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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에게 제자 자공이 국가안보의 기본을 묻자, 스승은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공자가 답한 국가의 안보를 이루는 세 가지 핵심 축은
1.군사력
2.군사력을 지탱하는 국가의 물력
3.그 국가 인민들의 신뢰
그 세 가지 중 국가가 매우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부득이 뭔가 버려야 한다면 뭘 버려야 하냐고 자공이 다시 묻자, 공자는 서슴없이 가장 먼저 군사력을 버리고 그 다음에는 물력을 버려야 하지만, 절대로 인민의 신뢰만은 버려선 안된다고 답했습니다.
이 고사대로 군사력과 물력이 강성했지만 그 나라 백성, 인민의 신뢰를 저버렸던 군이나 국가는 필망했습니다. 이는 역사가 입증하는 진실입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남베트남 공화국은 백만이 넘는 병력과 세계 5위의 공군력 그리고 미국이 20년간 사용할 수 있는 무기와 탄약과 포탄과 수십억 달러의 전비를 넘겨줬음에도 불구하고 민중의 신뢰를 잃어 전면전 시작 3개월도 채 안되어 백기를 들었습니다.
장제스의 중화민국 역시 미국의 압도적인 원조와 현대식 무기로 무장한 수백만의 대군, 심지어 홍군에는 없던 기갑부대까지 거느리고 있었지만 국부군은 가는 곳마다 구시대 군벌들처럼 중국민중에게 민폐를 끼치면서 민심을 잃었고, 인민의 것은 털 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총살형에 처하는 엄한 군기로 인민의 신망을 얻은 마오의 홍군에게 넓은 대륙을 모두 내주고 초라하게 몰락했던 것 역시도 공자의 지적이 얼마나 탁월한 혜안인지를 입증합니다. 무릇 안보의 기본은 그 나라 인민의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은 막강한 군사력과 남부럽지 않는 물력을 가졌음에도 안보의기본이 되는 신뢰가 바닥을 기다 못해 땅을 파고 들어가는 지경이 되었으니 어찌 안보의 위기가 아니겠습니까?
최근의 경계실패와 그 은폐도 부족해 이와 유사한 사건이 4년 전에도 발생했는데도 유야무야 넘어갔었다는 사실이 또 드러났습니다. 정말 할 말을 잃게 합니다.
군의 가장 기본적 책무라고 해야 할 경계의 실패로 실로 멘붕의 극치를 보여주시고도 우리 군은 성이 차지 않으셨나 봅니다. 요 며칠 사이의 거짓말과 진실의 은폐가 속속들이 드러난 것도 부족해 지금 군은 경계도 경계지만 이 나라 시민들의 신뢰를 완전히 저버리고 있는 행동을 이미 이명박 집권초기부터 거리낌 없이 자행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출범 때부터 이승만 정권처럼 나라를 속이고 이 나라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해왔습니다.
이 지경이니, CC TV에 하필 인민군 하전사가 귀순해오는 장면만은 녹화되지 않았다는 군의 해명이 도리어 너무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그런데 천안함 침몰 때에도 하필 TOD 동영상에 결정적인 순간의 장면만은 찍히지 않았다는 군 당국의 당시 해명이 새삼 떠오르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과 한나라당 집권 이래, 대한민국의 안보는 총체적 붕괴를 넘어선 극한의 위기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민의 신뢰가 없는 군대가 나라를 지킬 수 있을까요?
저들 정권과 군의 주장대로라면 한미 연합작전 중, 중무장한 초계함이 어뢰를 맞고 격침되어 46명이나 되는 젊은이들이 불귀의 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들은 번번히 북에게 항의도 못했고 그들이 호언한대로 북의 도발을 다시 막지도 못했습니다. 되려 대낮에 연평도에 포탄이 마구 쏟아지는 꼴을 봤습니다. 정전체제이후 초유의 개망신을 당하셨지요. 그러구도 말로만 ‘다음에는’을 되뇌었을뿐, 아무 행동도 못했습니다.
