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능적 성적욕구앞에 무너진 육사 기강
요즈음 육군사관 학교가 아름답지 못한 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다. 국민여론이 심상찮다.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할 정도다. 정녕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육사는 웨스트 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에 필적하는 호국간성의 요람을 자처한다. 그러한 자존감 때문인지 육사출신들은 학군,3사,학사,기술사관 등 타 출신 장교들을 일반장교라 지칭하며 자신들과 차별화 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즈음 연이어 터지고 있는 생도들의 군기문란 기강해이 사고는 육군사관학교의 정체성을 의심케 만든다. 과연 국가 안보의 주역 육군의 기간인 정예 장교를 양성하는 산실로 떳떳하냐는 국민적 질타에 할 말이 없게 됐다.
국토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신성하고 중차대한 국가안보의 선봉에 걸맞는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긍지와 명예심으로 무장한 충용스런 육군장교를 지향할 사관생도가 주색잡기의 달인인 카사노바 색관생도(色官生徒)의 길을 걷는다면 국가적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성적욕구는 생식기능을 가진 인간의 본능이다. 옛날 궁중의 내시처럼 인위적으로 생식기능을 제거하여 고자를 만들지 않는한 성적본능을 자유자재로 제어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십년간 면벽참선 수행으로 득도의 경지에 올랐던 대화상 지족선사도 황진이의 유혹앞에 도로아미타불의 주인공으로 전락한 사실이 웅변으로 증명한다.
강철같은 의지와 이성적 통제력으로 마음,감정,욕구,본능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는 인간 초월적 존재인 4차원적 성인외에는 본능적 욕구앞에 자유로운 인간은 거의 없다.
하물며 인간으로서 생식기능이 최고로 왕성한 혈기방장한 20대 청년이 성적 본능을 효과적으로 통제 한다는건 희망사항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인격완성의 극치인 성인,성현의 경지와 거리가 먼 범인이 가질 수 밖에 없는 본능적 한계에 비추어 보면 이제 겨우 지성인의 길을 걷고 있는 육사 생도 가운데 몇몇 생도가 생도자치규정,규율을 위반한 군기문란 사건을 저지른 것이라는 이해심이 생길 수도 있을법하다.
이러한 기강해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언론과 여론은 비판일색이다.잘못에 대한 충정어린 비판은 당연하지만 일부 생도의 일탈을 무조건 비판만 하는게 적절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4학년 생도가 교내 행사 기간 술에 취해 생활관에서 후배 여생도를 성폭행하고 휴가를 이용 8월5~12일까지 태국 참전용사촌으로 봉사활동 나간 3학년 생도 9명이 단체로 숙소지역을 이탈 유흥업소를 찾아 욕구를 해소한 일련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욕구해소에 굶주린 젊은이의 일그러진 초상으로 넘겨 버릴수도 있을 것이다.8월22일 미성년자 여중생 성매수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4학년 생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감독 시험 도중 부정행위를 할 경우 최저양심 기준을 위반한 행위로 간주되어 무조건 퇴학처분을 받는 엄격한 생도자치규정 못지않게 금주,금연,금혼의 3금제를 적용할 정도로 육사의 엄정한 생도 기강은 유명하다.
그러나 시대변화에 맞추어 훈육관 보고후 음주,사복차림 영외 음주 허용으로 금주규정이 완화되고 금혼규정 역시 1학년 생도를 제외한 상호이성 교제를 허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이러한 생도 자치규정의 완화선상에서 성적 기강해이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에 연이어 발행한 육사 성적 기강해이 사건은 인간이 성적 본능 욕구차원에서도 그렇지만 지식층,사회지도층,성직자,대학가 심지어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사회각계 각층,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사회적 현상의 일부라는 점에서 육사만의 특이한 부도덕한 행위라고 지탄할 수 만은 없을 것이다.
3사관,학군,해사,공사는 생도기강에 문제가 없는데 왜 육사만 그럴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것은 장차 국가안보의 최정예 간성으로서 중책을 수행할 사관생도로서 가장 엄정한 군기를 유지해야 하는게 지극히 마땅하다는 보편적 상식과 믿음을 깨뜨렸다는 배신감 때문이다.
