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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의 예후가 매우 부정적으로 여겨집니다. 국정원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임하는 증인들의 답변 태도가 그야말로 안하무인입니다. 아니, 사특하고 간악합니다. 다수 국민의 가슴에 공분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가 결코 아닙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근간이 무너진 데 따른 국민적 저항이며 분노입니다. 그런데 더욱 가증스럽게 여겨지는 것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우롱하고 능멸하는 증인들의 파렴치한 작태입니다.
국정원 사태의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진보와 보수가 나뉠 상황도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국가에 대한 충심과 국민의 주권재민에 관한 것입니다. 이러한 기본 질서가 참담히 무너진 데 따른 절망이며 호곡인 것입니다.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를 지시 또는 모의했거나 은폐했던 관련자에 대한 처벌은 절대 물러 설 수 없는 양심의 소리입니다. 아울러 배후 인물도 밝혀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정원의 혁신적 개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대통령의 구국적 결단이 요구됩니다. 그래야 국정을 살필 수 있게 됩니다. 거기 민생을 위한 정치도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대통령도 곤혹스런 가운데 놓여 있겠지만, 그러나 국민된 입장은 더욱 어렵고 불편한 심경입니다.
썩어 문드러진 환부를 치유하지 않고서 어찌 내일을 논할 수 있겠는지요. 이대로 침묵한다고해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이는 오히려 국민을 기망하는 것이며, 아울러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처참한 결과를 초래케 될 개연성을 안고 있습니다.
거듭 강조합니다. 대통령도 그렇거니와 국민 또한 극심한 혼란과 아픔을 경험하게 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진행되는 상황은 자꾸만 이를 부추기고 있는 듯 합니다. 변란의 참혹함이 우리 모두에게 피의 귀결이 되지 않기만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정성태 : 시인 / 칼럼니스트(jst01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