아니 군법회의로 다스렸어야 할 무능한 당시 지휘책임자들을 되려 요직에 중용했지요. 실로 안보와 국방에 있어서 무능하기 그지없고 무책임한 정권과 군의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자신들이 알리고 싶은 사실들만 강조하거나 국민들에게 전파하려고 합니다. 북한 인민군의 해이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최근의 귀순사건은 신속하게 보도를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지요. 하지만 이렇게 자신들이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리다가 나라를 망쳤던 경우가 바로 태평양 전쟁시 쇼와 일본황군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대본영은 매번의 전투에서 대승과 압승을 발표했지만, 실은 연전연패했죠. 그런데 전쟁말기가 되자, 군당국의 기만은 한계에 달해 민간에서는 이런 노래가 유행했다고 합니다. “매번 이겼다. 이겼다 하지만, 실은 패배해간다. 패배해간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듯이 이미 일본국민들은 일본군이 패망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았던 것입니다.
현 군부와 정권이 유독 사상통제와 정신무장을 강조하면서 금지도서 목록을 만들고 냉전극우스런 평향된 역사관과 오도된 가치관을 강조한 정신교육을 병사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모습이나 민간인 시절의 견해를 트집 잡아 군복무중인 현역교관을 죄인으로 만들어 버린 사태라던가, 인터넷에서 국가원수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현역장교를 군법회의에 회부하여 벌주는 행위 역시 제 할일은 전혀 못하면서 내부의 적을 만들고 내부의 공포분위기만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 무슨 바보짓인가요? 나라 지키라고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엉뚱하게 제 놈들의 권력 유지와 정권 단속용으로 악용하는 작태가 아닙니까?
그런 짓거리를 하다가 비참하게 패망했던 과거 쇼와 일본황군의 행태를 고스란히 21세기에 반복하는 현 군부와 이명박 정권이 경계태만을 숨기는 진실은폐행위를 이미 4년 전부터 해왔던 것은 전혀 이상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습니다. 당연한 거죠.
지금 군의 사방에서 줄줄 새는 쪽박 꼬락서니는 이미 오래전부터 새왔던 것이지, 결코 최근 일부의 군기강 해이현상이 전혀 아닙니다. 최근 들어 의무복무하는 병사들의 기본처우와 복지가 과거 양대 개혁정권시절에 비해 현저한 수준으로 저하되거나 악화되고 있는 현상 역시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이 모두가 군이 인민의 신뢰보다는 권력자의 의중과 눈치를 더 보고 있음을 말해줌과 동시에 과거 대한민국군이 진정 시민을 지키는 군대가 아니었던 기억과 흔적을 여전히 관성적으로 추종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제주 4.3 사건에 대해서 국가원수의 공식사죄가 있었고 제주평화박물관에 현 이명박 대통령까지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현 군부는 4.3학살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품고 있고 이를 병사들에게 다시 교육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부단속과 사상통제에는 귀신인 군대가 왜 그렇게 본연의 임무에선 등신짓으로 일관하는지 해명이 필요한 거 아닐까요?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군은 현대사에서 두 번의 군사반란을 포함해 다수의 민간인 학살을 저질렀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불신의 벽을 만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전비를 채 씻어내기도 전에 지금과 같은 망극한 진실은폐를 일삼으며 권력의 해바라기, 권력앞잡이 노릇을 지속한다면 우리 군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입니다. 군은 국민의 신망과 성원을 먹고 살아야 하는 조직인데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군대는 아사합니다!
권력이 주는 사탕으론 이빨만 썩어요!
집조차 제대로 못 지키는 변견은 밥을 안주거나 내쫒는 게 당연하듯이 작금의 우리 군은 혹독한 징벌과 대대적인 인사교체가 불가피 합니다. 이런 쓰레기 정신상태를 가진 군 영관급 이상 장교와 장군에게 월급주고 장비 사줘봐야 아무짝에도 쓰지 못합니다. 대대적인 회계감사와 검열을 통해 예산낭비와 각종 부정비리부패에 대해서도 단호한 척결을 해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집도 못 지키는 개가 밥을 축내고 있는 것도 부족해 감히 집주인들에게 공연히 으르렁대며 협박까지 해오고 있다면 이 개를 단매에 때려죽여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문재인, 안철수 두 캠프에 바랍니다. 차기 정권수립 후, 현 군부의 현역장성 전원교체를 감행하는 한이 있더라도 개념줄 정신줄을 놓고 그간 이 나라 시민을 기망해오고 겁박해 온 군부의 버르장머리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