육사동문과 관계자 일부에서 음주허용 등 생도규정 완화와 지나친 성적욕구 통제를 원인으로 들고 있지만 설득력이 없다. 장교 양성기관은 육사만 있는게 아니다. 육군에만 해도 3사관학교,학군,기술사관,학사장교 등 다양하다.
그러나 육사를 제외한 다른 육군 장교 양성기관에서는 성폭행,성매매,무단 숙소이탈 유흥업소 출입 등 국제신사 이미지에 먹칠하는 기강해이,군기문란 사고는 없었다. 육사와 같은 4년제 정규사관학교인 공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에서도 육사와 같은 부끄러운 생도 일탈 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장교 양성기관은 엄정한 군기, 생도기강이 유지되고 있는데 왜 유독 육사에서만 불미스럽고 치욕적인 군기 문란 사고가 불과 3개월 사이에 세 차례나 발생한 것일까?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박근혜 정권 중용 육사 장군정치에서 비롯된 오만함의 산물이다.
육사출신은 박정희,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 시절 전성기를 누리다 김영삼 정권의 하나회 숙청을 고비로 권력 뒷면으로 밀려났다. 김대중, 노무현 민주정부 10년동안 군 본연의 위치로 돌아갔다가 이명박 보수정권 집권과 함께 구사한 대북 강경 대결정책에 힘입어 다시금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청와대 안보실장,경호실장,국정원장,국방장관을 육사출신 대장들로 채워지면서 완전 부활하였다. 특히 김장수 안보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이 개성공단,국정원 사태 등 안보, 국내 정치문제에 실권을 행사하는 소위 육사육군 대장 출신 장군정치가 박근혜 정부 국정을 주도하면서 육사출신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듯 했다.
더구나 육사출신은 임관장교 숫자가 학군 4000여명,3사관 500여명의 15분의 1에 불과한 300여명 임에도 2012년의 대령,장군 진급자 숫자를 보면 대령의 경우 육사출신이 145명으로 71%를 독식했다.이에 반해 학군과 3사관 출신은 각각 32명,28명이 대령으로 진급했을 뿐이다. 준장 진급 또한 육사45명(79%)인데 반해 일반출신(학군,3사관 등)은 21%인 10여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진급과 보직을 육사출신이 독식하는데서 오는 특권의식에 정권의 총애에 따른 오만방자함에서 나온 소위 자신들 외에는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안하무인,무소불위 행태가 육사생도에게까지 나타난 것이다.
육사개교 65년 역사에 유례가 없는 세 건의 기강해이 사건이 박근혜 정권 출범후인 5월 22일부터 8월 22일 3개월 사이에 집중 발생한 것은 육사출신을 정권의 지렛대로 삼아 장군정치라는 국정시스템을 만든 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책임이 있음을 부인 할 수 없다.
둘째, 왜곡된 화랑도 정신의 본색이 드러난 때문이다.
육사는 캠퍼스를 ‘화랑대’라고 명명하고 있다. 화랑도는 신라 진평왕 때 화랑 귀산(貴山)과 추항이 일생을 두고 경계할 금언을 청하자 원광국사(圓光國師)가 事君以忠(사군이충) 事親以孝(사친이효) 交友以信(교우이신) 臨戰無退(임전무퇴) 殺生有擇(살생유택)으로 된세속오계(世俗五戒)를 준게 기본 정신이 되어 신라가 삼국통일의 기초를 이루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화랑도 정신으로 신라삼국 통일의 주역으로 활약한 화랑의 후예를 자처한 것이나 웅대무비한 미래지향적 대한민국을 추구해야 하는 점에서 볼 때 고구려를 당에 바친 신라 패권 위주 신라통일의 주역 화랑의 후예를 내세우는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화랑도의 실체가 나라에 대한 충성, 애국 이상으로 왕족출신인 화랑이 대표인 풍월주를 독식하고 6두품등 일반자제로 구성된 낭두, 낭도 출신들을 지배하는 화랑 패권 체제인데다 낭두 출신 딸들이 화랑대표 풍월주 등 왕족출신들에게 몸을 바치는 등 문란한 성생활을 하였다는 점에서 볼때 요즈음 육사출신들이 진급,보직,독식패권,육사생도의 성적문란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