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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언론들은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면서 기사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들은 아직까지는 무관심하거나 애써 관심을 표현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마음은 이미 대선정국에 가 있다고 본다. 대통령 선거는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축제이고 버라이어티 쇼로 생각한다. 그러나 평온을 유지하고 속마음을 밝히지 않는 것도 대선정국의 모습으로 각인되어있다.
대중 즉 국민들의 속셈을 알기 어려운 것이 선거전이다. 언론기관에서 여론조사를 통해서 지지율을 발표하지만 결과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도 한 편에 갖고 있다고 보인다. 선거가 바람이라고 느끼는 국민들이 많기 때문에 바람의 힘을 인정하기보다는 주변과 이웃을 통한 분위기를 먼저 인식하게 되어있다.
국민들은 선거에 대해서 분명히 이중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된다. 선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먼저 인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거의 과정이나 결과에 흥분하거나 민감하지 않는 국민들이 더 많다는 말과 같다. 관심은 마음속에 갖고 있으나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는 자제하거나 감춘다는 것이다.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 국민들은 예상외로 적다.
국민들은 선거에 늘 차분하게 대응해왔다. 누가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삶의 질이 금방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 후보들은 각종 공약을 하고 정책을 발표하지만 대통령이 새로 등장한다고 갑자기 정책이 바뀐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다수당이 밀어붙일 입법사항에 더 관심이 많을 것이다. 자기 지역의 국회의원에 더 관심이 많을 수도 있다고 본다.
반대로 지역의 국회의원은 이름도 모르면서 대통령만 아는 정치에 무관심한 국민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국민들은 심정적으로 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고 아예 기권을 하는 국민들도 30%이상이라고 본다면 정치적 무관심은 상상보다도 더 심한 편이다. 대선 분위기에 휩쓸리고 싶어도 국민들은 자신의 일이나 생활을 우선해야하기 때문에 선거에 깊이 관여할 틈도 없고 피상적인 선거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선거풍토는 역동적인 것 같으면서도 잠잠하고 조용한 것 같으면서도 정치의식은 늘 깨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선거전은 새누리당으로 대표되는 역대 여당성향의 중도, 보수 진영과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역대 야당성향의 중도, 진보의 진영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마음속으로는 후보에 대한 호, 불호와 함께 정당에 대한 호, 불호가 먼저이고 선거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마음속에는 지지할 정당이나 후보가 정해져 있는 것이다. 상대방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적인 공격에 날을 세우고 반대로 네거티브적인 공세라고 생각되면 사정없이 공격을 하는 형태가 우리나라의 선거풍토인 것이다.
선거풍토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무차별적인 네거티브 공격을 하고 또 당하면 도를 넘어서 흑색선전이 등장하는 것이 잘못 된 것이다. 흑색선전이라는 것은 법으로 금지된 선거형태지만 선거가 끝나고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까지는 유효한 수단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늘 선거의 시비가 있어왔다.
법적으로 흑색선전임이 드러나 처벌을 받는다 해도 선거의 결과가 뒤집어 지지 않는 것이 대통령선거에서 있어 왔다. 요즈음은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합법화되어 있어서 파급효과가 빠르고 널리 퍼져간다는 것이 문제이다. 과거에 교통, 통신이 열악한 상황이었을 때와는 다르게 흑색선전이 퍼져나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문재인, 안철수 양 후보가 야권단일화를 한다는 것이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단일화하지 않으면 박근혜 후보의 필승이라는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 민주당의 후보 문재인이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를 이길 것으로 전망한다. 안철수 후보는 네거티브 공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다.
국민들의 속마음을 알기 어려운 선거전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정당의 후보를 넘어서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여 지기 때문이다. 기존 정치를 불신하고 쇄신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이 이번 선거에 크게 작용하겠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조용히 선거를 지켜보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elvis59@naver.com
<이병익: 정치평론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