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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일이 많습니다. 어제는 2월 셋째주 월요일, 미국의 공휴일인 프레지던트 데이... 대통령을 기리는 날이어서 대부분의 학교와 관공서, 은행 등은 휴무일이었습니다.
이 날은 생일이 2월달인 두 명의 대통령, 초대 대통령인 국부 조지 워싱턴과 에이브러햄 링컨을 기념하는 날이죠. 워싱턴은 미국의 삼권분립을 명확하게 지켜내고 그 전통을 세운 대통령으로서, 그리고 링컨은 그의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 할 수 있는 흑인 인권의(그저 명목상이었다는, 그리고 북부 공업지대에 모자란 블루칼러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인정을 기리기 위해서 갖는 기념일입니다.
우리에겐 그저 하루 고마운 휴일일수도 있고, 아이들과 덕분에 집에서 종일 함께 딩굴거리다가 방도 함께 치우고, 저녁엔 부모님과 식사도 하러 갈 수 있었고... 그랬지만 일단 부럽습니다. 두 명의 위대한 대통령, 그리고 그들이 세운 업적이라는 것이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분명한 것이라서.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스스로에게 훈장도 걸고, 자기는 행복한 일꾼이었다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의 대통령들과 비교가 안 된다면 이상한 거겠지요. 경제지표, 남북관계, 사회복지, 외교안보 등등 이루 다 손꼽아 말할 수 없는 많은 면에서 가장 많은 사고를 쳐 버린, 그리고 대한민국을 후퇴시킨 무능한 지도자가 저렇게 스스로를 추켜올리는 꼴을 보면서 갑갑하기 그지없습니다.
툭하면 법치를 외쳤던 대통령과 여당... 법치는 법이 그 권력마저도 통제하는 것, 즉 대통령 같은 절대 권력도 세워놓은 법을 지켜가며 통치를 한다는 것을 뜻하건만, 저들은 자신의 권력 자체를 법이라고 해석한 무리들이었습니다. 그로서 법치는 망가지고, 법은 수모를 당했습니다.
문제는 새로 들어설 정권의 인물들의 면면을 봐도 과연 이들이 법치라는 이름과 원칙에 어울리느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몇몇 인사청문회의 단면에서 드러났듯, '기본적으로 위장전입 정도는 먹어주는' 이상한 인물들이, 정말 '법이라는 잣대로서 신뢰할 수 없는' 인물들이 박근혜의 주변에서 이른바 '낙점을 무르와' 계속 최고 관료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이 대한민국을 제대로 끌어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인물들을 데리고 정치를 해야 하는 박근혜는 과연 전임 대통령과 다른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요?
경실련이 박근혜 정부의 첫 내각 인선 발표에 대해 예스맨만 가지고 정치를 할 거냐는 지적과 함께 약속했던 개혁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요지의 비판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볼 때, 이 정부에 어떤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 안할 수 없습니다.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도 있으니.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