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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은 미래로 가는 열차’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전 통일부 장관인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다. 때가 때이니 만큼 착잡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민족의 상생발전과 협력을 목적으로 수십 년을 오로지 평화운동에 몸을 바쳐왔던 사람들은 더구나 대승적인 자세에서 공든 탑이 무너지고 만 심정일 게다.
그런데 남북 간 민족 간 상생발전과 평화협력에 뜻을 품고 선구자적인 행동과 실천으로 한국인은 물론 세계를 놀라게 한 사람이 있었다. 물론 그 첫 자리를 차지하는 인물은 20대의 나이에 정치에 뜻을 품고 한 결같이 노력하며 우리 민족의 민주발전과 평화협력사(史)에 지대한 족적을 남긴 위대한 지도자 김대중 선생이다. 다음으로 경제계 쪽 인물로는 지금은 고인이 된 고(故) 현대그룹 명예회장인 정주영 씨일 것이다. 그 뒤를 이은 인물로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빼놓을 수 없다.
정동영 현 민주당 상임고문은 지금 그 누구보다도 비통한 심정으로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남북 간 평화 협력문제에 천착하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일례로 정동영 씨는 남북문제와 경제협력 분야에서 활발한 민간교류를 지향하는 시민단체와 학계에서 불러주는 곳이면 모임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달려간다. 하여 그 자신 통일부 장관으로서 축적한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펼치면서 진실과 실상을 알리는데 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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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은 잘 아는바와 같이 우리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루고 나아가서는 남북한 최초로 정상회담을 가진 인물이다. 그때가 1997년이었고 이러한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변화와 해빙무드가 뒷받침 되는 상황에서 고향이 이북 통천인 현대그룹의 정주영씨는 1998년 5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서 1차 500마리, 2차 501마리의 소떼를 트럭에 싣고서 분단 이후 최초로 휴전선을 도보로 넘어 간 인물이다.
실로 대단한 퍼포먼스였다. 해방 이후 경천동지할 이벤트였다. 이 현장을 미국의 뉴스채널인 CNN에서는 현장중계를 했고, 이를 지켜보던 미래학자이며 문명비평가인 기르소망 같은 이는 20C 최후의 전위예술이라고 평하면서 놀라워했다.
사람이나 민족 앞에 커다란 획을 긋는 사건이란, 더구나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정치가의 반열에 들거나 부를 이룬 사람들이 민족의 자긍심과 앞날에 대한 성찰로 인해 깊은 뜻을 품고 행하고 벌이는 일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함의가 담겨 있다. 이같이 정치적으로는 김대중 대통령의 오랜 소망이요 염원이었던 남북한 평화교류를, 정주영 씨는 소떼방북사건과 경제적 교류로 뒷받침하는 사건들이 계속해서 행해졌다. 이런 일들은 그야말로 55년 동안 분단 상태에서 서로 적대시하는 우리 민족 모두에게는 실로 가뭄에 단비 같은 경천동지할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업적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경제교류의 진전을 기반으로 남북한 경제협력을 좀 더 공고히 하며 구체화 시키고 성과를 낸 사람이 정동영 씨다. 개성공단 조성은 2001년 정주영씨가 죽은 후 안타깝게도 민간 중심에서 관주도형으로 옮겨가게 되었고, 여러 가지 국내외 사건으로 교착상태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러던 것을 당시 통일부 장관인 정동영 씨가 나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결과 개성공단 1단계 착공식을 2003년 6월에 가지고, 현대와 토지공사는 2004년 4월 공단 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한 뒤 시범단지(9만3천㎡)에 대한 분양을 시작했다.시범단지에는 봉제, 신발, 전자부품 등 4개 업종 15개 기업이 입주해 2004년 12월15일 개성공단에서 첫 제품이 생산됐다.
이듬해인 2005년 9월 1단계 본 단지 1차(16만9천㎡)에 입주할 24개 기업이 선정됐고, 2006년 6월 29일에는 1단계 330만㎡(100만평) 토지 조성 공사가 끝났다. 2006년 11월에는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가 1만 명을 돌파했으며, 2007년 1월 말에는 누적 생산액이 1억 달러를 달성했다.그러나 경협사업의 진전은 여기까지였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 남북관계는 다시 시련에 봉착하게 된다. 2008년 금강산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고,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발생하는 등 남북관계는 경색되고 대부분의 남북 경협 사업이 중단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미 가동되고 있었던 개성공단 만은 중단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이와 같이 경제문제는 정치문제와 별개로 취급하면서 남북한 모두 정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의 호불호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지속적으로 경제 활성화와 이익극대화를 위해서 힘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민주정부 10년을 제외한 이후의 정권 하에서는 상호교류나 경협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머물고 있다.
헌데 작금에 이르러서는 개성공단마저 중단되고 있으니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도 인내의 한계를 넘어 서로 자폭하는 길로 나아가기만 하다가 감당할 수 없는 임계점에 이르면 수습하기 힘든 상황 속에 놓이게 된다. 여기서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실세들과 정치인들이 가슴이 따뜻한 인간이길. 측은지심을 지닌 인간이길 바라게 된다. 왜 대한민국의 보수 세력들은 60년을 하루 같이 분열과 차별을 조장할까. 왜 우리나라만이 유독 분열의 정치 저주의 정치로 날밤을 지새우려는 걸까?
세계는 지금 여전히 물고 물리는 약육강식의 역사다. 이러한 세계 질서 속에서 진심으로 민족과 조국의 무궁한 발전과 번영을 바라는 정치인이라면 도도하고도 폭넓은 비전을 국민 앞에 제시해주길 바란다. 이런 의미에서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의 말은 새겨들을 만하다. ‘개성공단은 미래로 가는 열차’라는 것을.
박정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