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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권력의 기만성이 켜켜히 묻어나는 거기, 상식을 갖춘 온전한 국민으로 살아가기가 적잖이 두렵게 느껴지는 시대다. 보수의 탈을 쓰고 극단적 퇴행성을 보이는 새누리당의 적잖은 의원들을 비롯해, 사정 기관 수뇌부들의 입을 통해 쏟아지는 언사는 사실상 대국민 협박에 다름 아니다.
기실 그들이 주구장창 입에 걸고 떠드는 종북 타령은, 그들에게 드리워진 친일 매국의 뿌리를 가리기 위함이요, 아울러 그들에 의해 자행됐던 혹독한 살인의 또 다른 치장에 다름 아니다. 그곳에 다시금 포획 당한 다수 국민의 마음에는 깊은 절망과 한숨으로 작동되는 기막힌 나날을 견디고 있다.
죄악됨이 무성히 지배되는 현실 앞에, 꽃잎과도 같은 백의의 붉은 눈물이 흐느껴 떨고 있다. 거기 응어리져 솟구치는 새로운 힘이 다시금 용출된다. 밟아도 밟아도 다시금 해를 향해 일어서는 저 들풀과 같이, 양심과 진실에 기반한 생명의 끈질긴 서원은 결코 포기하거나 지칠 줄을 모른다.
거듭 새누리당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다. 보수의 탈을 쓰고서, 국가 체제의 기본 골격이 되고 있는 민주주의를 뒤흔들고, 또 파괴를 일삼는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복무하는가? 스스로가 엄중한 물음 앞에 설 수 있어야 한다.
영남 지역을 등에 업고, 무지막지하게 전횡을 일삼는 그들을 통해, 우리 안에 깃든 적의가 거칠게 꿈틀거림을 느낀다. 그대들은 과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인가? 아니면 영남 지역과 소수 특권 세력만을 위한 국회의원인가? 이에 대해 충실히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 앞에 두렵고 떨리는 자세로 말이다.
권력은 결코 항구적이지 않다. 그러나 역사의 긴 페이지에 자신의 행적은 고스란히 담긴다. 그리고 우리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를 일컬어 금수와 같다고 한다. 작금의 정국 추이를 지켜보는 국민적 자존감에 큰 멍이 들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어쩌면 극한의 환멸과 함께 치를 떨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jst01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