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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언론악법이라 말할 자격이 있는가?
명색이 민주의 가치를 위해 창당되었다는 민주당이다. 그러나 소통을 막고 미디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MB정권과 민주당은 과연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국민의 귀를 막고 눈을 가리려는 언로의 봉쇄와 차단, 소통의 통로를 은닉한 민주당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소통할 수 있는 장은 마련해놓았기 때문에 비민주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소통의 장에 국민이 진입하기에는 쉽지 않다. 당원조차도 귀찮으면 찾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소통을 방해하려는 기도가 없었다면 모를까 현재 민주당 홈페이지에서 국민과 당원이 소통의 장을 찾기는 백사장에서 바늘 찾는 것과도 같다고 하겠다. 민주당 홈페이지 우측 상단에 “민플”이라는 코너가 있다. 그것도 영어로 “minple"이라고 되어 있다.
좌우 길이 약 1.5센티에 상하 높이 약 3미리의 오렌지색 minple이 그것이다. 당원들도 민플 그 뜻을 잘 모른다고 한다. 그런데 일반 국민은 과연 영어로 표기해놓은 민플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민주당인지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민플을 클릭하면 팝업창을 통하여 민플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기록해놓았다. “민플은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적 소통을 만들어 갑니다” 퍽 인상적이다. 소통을 만들어 갈 소통의 장에 갈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가 소통되지 않는데 말이다.
또 “트위터, 블로그, 모바일 등 SNS와 연동할 수 있습니다”라는 글도 있다.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SNS를 이용하는 국민과 당원이 얼마인지 알고 있나 모르겠다. 객관적인 조사결과에 의해 그 필요성을 가지고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부족해서인지 아직 나는 트위터와 블로그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
팝업창에 이런 글도 있다. “민플은 자율적 운영위원회(향후)를 구성해 네티즌 독립지대를 만들어 갈 것이다” 지난 11월 19일 만들어진 민플이다. 이제 막 3개월이 지났다. 한나라당과 국민참여당 지지자들이 자유토론방에 민주당을 폄하하고 그들의 정당을 홍보하며 나아가 MB정권의 정책을 지지하는 글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면 대체 어느 누구를 대상으로 자율적 운영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그 모호성의 무모함에 고개가 저어진다. 팝업창에 “민플은 정당, 정파, 철학에 구애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라고 적시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이를 대상으로 운영위원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보아도 좋겠다. 가히 민주적이라고도 하겠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 내가 아둔해서인지 이해불가다. 무엇을 위한 “자율적 운영위원회”를 공언하였는지 말이다. 민주당에게 호의적인 사람들 또는 진정성 있는 요청과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그 계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민플에서 과연 어떤 사람들을 운영위원으로 구성하겠다는 것인지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민주당 홈페이지 소통의 장 “민플”의 모습이다. 소통의 장에 접근조차가 어려운 민플이건만, 들어 가보면 실행불가의 내용만 가득한 것이 현재 민주당의 모습인 것이다. 민주당은 왜 이렇게 소통의 장에 접근하기가 어렵고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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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백과사전의 ‘유저 인터페이스’는 다음과 같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는 사람(사용자)과 사물 또는 시스템, 특히 기계, 컴퓨터 프로그램 등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일시적 또는 영구적인 접근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물리적, 가상적 매개체를 뜻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크게 사용자가 시스템을 조작하는 입력과 시스템이 그로 인한 반응, 결과를 보이는 출력으로 나눌 수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성이 있다. 좋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심리학과 생리학에 기반하여, 사용자가 필요한 요소를 쉽게 찾고 사용하며 그 요소로부터 명확하게 의도한 결과를 쉽게 얻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살펴본 유저 인터페이스에 기초하면, 민주당의 소통의 장을 쉽게 찾고 사용할 수 없는 민플을 만든 의도에 의혹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민플을 제작한 제작진(홈페이지 디자이너 등)은 유저 인터페이스라는 단어와 그 뜻을 모를리 없는 전문가들이다. 그렇다면 누군가 제작의도를 요구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홈페이지가 되는 것이다.
홈페이지 제작진은 철저히 클라이언트 즉 의뢰인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제작비가 그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작비를 지불한 의뢰인은 누구인가? 공당의 재정을 가지고 이렇게 황당한 홈페이지와 민플을 만들게 했다는 말인지 국민과 당원을 알 권리를 가지고 있다. 국민의 세금과 당원의 당비 등으로 운영되는 정당이다.
민주당은 언로를 연 당인가 아니면 봉쇄한 당인가? 막지도 못했던 미디어악법? 과연 막으려 하긴 했던 것인가? 의문이 들 정도이다. 민주당 스스로 언로를 봉쇄하였기 때문이다. 민주적이지 않은 민주당의 언로 봉쇄 정책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고 하겠다.
민주당은 유저 인터페이스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울러 민플의 자유토론방 외에 당원의 뜻을 전하고 토론할 수 있는 당원토론방을 신설해야 한다. 민주당 당원들의 글이 한나라당이나 국민참여당 등 타당 지지자들과 비빔밥이 되어서야 되겠는지 판단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공희준씨가 두어 번에 걸쳐 민주당에는 게시판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과연 그가 민플을 몰라서 그런 표현을 했을까를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언로가 막혀 있는 민주당, 소통을 거부하는 민주당을 상징적으로 말한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봐야 하겠다.
마침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23일 광주를 방문하려는 정세균 대표가 일부 인터넷 매체를 제외하고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한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민주당은 즉시 수정해야 할 것이다. 비민주적이고도 반민주적인 태도로 국민을 대하는 것이 되어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언로를 막는 것은 퇴행적 민주주의를 답습하고 있는 MB정권만으로도 힘에 버겁다. 국민은 알고 싶고 알리고 싶으며 말하고 싶어 한다. 여기에 민주당은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는 이미 답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