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통지지 기반인 호남 공략에 나선 문재인,안철수 후보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영남과 호남 지역의 민심에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 전통 텃밭으로 여겨졌던 영남, 특히 PK(부산.경남) 지역과 민주통합당 아성이었던 호남 지역에서 모두 민심이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PK 지역에,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호남에 각각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미 돌아선 민심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PK 지역의 경우를 살펴보자.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PK에서 56.5%를 얻었다.
반면 민주당 정동영 후보의 득표율은 12.9%에 불과했었다.
당시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50%대에 불과했던 것은 같은 보수 성향의 이회창 후보가 상당한 표를 잠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PK지역에서의 박근혜 후보 지지율은 50%를 조금 넘겼을 뿐이다. 반면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치면 40% 정도가 됐다. 그 격차가 10% 안팎에 불과한 것이다.
보수성향의 후보가 박근혜 후보 한 명 밖에 없는 데도 그 격차가 벌어지기는커녕 더욱 좁혀진 것이다.
호남 지역이 탈민주당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실제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게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호남에서의 열세는 곧 전통적 야당 지지층이 문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의심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문재인 캠프는 초비상 상태다.
실제 지난 21~22일 실시된 국민일보·월드리서치 조사에서 문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46.1%의 지지를 얻어 안 후보(43.0%)를 앞섰다.
그러나 민주당의 심장부이자 전통 텃밭인 호남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문 후보에 대한 지지가 33.9%에 불과한 반면 안 후보의 지지는 무려 64.2%에 달했다.
민주당 아성인 호남에서 약 두배 가량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이다.
다른 조사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경제신문·글로벌리서치의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문 후보는 호남에서 43.1% 대 51.6%로 열세를 보였다.
리얼미터의 17~21일 주간조사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광주·전남에서 안 후보가 55.8%를 기록한 반면 문 후보는 31.0%에 그쳤다. 전북에서도 안 후보의 지지율은 53.3%로 과반을 유지했으나 문 후보의 지지율은 36.9%에 불과했다.
특히 호남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도 이미 두 자릿수를 넘어서고 있다.
호남 민심이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PK 민심과 호남 민심이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어쩌면 여야 후보에게 ‘이제 더 이상 지역주의에 기대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실제 대통령이 구현해야할 시대정신으로 ‘사회통합’을 꼽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가뜩이나 지금 대한민국은 남북으로 갈라서 있는 마당이다. 그런데 또 다시 영호남으로 갈라져 갈등과 대립을 하게 된다면 국가경쟁력은 그만큼 취약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누가 뭐래도 ‘국민대통합’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진보와 보수의 이념 대립을 끝장내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상대의 좋은 점은 취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또 세대 간 갈등의 벽을 뛰어 넘어 젊은 세대는 중장년층, 혹은 노년층의 경험과 경륜을 존경하는 자세를 보이고, 나이 많은 세대는 젊은이들의 진취적인 태도에 기꺼이 박수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세계가 치열한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그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다. 이 극한의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은 반드시 ‘대통합’을 이루어야 한다.
그 절신한 국민의 요구가 지금 PK 민심과 호남 민심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