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가슴은 누워있을 때 예뻐야 진짜다.누워 있어도 자연스럽게 퍼지는 물방울 가슴성형’ - 어느 성형외과병원 광고
성형미인 이하라 ‘원래 가슴은 누워있을 때 예뻐야 진짜다.누워 있어도 자연스럽게 퍼지는 물방울 가슴성형’- 어느 성형외과병원 광고
서울에 머무르는 동안 습관이 하나 늘었다. 전차나 버스에서 젊은 여자들의 코를 훔쳐보는 일이다.그렇다고 내가 peeping Tom처럼 코를 보며 성적충동을 느끼는 관음증 환자는 아니다.그저 미국에서 보기 힘든 비슷한 코들이 많아 흥미를 끌었을 뿐이다.
대부분 사람들, 특히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만족을 못한다.타인과 비교하여 못나고 매력이 없다고 느낀다. 가끔 자기보다 잘 빠지고 예쁜 사람을 보면 웬지 우울하고 기분이 좋지 않다. 아마 세기의 미녀들로 알려진 클레오파트라, 양귀비, 마릴린 몬로도 예외는 아니었을거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바쁘게 살다보면 잊어버리기 일쑤다.일반적으로 남자는 키나 성기의 크기, 여자는 얼굴, 피부, 가슴, 다리 등에 집착이 심하다. 옛날에는 태어난 그대로 살다 갔다. 부모님이 주신 미미한 손톱 발톱까지도 함부로 다루지 않았다.
그런데 세상은 많이 변했다. 무형의 재산인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어찌보면 외모도 소프트웨어의 하나인 것 같다. 키 크고 잘생긴 남자, 예쁘고 날씬한 여자가 세상살이가 편하다.
세계 곳 곳에서 코를 높히고, 얼굴을 뜯어 고치고, 유방을 크거나(한국) 작게 만들고(미국),성기를 늘려주고, 복부기름을 빼내는 수술이 성행한다. 은밀한 신체부분까지 수술칼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심지어 처녀막 재생수술도 감쪽같이 해낸다. 특히 한국에서는 코와 얼굴성형은 이제 exception이 아니라 rule에 가깝다. 너도 나도 해야 한다. 안 하면 한 사람에 비해 덜 예쁘게 보여 기가 죽고 사회적 불 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이런 사회적인 풍조 때문인지 정신병 병명이 하나 더 생기게 됐다. 신체이형장애가 그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용모에 너무 집착하여 항상 마음 속에 품고 산다.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며 외모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과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겉으로 봐서 별 이상이 없는데도 주관적으로 자신이 못났다거나, 미웁다거나,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흠이 있다거나, 혹은 미미한 신체적 결함을 극대화시켜 거기에 몰두하게 된다.
결과 스트레스가 쌓여 사회생활, 인간관계가 여의치 못해 불안증과 우울증이 동반하고 심하면 자살행위까지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 신체이형장애다. 모랠리라는 의사에 의해 120년 전에 이 병이 처음 소개됐다.
처음엔 정신염려증이나 강박증의 일종으로 보아 별 관심을 끌지 못했고 추형공포증이라 불리어진 때도 있었다. 그러다가 경제적 붐을 타고 생활의 여유가 생기고 외모의 중요성이 강조되자 미국에서는 1980년 대 후반에 와서야 신체이형장애를 공식적인 정신질환으로 인정했다.
신체이형장애는 사춘기 전에 발병하고 젊은 여자, 독신 여성들에게 많다. 보통 피부과나 성형외과 의사를 찿아 다니다가 의사나 주위 사람들의 권고에 마지 못해 정신과 진료실을 방문한다. 그러니 정신과 의사를 좋아하지도 않고 믿지도 안한다.
아직은 확실한 원인은 잘 모른다. 정신분석 학자들은 어린시절의 정신성발달(psychosexual development) 과정에서 해결되지 못한 성적 혹은 감정적 갈등이 어떤 신체 부위로 대치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했다.
한편 최근의 생물학적 정신과 의사들은 뇌, 특히 전두엽에서 세로토닌 대사과정의 이상으로 보고 있다. 치료는 인지행동 정신치료와 세로토닌 약물을 병행하고 있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다. 예전에는 성형수술을 받은 젊은 여성들의 상당한 수가 강박성이나 편집성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외모 제일주의 문화를 타고 지금은 경제력이 있는 한 너도 나도 받으니 성격운운은 따질 건덕지가 안 된다.그러나 성형수술을 받은 사람들의 40%만이 자존감과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보고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 성형수술을 받을 경우의 만족도는 훨씬 떨어진다.반복적 성형수술을 받은 후 성형외과 의사를 고소하거나 드물게는 신체적 해를 입히는 경우도 있다.
1.5세의 동포 소녀들은 백인 여학생들의 용모에 대한 열등감이 배어 있다.눈이 위로 째졌다거나 입이 나왔다거나 새가슴(bird chest)을 가졌다며 가끔 남학생들로부터 놀림을 받는다.그때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정신적 충격에 가깝다. 어른들은 가끔 아이들에게 네 코가 이상한데 하며 농담을 한다.
실은 아이 코가 예뻐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진담과 농담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어른들의 말이 씨가 되어 사춘기를 맞아 신체이형장해 증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이민 1세 부모들은 여자 아이들 키울 때 이점 특히 유의하셔야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