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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이 북한군 병력 25%인 30만을 감축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뉴스가 일본 아사히 TV를 통해 방송됐습니다. 동아일보에서는 우리 군은 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는 뉴스를 동시에 실었습니다. 그 진실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우리는 여기서 하나의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재래군 감축 소식은 우리 민족에겐 더 큰 위험의 불씨를 보여주는 일입니다. 그것은 북이 핵의 경량화 소형화를 통한 실전 배치를 완료했다는 이야기와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다음 날, 국내 뉴스엔 4대강이 사실은 대운하였다는, 아는 사람은 다 뻔하다고 알고 있었던 뉴스들이 실립니다. 그러면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귀국설도 나옵니다. 무언가 찾았다는 것이 보입니다. 그것이 '최고 통수권자의 자금'이라고 '판단'된다는 뉴스도 실립니다. 북에서는 진짜 핵폭탄이 실전 배치 완료된거고, 그리고 남쪽에서는 '핵폭탄급'의 뉴스들이 장전되어 폭발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시대의 아이러니 같은 걸 느낍니다.
이명박의 4대강 관련 소식이 어쨌든 언론사들에 실리고, 원세훈의 구속 뉴스가 나온것은 드디어 박근혜 정권이 자기들의 살길 찾기로서 이명박 털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는 신호탄으로도 보입니다. 김어준 총수가 가지고 들어올 뉴스가 이명박에 관련된 것이라면 분명히 시작할 것이고, 그것이 박근혜와 그녀의 아버지, 독재자 박정희의 숨겨진 자금 문제라면 이걸 감추기 위해서라도 뭔가 시작할 테니까요.
대한민국이 외교에서 헛발질하고, 대한민국의 안위를 책임져야 할 국정원이 본연의 임무를 하지 않고 정치와 함께 엮여 뻘짓을 할 동안, 북한은 충분한 시간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한국의 정치가 국정원의 '댓글'과 '공작'으로 시끄러울 동안, 저들은 웃으며 핵폭탄을 하나둘씩 제조해 실전 배치하고 자기들의 경제를 본격적으로 살려보겠다고 30만을 경공업 생산 부문으로 배치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습니다. 그것은 최근 중국의 대북 경제투자 확산과 일본의 대북 투자, 나아가 수교까지 하겠다는 일련의 경제적 움직임과도 관계가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도 북은 개성공단 문제를 다시 챙기기 시작하며 짐짓 여유를 부리고 있고, 우리는 여기에 쫓겨간다는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정부가 갈팡질팡할 때' 저들은 챙길 실리를 다 챙긴 것입니다. 국정원 정치공작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정통성을 어떻게든 확보하려고 하는 국내의 공작만을 더 강화시키고 그 때문에 정작 중요시해야 할 외교 안보 문제는 뒷전이 되어 결국 이런 꼴을 당하게 됩니다. 북한의 핵은 결국 아시아 전체에 핵무장 필요성을 요구하는 각국, 특히 일본의 극우들의 목소리를 높게 만들 것이며 실제로 핵무장 도미노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자체적으로 핵무장을 한다? 꿈에서나 있을법한 일이죠.
이게 어떻게 일어난 일인지 다시 되짚어 봅시다. 이명박 5년간, 그리고 박근혜 정권 들어서의 미적미적한 대북관계 진척은 결국 북에게 핵무장의 빌미를 줬지만, 더 중요한 건 이들이 북한이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는 겁니다. 한국정치의 미숙함, 그리고 정치의 이전투구와 이런 움직임을 잡아내야 할 안보기관의 태만은 결국 한반도에 '확실한 핵 긴장'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어쩐지 미국과 북한 모두 우리를 비웃을 것 같다는 생각이 서늘하게 등골을 스쳐 갑니다. 이들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이 이 정보전쟁의 시대에서 댓글이나 달고 있는 정보기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비웃고 있을 것 같습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