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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오는 16일, 혹은 늦어도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경선 결선투표가 끝나는 시점인 23일 직 후에는 이번에 대통령 선거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불출마를 선언하고 다음을 기회를 기다릴 것인지 결정해야만 한다.
현재로서는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비교적 안 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송호창 의원은 13일 “안 원장은 흔들리지 않고 나갈 것”이라며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게 문제다.
일단 안 원장의 지지율은 추락하는 반면, 야권 후보단일화 대상인 문재인 후보는 마치 날개라도 단 듯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리얼미터'가 지난 10~11일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야권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44.2%로 전일(39.5%)보다 4.7%p 올랐다. 반면 안 원장은 34.5%로 전일(37.1%)보다 2.6%p 감소했다.
이로써 양자 간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9.7%p로 크게 벌어졌다.
더구나 문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될 경우에 그의 지지율은 더욱 오를 것이고, 상대적으로 안 원장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문 후보는 ‘제1야당’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뒷받침해 주고 있는 반면, 안 원장은 그런 정치 세력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그렇다고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동안 안 원장 스스로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당의 구태를 신랄하게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결국 안 원장이 출마를 선언한 뒤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무소속을 유지하든가, 아니면 신당 창당을 통한 제3세력화 방법밖에 없다.
이에 따라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원장은 치열한 경선룰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하면 안 원장이 유리하고, 모바일 투표를 실시하면 문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그렇지 않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이제는 안 원장이 문 후보를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오히려 여론조사에서도 안 원장이 뒤처지고 있다.
안 원장 측이 이른바 ‘김정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의 불출마 협박’ 폭로 기자회견을 한 이후, 박근혜 후보의 지지자들이 ‘역선택’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투표는 더욱 불리하다.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나타났듯이 문 후보는 친노 세력의 조직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르면 10월말이나 11월초, 늦어도 11월 중순에는 단일 후보를 확정지어야 하는데 후보단일화 논의에서 안 원장이 주도권을 쥐고 나아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안 원장이 출마를 선언하기보다는 ‘불출마’를 선택하거나 ‘독자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최근 진보 성향의 인사들이 안 원장의 출마를 재촉하거나, ‘불씨’가 되기를 강요하는 것도 안 원장이 이런 선택할 할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킹메이커’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안 원장은 대선 출마여부에 대해 뚜렷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바 없다. 물론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도 어떤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이는 야권단일화 문제에 있어서 민주당이 구상하는 일정표나 방식대로 논의가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민주당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될지도 모른다.
최근 경희대 4학년에 재학중인 아마추어 모델 김세영씨가 등장하는 모 그룹 기업광고가 화제다.
그는 ‘사람이 미래다’ 기업광고의 9번째 시리즈 ‘믿음 편’에서 “늘 원칙을 지키는 예측 가능한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
오늘따라 그 광고가 귀에 쏘옥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