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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정의 자녀가 술 취한 아버지의 흉내를 내고, “어이~, 어서 문 열어!” 그리고 엄마 역할을 맡은 자녀는 가슴을 치면서 “내가 못살아! 내가 못살아!”라고 한다. 심지어 자녀들이 부부 싸움하는 흉내도 내고, 욕도 한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다. 먼저 좋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바른 인생을 배워서 꼭 필요한 인물들이 되고, 역사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는 자녀로 양육하기를 원한다면.
자녀교육은 고운마음으로 정성과 공(空)을 들인 만큼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공(空)을 들여야 한다. 부모와 함께하는 만남이 있어야 하고, 함께 뒹굴고, 함께 울고 웃는 삶의 나눔이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 없이 ‘왜 우리 자녀들은 그렇게 잘못 되는가’ 원망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부모의 잘못이다.
오늘날 많은 부모들을 보면 가정을 사랑하고 또 자녀들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들을 돌볼 수 있는 절대적인 공(空)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가정을 부양하기 위해서 늘 집을 비울 수밖에 없는 부모님들, 사회적으로 유명해지고 중요한 일을 할수록 가정을 돌볼 수 있는 공(空)이 더욱 부족해지는 것을 본다.
그럴 때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해서 더 많은 돈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더 좋은 환경을 이루어 주기도 하며 더 좋은 선생을 들여서 과외를 시키고, 좋은 학교에 보내서 못 다 한 것을 대신하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자녀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모든 부모님들의 마음일 것이다.
소수 부모들의 가장 큰 착각은 학교와 학원에만 자녀를 맡기면 많은 지식을 쌓고, 많이 배워 훌륭하게 자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들은 많이 배우고 공부를 잘한다고 모두 훌륭하게 자라는 것이 아니다. 학교교육과 가정교육만으로는 인성교육의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인격을 소유한 고운 사람이 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예컨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인종차별이 심했기 때문에 흑인과 백인이 함께 예배를 드리지 않고 별도로 예배를 드렸다. 어느 날 ‘성 시온교회’라는 흑인교회에서 고난주간 성만찬을 행하기에 앞서 세족식을 했다. 이때 갑자기 백인 대법원장 올리버가 그곳을 방문했다.
세족식 시간이 되자 대법원장은 마르다라는 흑인 여성 앞에 무릎을 꿇고 정성을 다해서 그녀의 발을 씻겨 주었다.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라 숨을 죽이고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발을 다 씻긴 올리버 대법원장은, “이 사람은 내 집에 노예로 있는 사람이다. 한평생 우리 집 자녀들의 발을 수백 번 씻겨 주었다. 그걸 바라보는 내 마음은 늘 괴로웠다. 그래서 오늘 내가 우리 집 자녀들의 발을 씻어 준 바로 이 사람의 발을 씻겨 주어야 내 마음이 편안할 것 같아 이렇게 한 것뿐이다. 뭐 대단한 일을 행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이상하게 여길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로 인해 대법원장직에서 파면 당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이제야말로 참으로 하나님께 찬양할 자유로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라고 기뻐하며 감사했다고 한다.
우리의 자녀들은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키울 것인가? 우리 부모들이 먼저 품성 위에 바로 서야 한다. 그리고 많은 지혜를 얻어서 복된 삶을 살아가도록, 자녀들을 바로 세우는 부모들이 되어야 하겠다.
특히 자녀들은, 어렵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항상 감사하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부모의 의연한 모습을 보며 부모님의 언어, 부모님의 생활습관을 그대로 다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전라도에서 태어나면 전라도 말을 배우고, 서울에서 태어나면 서울말을 배우는 것처럼 말이다. 부모가 그 말을 쓰기 때문이다. 우리 자녀들에게 몸으로 체험하게 해 주어야 한다.
한편 중국 속담에 ‘비뚤어진 둥지 안에 온전한 달걀이 없다’는 말이 있다.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가르쳐주는 말이다. 가정이 잘 형성되어야 자녀들이 잘 자랄 수 있다. 그 중심에는 아버지가 있어야 하고, 어머니가 있어야 한다. 여러분의 가정을 가장 훌륭한 자녀 교육의 장소로 삼아야 한다.
<이창호: 이창호스피치리더십연구소 대표 / 대한명인(연설학) / 한국청소년봉사단연맹 부총재 / 한국정보화진흥원(NIA)명예홍보대사 / 저서 : 2012년 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선정(아동의 의사소통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