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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옥 이집트 유혈참극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지옥도 이런 지옥이 없다.인간이 인간을 그것도 동족이 동족을 무자비하게 살육하는 말 그대로 인간 생지옥이다.이른바 이집트 동족 상잔이 지구촌을 강타하였다.
재스민 혁명으로 닻을 올린 '아랍의 봄'이 '아랍의 지옥'으로 변한 이집트 산하는 낭자한 유혈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비린내가 아직도 진동하고 있다.
쿠데타로 무르시정권을 전복시킨 이집트 군부는 지난 14일 군부퇴진을 요구하는 무슬림 형제단 등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지지 시위대 무력 진압에 나섰다.
군부는 이날 친 무르시 시위대가 진을 치고 있던 카이로의 라비아 아다위야 광장 캠프를 비롯 캠프 세곳을 장갑차와 불도저 등을 앞세워 무자비한 유혈 진압작전을 벌였다.
돌멩이와 각목으로 저항하는 비무장 시위대에게 소총과 기관총을 난사하고 불도저로 캠프를 짓밟는 무자비한 공세앞에 사상자가 속출하였고 주변일대는 피가 낭자하였다.
이집트 정부는 이날 시위진압 과정에서 638명이 숨지고 42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슬림 형제단은 2600여명이 사망하고 1만여명이 부상당했다고 주장했다.
양측간 사상자 숫자가 큰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영국 BBC방송은 정부측 집계 숫자가 적은것은 병원에 안치된 시신만 인정한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이집트 군부는 사망자 숫자를 줄이기 위해 시신들이 대거 안치된 카이로 라바광장에 위치한 야전병원에 불을 질러 시신을 전소시키는 끔찍한 만행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군부와 시위대간 유혈충돌로 빚어진 살육전은 16일에도 이어졌다. 군부의 대량학살에 항거하기 위해 무슬림형제단과 무르시 지지자들이 ‘분노의 금요일’로 정한 16일 정오,금요기도회를 마친 친 무함마르 무르시 시위대 수만명이 카이로 도심 ‘람세스’광장으로 집결하였다.
이들 시위대는 “너희에게 무기가 있지만 우리에겐 알라가 있다"고 외치며 군부통치 타도를 외쳤다. 시위가 예고된 전날 국영TV를 통해 불법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군부와 경찰은 시위가 시작되자 최루탄을 발사하고 총격을 가했다. 헬기에서 기총소사를 가하기도 했다.
이집트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유혈충돌로 ’분노의 금요일‘이 ’피의 금요일‘로 변하면서 이날만해도 29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다음날인 17일에는 쇠파이프를 든 세속주의파 수백여명과 군경이 유혈진압에 밀린 시위대 700여명이 피신한 카이로 시내 알파타 모스크를 포위 공격하여 385명을 체포하였다.농성장 해산과정에서도 17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뉴스 이집트>는 19일 14일부터 17일까지 유혈충돌 과정에서 총 129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원리주의 무슬림 형제단 붕괴 세속주의 군부 승리
나흘동안에 걸친 유혈진압작전을 마무리한 군부는 20일 무슬림형제단의 최고 정신적 지도자인 무함마드 바디에(70)의장을 체포하고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벌여 무슬림형제단 1천여명을 구속하였다.
