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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선거개입의 심각성, 그리고 그 본질적 문제에 대해 깨닫고 여기에 분노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각 직능별 시국선언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 교수들이 여기에 동참함으로서 이 시국선언의 물결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이것은 마치 지난 1987년이나 1980년, 이른바 '서울의 봄' 때 보았던 것과 같은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봐도 지나치치 않을 듯 합니다.
1987년이 지금 이 시점으로 다시 소환된 것은 그만큼 우리가 이뤄왔던 민주화의 물결이 정체되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것이 가장 확실하게 보여지는 부분은 언론입니다. 물론 어떤 정권이 들어서는가에 따라서 언론은 조금씩 그 논조의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방송국, 특히 공중파의 사장으로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그 사정이 틀립니다. 이명박 시절부터 아예 공중파가 말을 안 하는, 이상한 시대가 온 것입니다.
MBC가 형편없이 시청률이 떨어지고 국민의 지지율의 객관적 잣대라 할 수 있는 시청률이 터무니없이 하락한 것은 지금 언론의 위상을 보여줍니다. 이런 상태에서 새로운 보수매체들이라 할 수 있는 종편들이 떴고, 이들의 시청률은 미미하지만 대선 기간동안 이들은 일방적인 이야기만으로 새누리당의 전통 텃밭들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고, 또 심지어 최근 광주민주화항쟁의 왜곡 문제에서 보듯 왜곡된 정보를 뿌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상호 기자가 고발뉴스를 통해 이야기하듯 문제는 언론입니다. 역시 그의 말대로 '잠자는 공중파 언론은 흔들어 깨우고, 대안언론은 밀어줘야'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듯 합니다. 최근 들어 이상호 기자의 활약이 눈에 두드러집니다.
뉴스타파가 훌륭한 대안매체이긴 하지만 이상호 기자처럼 매일 저만한 퀄러티의 뉴스를 내보내진 못합니다. 아무래도 탐사보도 전문매체라는 제약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면에선 국민TV, 민중의소리 정도의 대안매체 아니면 이렇게 매일 공정한 소식들을 전하긴 힘들 겁니다.
우리가 지금, 이 '공중파를 믿을 수 없는 시대'를 산다는 것, 어쩌면 조지 오웰이 말했던 1984년은 사회주의가 살아 있었던 그 때였다기보다는 지금 자본주의가 아무런 경쟁및 대안 체제가 없는 상황에서 신자유주의로서 폭주해 버리는 지금에 더 어울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역시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체적인 힘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힘을 기르고 축적하는 가장 확실한 길을 이상호 기자가 제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언론이고, 잠자는 공중파는 흔들어 깨우고 대안언론은 밀어줘야 합니다.
이 6월, 독재정권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힘에 굴복했고, 이 땅에서 군부독재가 처음으로 항복선언을 했던 그 87년의 6.29를 생각하면서, 그때 방송보다도 못한 지금의 방송 현실을 깨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실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상호 기자, 국민TV, 뉴스타파... 그밖에 노력하는 많은 대안매체들, 그리고 모든 깨어 있는 기자들에게 화이팅을 외칩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