고치는 민심조작,반국가적 반역적 패권놀음이 다음이요.
이러한 거대한 패권적 권력의 초법적 폭압을 무너 뜨리고 이땅에 다시금 민주평화의 깃발을 꽂을 창과 방패가 되지 못하는 나약함이 부끄러워서다.
그렇다고 환상 속 그 시절 그 여름으로 사라지는건 비겁한 패배주의라는 양심이 마음의 발목을 잡는다.
그렇다.내가 우리가 있어야 하고 가야할 곳은 민주,평화,민족을 유신왕조 부활의 블랙홀로 빨아 들이는 박근혜정권의 폭압으로 유린된 무서운 여름의 패권 전장터다.
필사즉생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싸우고 또 싸워야 한다.민주,국가 반역집단인 사이비 보수 패권집단의 최후를 민주평화민족의 제단에 바쳐 이땅을 민주평화가 꽃피는 통일 대동 세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당연하지만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 낸 한알의 밀알이라는 자긍심을 안고 그 시절 그 여름으로 돌아 가는게 진정 멋진 인생이리라. 우리 모두 멋지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