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후 전면적인 쇄신의지를 갖고 당을 이끌어왔다. 결과는 지난 4.11 총선에서 과반수의 의석을 얻었고 여세를 몰아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되었다. 박근혜의 지지층은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보수층을 아우르는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전략은 중도층을 흡수하고 국민대통합이라는 확실한 어젠더를 준비해왔다.
사회 전반에 넓게 퍼진 중도층에 대한 지지 없이는 정권창출이 힘들다는 것을 인식하고 집권의 계획을 이렇게 설정한 것이다. 박근혜의 중도 진입전략은 지금까지 소리 없이 진행되어왔고 상당한 성과도 있었다. 보수의 논리를 접으면서 과거사 문제나 5.16에 대한 정리도 하고 유신에 대한 헌법파괴적인 행위에 대해서도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의 사과를 호평했고 진심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물론 안철수 후보 진영도 같은 취지의 말을 함으로써 과거사 논란을 일단락 시켰다. 이것은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변화된 모습임에는 틀림없어 보였다. 이런 자세가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에 부정적인 시선을 일부 없애는데 기여했고 지지층 확장에도 도움이 된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민주당은 진보좌파만으로 승리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정당이므로 역시 중도 층을 안고 가지 않으면 안된다. 문재인 후보의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면 강할수록 중도 층의 이탈은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보수, 진보, 중도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는 안철수 후보의 등장은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매우 긴장되고 불길한 대선전이 될 것이다.
야권단일화가 이슈가 되지만 민주당의 바람으로 끝날 수도 있는 문제이다. 안철수 후보는 야권 단일화에 아직까지 동조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민주당은 박근혜 후보를 중도로 넘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보인다. 보수우파의 진영에 묶어 놓아야만 민주당의 지지층이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네가티브 전략이 시작 된 것 같지는 않으나 이미 그러한 전략들이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규정하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이명박 정부의 아류로 규정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공천과정에서 청와대의 입김이 전혀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면 박근혜와 이명박을 같은 동선에 놓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2012년 6월13일자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박근혜의 당선을 정권 재창출로 보는가 정권교체로 보는가?"에 대한 여론조사의 결과는 정권교체라고 답한 사람이 50.1% 정권재창출이라고 답한 사람이 34.6% 모름, 무응답이 15.3%를 나타냈다. 여론조사의 결과 치는 조사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박근혜와 이명박을 같이 묶어서 보는 시각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민주당의 전략은 맞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이 계속된다면 박근혜 후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은 미칠 것으로 보지만 그것 때문에 박근혜의 지지율이 요동치거나 큰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박근혜를 치기 위해서 이명박 정부를 흔들어봐야 민주당이 전략적으로 득을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새누리당의 내부분란에서 보수, 당권파가 2선으로 물러나고 외부영입인사를 주축으로 진보적 성향의 인사들이 들어옴으로써 새누리당이 개혁과 쇄신을 추구하는 정당임을 내세우고 박근혜 후보의 혁신의 의지를 보여 주게 될 것이다. 박근혜의 전략이 치열한 선거전에서 민주당의 의도대로 흐르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박근혜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진보 좌파노선을 수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중도를 잡기 위해서는 대북전략과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중도 층은 일방적으로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북한에 대한 저자세 외교에 결코 동조하지 않는다. 박근혜는 유연하게 좌로 넓혀나가고 문재인도 우로 넓혀 나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그래야 박빙의 승부라도 펼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elvis59@naver.com
<이병익: 정치평론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