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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서거하신지 4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서울의 국립 현충원 묘소로부터 제주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에서 추도식이 열리고 많은 국민들이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했습니다.
저는 중학생 때부터 제 지역 국회의원이던 김대통령님을 따라다니며 그 분과 같은 정치인이 되겠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또한 김대통령님의 부름을 받고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대통령님이 가신지 4년이 지났지만 날이 갈수록 대통령님이 그리워지고 그 분의 위대한 리더십을 더욱 찬탄하게 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그 어느 정치인보다 굳은 용기와 신념을 가지셨습니다. 다섯 번의 죽을 고비와 6년 동안의 투옥과 망명에도 민주주의, 인권, 평화통일의 꿈을 놓지 않으시고 군사독재의 위협에 조금도 굴하지 않으셨습니다.
역사의 발전에 대해 깊은 혜안을 지닌 지도자셨습니다. 저는 김대통령께서 1980년 전두환 쿠데타 세력이 조작한 군사재판에서 내란혐의로 사형을 구형 받은 직후 하신 최후진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장은 전두환 장군이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는 암울한 상황이지만, 나는 앞으로 10년을 바라 볼 때, 한국 민주주의의 앞날은 밝다고 확신한다.”
무엇보다 우리 역사상 뚜렷한 국가비전과 탁월한 개혁정책을 갖춘 전무후무한 정치인이셨습니다. 대중경제론, 3단계통일론, 생산적 복지 등 수많은 빛나는 정책을 만드셨습니다. 42년 전 이미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고 적게 버는 사람은 적게 내는 조세혁명을 단행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게다가 김대통령께서는 반대파도 끌어안고 소통하는 포용의 리더십과 늘 국민의 반 발짝 앞에서 함께 가는 민주적 리더십을 보여주셨습니다.
요즘 국민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민생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에서 보듯이 민주주의마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치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으며 개혁정치세력은 부진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때 김대중 대통령이 계시다면 국민과 개혁정치세력과 함께 단호하게 해결해 주실 텐데.. 하는 아쉬움이 쌓입니다.
김대중 리더십을 이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모두 힘을 모아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 제2의 김대중을 키웁시다!
<천정배:전 법무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