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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이면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0년이 됩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반도에 봄은 오지 않았습니다. 남북한은 군비경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이후에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가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 위험하고 소모적인 한반도 냉전체제를 존속시켜서는 안 됩니다. ‘지속가능한 평화’가 실현되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반드시 구축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의 ‘민생’과 ‘복지’는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선진국 문턱에서 안타까운 좌절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한시바삐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해야 합니다.
첫째, 지난 3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폐기한 ‘남북 불가침합의’를 복원시켜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해 남북한 충돌 가능성이 높은 NLL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합니다.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포함한 남북한 실질 협력관계를 증진시켜나가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남북한이 냉전시대의 유산인 적대적 공존방식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합니다. 화해와 상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야 합니다. 남북한이 이미 합의했던 ‘7ㆍ4 공동성명’, ‘남북 기본합의서’, ‘6ㆍ15 공동선언’ 과 ‘9ㆍ19 공동성명’의 정신으로 되돌아가 실천해야 합니다.
셋째, 다음 단계로 주변강국들이 다자간안보협의체 등을 구성,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형식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달 미국과 중국이 G2 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양국관계’ 형성에 합의한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합니다.
넷째, 북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확실히 검증 가능한 핵 프로그램 폐기에 상응하여 단계적인 체제보장 조치를,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의 방식으로 취해나간다면 북핵문제는 분명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가 수립되면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창출됨으로써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한반도를 넘어서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되는 것입니다.
<천정배:전 법무부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