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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이나 해야할 일에 몰입하고 계시는 대통령각하께
드디어 대한민국의 회사들이 중동에서 발주한 물경 47조에 달라로는 400억불이나 되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했습니다. 한국으로 벌어들여올 달러를 생각하면 과거 외환위기는 이제 영원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중요한 이라고 생각해서인지 각하께서는 산적한 모든 일을 내친 채 몸소 중동의 발주국까지 날아가 계약을 성사시키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호외나 속보로 그 소식을 전하면서, 논조는 각하께서 날아가시지 않았으면 그 공사가 혹시 일본이나 프랑스로 날아갔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 행한 대불공단의 전봇대를 비롯하여, 일산의 성추행범 검거, 그리고 무안비행장 진입로 상의 과다한 근무인원으로 국가의 재원을 축내고 있었던 톨게이트의 색출작업 등으로, 그리고 시간만 있으면 시장으로 나가서 떢볶기, 오댕, 순대국, 쥐포 등 서민이 즐겨 찾은 음식을 찾아서 먹는 모습은 정말로 과거 대통령들과는 달리 민생의 가장 밑바닥을 챙기는 부지런한 모습은 아마도 2십 몇 년 동안 현대건설에 근무하면서 몸에 밴 습관의 결과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런데 작은 일에는 그렇게나 열심히 하면서 큰일이라고 할 수 있는 4대강 사업,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무참하게 목숨을 잃은 용산의 세입자들 문제, 전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세종시 건설, 한국 경제발전의 가장 큰 저해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노사갈등, 멀쩡한 우리땅인 독도를 자기들 영토라고 날강도짓을 아직도 자행하고 일본의 태도, 한반도를 에워싼 4대 강국 사이에 끼어 남북으로 갈라지고 물경 3백만 이상이 살육되었던 한국역사 이래 가장 참혹했던 한국전쟁 이후 6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철천지원수로 대치하며 민족공멸로 치닫고 있는 남북문제, 서세강점시대 이래 서구열강에 침탈당하고 설상가상으로 이념으로 내전 상태를 종식시키고 이제 막 세계에 전통적인 강대국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 중국과의 입장정리 등 대내적이거나 대외적이거나 어느 것 하나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쉬운 문제들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문제들은 모두 아랫것들에게 맡겨 놓고 정작 아랫것들이 해야할 일을 열심히 하고 계시니 답답한 마음에 기원전 2세기 경 옛날 중국 사람이 설파한 대통령으로써의 행해야할 처신을 말씀드립니다.
우선 절대왕조 시대에는 모든 권력의 원천은 황제로부터 나오고 민주주의를 국체로 하고 있는 21세기의 민주국가에서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옛날 황제는 국민으로, 승상은 지금의 대통령 정도로 대치해서 읽으시면 대체적으로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하에서의 모든 기업의 권력은 기업주로부터 나오는 것을 보면 과거의 황제처럼 권력을 향유하고 세습까지 할 수 있는 조직체는 삼성의 이건희 왕가처럼 기업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현대의 정주영 회장님은 당시 근무했던 이명박 대통령 각하 입장에서 황제에 해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어떤 일이건 그 일의 결과는 황제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통령 각하께서는 옛날 회사 사장이었을 때는 정주영 회장의 뜻을 잘 받들었듯이 지금은 대통령각하께서 잘 받들어야할 대상은 국민이고 그 국민의 뜻은 바로 여론이라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여론에 구애 받지 않고 소신껏 하시겠다는 이야기는 옛날 회사다니실 때 피고용인 입장에서 정주영 회장이 부여한 재량권을 넘어 독자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랬을 경우 현대에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직위가 사장이건, 회장이건 그 즉시 직위에서 해고를 당하고 민형사상의 책임도 추궁당했을 것입니다. 그 원리를 지금 대통령각하께 적용해본다면 국민의 뜻에 구애받지 않고 멋대로 국정을 운용한다면 곧바로 탄핵 대상이며 설사 임기를 마친다고 해서 법규에 정해진 대통령으로써 지켜야할 의무나 재량권을 벗어난 행위 즉 권력남용의 행위에 대해서는 사법적인 책임을 추궁받게 될 것입니다.
