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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사는 반달가슴곰도 이어지는 강추위와 눈 세례에는 힘을 쓰지 못하고 전년도에 비해 이른 겨울잠에 빠졌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정광수)은 28일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이 지난 12월 초부터 동면에 들어가기 시작해 1월 중순부터는 26마리 모두가 동면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곰의 동면여부는 생태연구와 관리를 목적으로 반달가슴곰에 부착한 추적장치 신호음으로 곰의 이동거리를 파악하고, 움직임이 적은 곰을 직접 조사하는 방식으로 확인했다.
특히,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이번 동면은 2011년과 비교할 때 개체별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1~2주 가량 빨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12월 초부터 시작된 강추위와 적설로 인해 먹이활동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한, 공단이 지난 3년간(2009년 겨울~2011년 겨울) 반달가슴곰 17마리가 동면한 24곳을 조사한 결과, 동면장소 유형은 바위굴 12곳(50%), 나무굴 10곳(41.7%), 탱이 2곳(8.3%)으로 나타났다.
곰은 동면을 위해 바위굴이나 바위틈, 나무굴에 들어가거나 지표면이 움푹 팬 곳을 이용하는데, 잠자리에 낙엽이나 나무줄기를 끌어 모으고 몸을 웅크려 최대한 체온을 유지한 채 잠을 잔다.
이중 바위굴은 미로형태이면서 입구 외에는 공기유입이 차단된 구조로, 흙을 살짝 긁어내고 낙엽이나 나무줄기를 끌어 모아 체온유지에 도움이 되도록 잠자리를 마련한다.
나무굴은 고목 구멍이나 나뭇가지가 부러져 썩어 들어간 공간을 이용하며, 조사한 나무굴 10곳 중 9곳은 지름이 1미터 정도 되는 신갈나무였다.(1곳은 찰피나무)
탱이는 주로 경사가 가파른 지역의 큰 나무 아래나 암벽 주변 의 노출된 곳에 만드는 것으로, 땅을 살짝 긁어내고 그 안에 조릿대와 같은 나무줄기와 잎을 둥글게 말아 채워 넣어 동면장소로 이용한다.
반달가슴곰은 동면중에 새끼를 낳는데 특히, 바위굴은 조사기간 중 출산한 암컷 5마리가 모두 출산 장소로 선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 종복원기술원 권철환 원장은 “반달가슴곰이 동면에 들어가는 시기는 먹이량이나 기상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동면장소는 서식지 환경이나 광량, 기온 등에 따라 선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달곰은 가수면 상태에서 동면하기 때문에 인기척을 느끼게 되면 동면장소를 옮길 수 있다.”며 “동면장소를 옮기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모되어 탈진위험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겨울 산행객들은 샛길출입을 자제하고 큰 소리로 떠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