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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북한 보위부에 탈북자 정보를 넘겨줬다는 혐의를 받고 체포됐던 북한 출신 중국화교 유 모씨가 결국 석방됐습니다. 유씨의 이야기는 얼마전 뉴스타파에 그와 그의 누이,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가 방송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고, 결국 그것이 유씨 석방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을 것입니다.
국가정보원, 즉 그 출발점이었던 중앙정보부와 그 뒤를 이은 국가안전기획부와 현재의 국정원이 지금까지 민주정부 10년간을 제외하고 그 존재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되새겨본다면, 아니, 그들이 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지만 본다고 해도, 이들이 원래의 본연의 임무라는 것이 있기나 했었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간첩을 잡지 못하는 대신, 간첩을 만들어 놓고 잡은 척은 잘 했죠. 언제나.
정보기구의 목적은 '국가의 안전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국가'라는 단어가 '정권'으로 바뀔 경우, 집권자들의 욕심에 따라 활용되는 정보부는 늘 본연의 업무와는 상관없는 곳에서 권력을 쥔 자들의 뜻에 따라서만 움직이게 되고, 그러니 당연히 본연의 업무에 투여해야 할 에너지는 분산되고 정작 프로가 되어야 할 부문에서는 바보가 되고 맙니다.
이른바 우리가 '국정원 뻘짓'으로 기억하는 것만 해도 얼마나 창피한 것들이 많습니까? 인도네시아 협상단의 노트북 컴퓨터를 훔치려다가 그걸 걸리지 않나, 미행하다가 걸리질 않나...
그리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삼권분립 정신의 훼손... 대선 때 특정 후보, 그러니까 박근혜를 유리하게 하고 문재인을 훼방하는 댓글을 달다가 그것조차도 걸리는 유치성. 그리고 그 사실을 물타기하기 위해 정치권과 짜고 벌이는 온갖 물타기...
이건 국가의 위신을 확립하고 국가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야 할 기관이 국가를 욕보이는 데 가장 앞서 있는 꼴이니, 어찌 개혁으로 꼴이 잡히겠습니까? 그래서 국정원 폐지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지요.
이미 국정원이 지금 하고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면 경찰이든 검찰이든 어느 기관에서도 다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심지어는 정부 각 공관 부처 수준에서 움직이는 정보기관보다도 지금 국정원보다는 나을텐데.
무엇보다, 지금의 국정원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쿠데타 수준의 짓을 저지르는 데 가장 깊게 개입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기관을 없애라는 요구는 그래서 당연한 겁니다. 국가의 근본 질서를 흔들었으면 그게 반역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그 수장을 참형해도 모자랄 일인데. 그 배후는 더욱 말할 것도 없고.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