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으로 대한민국이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온 나라가 국정원 사건을 규탄하고, 이를 물타기하는 집권 여당의 한심스러운 작태를 비판하고 있는데 당사자들인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그리고 국정원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느 별에서 온 사람들일까? 일반적인 국민정서와는 한참을 떨어진 4차원적 세계에 머물고 있는 저들, 적반하장으로 일관하며 곡학아세로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저들의 뇌구조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새누리당이 사활을 걸었던 'NLL 공세'는 결국 자승자박으로 결론이 났고, 이를 공개한 국정원은 스스로 헤어나올 수 없는 천길 낭떠러지로 몸을 던진 꼴이 되었다. '국정원 게이트'를 'NLL 공세'로 물타기하려던 이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게이지만 더 끌어 올린 악수가 되고 말았다. 새누리당과 정부, 그리고 국정원이 모두 한통속으로 짜고 치는 고스톱판에서, 또 다시 반칙을 저지르는 저들의 무모함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그러나 도박판에서 기술을 쓰다 걸리면 이내 손모가지가 날아가게 되어 있다. 국민들이 도저히 저들이 자행하는 반칙과 불법을 눈뜨고 봐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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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화가 난 국민들이 벌써 5일째 국정원과 정부 및 여당의 행태를 규탄하는 촛불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전국의 각 대학교를 비롯 종교계와 시민단체들도 속속 성명을 발표하고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현 시국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명박 정권 이후 참고 참았던 '부당함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의식이 마침내 폭발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가기관에 의해 자행된 불법행위를 불법과 편법으로 덮으려는 국정원과 정부여당의 파렴치한 행동에 대해 국민들이 행동으로 준엄한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새누리당의 DNA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 아주 특별하다. 도무지 현 상황이 어떤 지경인지 전혀 분별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새누리당의 한기호 최고위원의 발언을 보자. 그는 어제 노무현 대통령의 NLL 발언을 두고, "잘못 뽑은 대통령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NLL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많은 장병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국군장병을 위한 애드리브까지 날려준다. 새누리당이 공개한, 그것도 짜집기해서 공개한 대화록과 실제 전문 사이에 엄청난 간극이 있다는 것이 다 밝혀진 상황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의 취지를 난도질해 놓은 새누리당,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한기호 최고위원의 발언이 딱 그짝이다. 한기호 의원, '어떻게 우리의 통수권자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서 물어보시라. 노무현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대해 똑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자간담회틀 통해 밝혀지지 않았던가?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부재중 아니신가? 정 궁금하거든 현 통수권자에게 가서 물어보라.
'국정원 구하기 작전'의 선봉에 섰던 새누리당 서상기 위원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현 분위기가 어떤지 적어도 상황 파악은 하고 있는 듯 보인다. 100분 토론에 출연하기로 한 약속을 당일에 갑자기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한다. 이미 예고편까지 나간 마당에 갑작스레 출연을 취소한 것을 보면 어지간히 'X줄'이 타긴 타는가 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공세를 펴면서 의원직까지 걸었던 그였다. 같이 출연하기로 되어 있던 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공세를 도무지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여긴 것일까, 본회의 일정을 핑계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하긴, 전 국민이 지켜보는 생방송에서 의원직과 관련된 추궁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겠는가? 책임지지도 못할 말은 그렇게 쉽게 거론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 XX달고 태어난 사내라면 하늘이 두쪽나도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더라. 책임지시라, 사내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서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전혀 알지도 못한다" 했다 한다. 대통령이 오랜 침묵을 깨고 이런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참 편리한 사고방식을 지녔거나 위선적이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편리한 사고방식을 지녔다 하더라도 문제가 일단락되는 것은 아니다. 편리한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주는 방식으로 나타난다면 지극히 곤란하기 때문이다. 물론 두말할 것도 없이 이 두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면 최악 중의 최악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경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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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지도자를 둔 국민들은 피곤하다. 정권의 안위를 국가가 국민, 민주주의의 가치보다 상위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는 집권여당을 둔 국가와 국민들은 불행하다. 국민알기를 (김태호 의원의 말처럼) '홍어X'으로 알고 있는 새누리당, 보면 볼수록 생각하면 할수록 참 막 돼먹은 DNA를 지녔다. 그 막 돼먹은 DNA를 가진 사람들이 대한민국과 국민들의 삶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부조리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려오는 '신(데우스 엑스 마키나)'이 아니라 다름아닌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다. 바로 잡아야 한다. 되돌려 놓아야 한다.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의 손으로,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들의 힘으로 말이다.
(출처:바람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