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불법적인 선거개입으로 지난 대선의 공정성과 정당성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전국의 대학교, 대학교수, 시민단체, 종교단체, 심지어 고등학생들까지 시국선언이 동참하고 있고, 촛불시위는 점차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방송과 언론이 철저히 보도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들끓고 있는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지 않을 뿐, 오히려 그 내용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때 보다 훨씬 더 뜨겁다.
먼저 전국의 대학생들과 대학교수들 및 각계의 지식인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집단지성들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집단지성인 이들이 지난 대선에서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국정원의 국기문란행위와 이를 측면에서 비호하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새누리당, 나아가 박근혜 정권을 규탄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겠는가?
이는 정당하지 못한 권력, 불법과 부정으로 정권을 획득한 세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더 이상 민주주의가 부당한 권력에 의해 유린당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대정부 선언이다. 나아가 선배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조롱하고 짓밟는 국가기관의 비열한 정치공작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박근혜 정권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게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때는 촛불시위가 지식인 및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번 국정원 게이트가 얼마나 심각한 헌법질서를 훼손하는 반민주적 작태인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단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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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들의 시국선언 역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이승만의 자유당이 저지른 3.15 부정선거를 우리는 기억한다.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마산상고에 재학 중인 김주열의 죽음이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것 역시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부당한 권력에 의해 자행된 부정선거와 이를 은폐하고 조작하려는 또 다른 불법과 부정에 대한 본능적인 저항의식이 어찌 고등학교 학생들이라고 없었을까?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유독 나이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당연히 학생들도 알고 있는 것이다. 지난 대선이 부정과 불법으로 얼룩진, 정당치 못한 선거로 치루어졌다는 것을.
나이 어린 학생들로부터 대한민국의 집단지성이라고 일컬어지는 대학생들과 대학교수들까지 지난 대선의 부당함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는데 유독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 그리고 이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인 국정원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일인 것 같다. 사건의 실체가 모두 드러났는데도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다른 사안으로 물타기하거나, 적반하장과 아전인수로 국민의 공분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어제는 새누리당 사무총장의 입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고도 우리가 최소 10년은 더 집권해야 대한민국이 반석에 올라간다"라는 기가 막힌 발언까지 나오기에 이른다. 새누리당이 집권해서 대한민국을 반석에 올려놓을 수만 있다면 10년이 문제가 아니라 50년, 100년까지도 집권하는 것을 누가 문제 삼겠는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새누리당이 집권만 하면 나라가 부도가 나거나, 국가안보에 구멍이 뚫리거나, 부정선거나 일어나거나, 민주주의 및 국민의 기본권이 크게 후퇴하고 있다. 대한민국과 일반 서민들의 삶이 반석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일부 극소수 기득권의 호주머니만 넉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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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장기집권을 통해 이룩하려는 대한민국의 꿈 위에 일반 서민들의 자리가 없다는 것은 그동안 새누리당의 집권기간 동안의 결과들이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의 정권유지와 정권연장에 대한 탐욕은 일반인들의 상식을 뛰어넘는다. '정권을 잡기위해서라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이 두가지 문장 속에 저들이 그동안 자행해왔던 불법과 부정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민심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발칙하게도 장기집권을 꿈꾸고 있는 새누리당을 바라보는 일반국민들의 생각은 그러나 그들과 너무나도 다른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이 생각의 간극이야말로 화석화된 낡은 정당인 새누리당의 미래를 가늠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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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그 중에서도 대의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우며 새로운 국가지도자를 선출하는 축제의 마당이 되어야 할 선거를 어지럽힌 국정원과 이에 깊숙히 관여되어 있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의 태도가 차마 눈뜨고는 못 봐줄 지경까지 흐르고 있다.
와신상담의 고사를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기만하고, 민의를 조롱하고 있는 <국정원 게이트>를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두고두고 가슴 속 깊이 새겨야만 한다. 불법과 부정을 바로잡기 위한 국민의 저항권과 그 속에 담긴 진의마저 마음껏 비웃고 있는 저들의 태도는 국민들이 왜 촛불을 들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불법과 부정을 통해서라도 권력만 잡으면 된다는 악마의 속삭임에 영혼을 내어준 자들에게 국민의 위대한 힘을 드러내 보여야 할 때다.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를 침소봉대하고 있는 이 낡은 정당에게 민심이 곧 천심임을 각인시켜야 할 시점이다.
(바람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