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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현정의 데뷔는 극적이었다. 한국의 가족에게 보여주고자 유투브에 올린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연주 동영상이 전세계 네티즌의 주목을 받으면서 순식간에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을 본 EMI 클래식의 앤드루 코널 사장이 그녀에게 직접 스카우트를 제의할 정도였다. 그간 클래식 스타의 등용문으로 굳혀온 관행을 모두 깬 파격적인 방식이었다. 국제적 명성의 음악가가 지원하거나 대타로 무대에 올랐다가 뜨는 경우, 혹은 콩쿠르 수상의 방식이 아니었던 것이다.
데뷔 앨범도 파격적으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녹음했다. EMI클래식 115년 역사에서 베토벤 전곡을 녹음한 사람은 80여명 정도인데다 신인으로써는 이례적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베토벤의 소나타 전곡 음반으로 아이튠스 클래식 차트 1위에 이어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런 그녀가 지난 23일 예술의 전당에서 첫 고국 무대를 가졌다. 페이스북에 “천년동안 기다려왔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임현정에게 고국에서의 첫 공연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제게 매우 중요한 콘서트예요. 오랫동안 이 날을 기다려 왔어요. 미국에서의 일반 콘서트와는 달라요. 여기는 제 모국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가 연주를 할 때 감정이 더 격해져요.”
그녀는 이번 독주회에서 라벨의 `고귀하고 감상적인 왈츠`, 쇼팽의 발라드 1~4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9번 `해머클라비어`를 연주했다. 인간의 심리를 깊게 파고드는 음악, 그래서 그녀도 똑같이 인간의 심리를 심도 있게 탐구했다고 한다. 모두를 놀라게 한 데뷔과정만큼이나 미래가 더 궁금한 피아니스트 임현정. 그녀의 음악 철학과 고국 무대에 선 소감을 27일 월요일 오전 7시
에서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