이어 과도정부는 이미 구속된 무슬림형제단의 실세인 카이라트 샤테르 부의장 등 지도부에 대한 재판을 25일 열 계획으로 있어 무슬림 형제단은 사실상 궤멸상태에 이르른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의 무자비한 무력진압으로 사실상 저항의지를 상실한 친 무르시 시위대는 이집트 기독교인 콥트교에 대해 분풀이 공격을 가해 교회 40여곳과 교인주택 23채가 약탈당하고 교인 2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지도부와 조직이 붕괴상태에 빠질만큼 치명적 타격을 입어 저항은 강도가 약화될 수 밖에 없다.따라서 비폭력 투쟁을 무장투쟁으로 전환한다 해도 군부실세 압델파타 옐시시(58)국방장관에 대한 국민 지지가 94%에 이르는등 국민 지지를 받는 군부와 세속주의파가 사태를 장악한 이상 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무르시 정권을 축출한 군부쿠데타의 반발한 무슬림 형제단등 친무르시 시위대를 유혈진압한 강경조치에 유럽 각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강도 높은 제재조치를 강구하는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이집트 유혈극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지지 양분
메르켈 독일 총리는 16일 프랑스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협의를 가진 후 이집트와 관계를 재고하겠다는 강경성명을 냈다.덴마크와 노르웨이 정부는 지원금 중단과 군수물자 수출허가 전면 동결조치를 취했다. 프랑스와 영국은 자국 주재 이집트 대사를 불러 이집트 과도정부의 유혈진압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미국 조야도 오바마 정부의 적극 대응을 요구하고 있지만 막상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휴가지에서 이집트 군사정부의 강경 시위진압을 규탄하고 9월로 예정된 미국과 이집트의 합동 군사훈련을 취소한다는 특별성명을 발표하는 선에서 멈추었다.
1976년 이집트-이스라엘 평화협정 체결이후 매년 제공해 오고 있는 13억달러의 군사원조와 2억 5000만달러의 경제원조 중단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미국의 중동 전략상 이집트가 차지하고 있는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미국 국익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적 이유 때문에 무르시를 축출한 군부 쿠데타도 오바마 대통령이 용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군부가 강경대응 자세를 바꿀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오바마의 성명에 대해 이집트 군부는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으로 불법 폭력집단을 두둔해 사회 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집트 국내 세속주의 지지층과 언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데다 아랍의 봄을 타고 세력을 확장한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의 영향력 팽창을 우려한 이스라엘의 긴밀한 협조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왕정국가들이 약속한 8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지원이 이집트 군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민주주의 수호 민중항쟁과 이집트의 패권욕 전쟁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권력욕이 빚은 광주학살극을 겪은 우리로서는 이집트 유혈사태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그러나 광주민중항쟁과 이집트 유혈충돌의 성격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광주민중항쟁은 신군부 세력의 초법적 탈법적,반민주 정권 강탈극에 항거한 민주주의 수호 민중항쟁인데 반해 이집트 군부와 무르시 시위대 유혈충돌은 권력욕이라는 동일한 정치적 이유가 참극을 낳았다는 점이다.
아랍의 봄을 타고 30년 장기 철권통치 무바라크 정권을 무너뜨리고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집권한 무함마르 무르시 대통령도 국민의 요구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민주화 혁명을 촉발한 민주주의 신장,부패척결,경제개혁 대신 무슬림 형제단의 지원을 등에 업고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헌법개정을 추진하는 등 신독재 정치를 펼쳐 파라오 등장이라는 비판을 촉발,민심을 잃었다.이와같은 반민주 반민심적 패권통치는 급기야 세속주의 진영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편승한 군부쿠데타를 자초하였다.
군부 또한 세속주의 진영의 요구에 동조하는 방식으로 쿠데타를 감행 정권을 장악하였다.군부 실세 옐시시 국방장관이 유혈진압후 1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집트를 통치하는 것보다 국민의 의지를 지키는 것이 명예로운 일이라고 군과 나 자신에게 다짐하고 있다"면서 군은 통치에 뜻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조기 민정이양을 약속하고 있어 군복을 벗고 대선에 출마할 경우 군부정권 탄생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집트 유혈사태는 군부, 세속주의 진영,무슬림형제단 중심의 이슬람 원리주의 진영 모두 민주주의로 포장한 권력욕을 버리지 않는한 이집트의 비극은 미래진행형으로 계속 될 것이다.
세속주의,원리주의,군부 모두 권력욕을 버려야
비록 군부의 강력한 무력진압으로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