하도 엽기적인 행위를 많이 하신 분이라 이야기가 옆으로 샜습니다만 첫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진평이라는 인물은 한나라 400년 왕조의 창업공신이고 후의 병길문우라는 고사에 나오는 병길이라는 사람은 무제의 증손자 한선제 때에 재상을 지낸 사람입니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1. 진평(陳平)의 대통령일과 과장일
여태후의 뒤를 이어 대신들에게 추대되어 황제의 자리에 오른 효문제가 시간이 지나자 국가 대사를 처결하는데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효문제가 조회에서 군신들과 조회를 행하다가 우승상 주발에게 물었다.
“ 온 나라를 통틀어 일 년 동안 옥사를 판결하는 소송은 몇 건이나 됩니까?”
주발이 죄를 청하며 대답했다.
“ 모르겠습니다.”
다시 효문제가 물었다.
“ 전국을 통틀어 일 년 동안 국가 재정으로 걷어들이고 지출하는 양식과 돈은 얼마나 됩니까?”
주발이 다시 모르겠다고 대답하며 흐르는 땀으로 등을 적시며 대답을 하지 못한 자기 자신에 대해 수치스러워했다. 그래서 황제가 다시 진평을 향해 묻자 그가 대답했다.
“ 일을 맡아 하는 관리에게 물어보시면 될 것입니다.”
효문제 “ 어떤 관리를 말하는가?”
진평 “ 폐하께서 옥사에 관한 일을 알고 싶으시면 정위(廷尉)를 불러 물으시면 될 것이며, 식량과 세금의 수입과 지출을 알고 싶으시면 치속내사(治粟內史)에게 물으시면 될 것입니다.”
효문제 “ 모든 일에는 각기 그 주관하는 자가 있다면, 그렇다면 경이 주관하는 일은 무엇인가?”
진평이 사죄의 말을 올리며 말했다.
“ 참으로 황공합니다. 폐하께서는 신의 재능과 지혜가 저열하다는 것을 모르시어 저 같은 사람을 재상의 자리에 억지로 임명하셨습니다. 재상이란 직위는 위로는 천자를 보좌하고 음양을 다스려 사시를 순조롭게 하며, 아래로는 천지 만물의 생육을 제 때에 자라게 하고 밖으로는 사방의 오랑캐와 제후들을 진무하며, 안으로는 백성들을 백성들로 하여금 황실에 의지할 수 있도록 어루만져 주고, 관리들을 감독하여 각기 자기의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게 하는 것입니다.”
효문제가 진평을 말을 매우 훌륭하다고 칭송했다. 우승상 주발이 듣고 매우 부끄러워하며 황제의 앞에서 물러난 후에 진평에게 원망의 말을 하며 책했다.
“ 대감만 혼자 알고 어찌하여 평소에 나에게 가르침을 주지 않았오?”
진평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 대감은 나의 윗자리에 있으면서 그 임무를 몰랐단 말이오? 그러나 황제께서 만일 장안의 도적 수를 물으셨다면 억지로라도 그 숫자를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았겠소?”
그래서 주발은 자기의 능력은 진평에 훨씬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주발은 병을 칭하고 우승상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진평이 그 자리를 대신하여 승상은 한 명이 되었다.
2. 병길문우(邴吉问友)
승상 병길이 소가 헐떡거리는 이유를 묻다.....
병길의 마부가 술을 매우 좋아했다. 일찍이 병길이 출행을 나갈 때 마부도 같이 따라 나갔으나 그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신 나머지 승상의 수레에 토하고 말았다. 서조(西曹)의 직에 있는 관원이 병길에게 그 마부를 쫓아내라고 권하자 병길이 말했다.
“ 술에 취해 실수를 좀 했다고 쫓아낸다면 저 마부는 장차 어디에 몸을 둘 수 있겠는가? 서조가 그저 그를 모른 체 해준다면 마부가 잘못한 것은 단지 마차의 방석을 더럽힌 일에 불과한 일일 뿐이라!”
그래서 병길은 마부를 파면하지 않았다. 그 마부는 원래 변경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었는데, 변경의 요새에서 일어나는 군사의 일에 대해 매우 정통했다. 한 번은 외출을 나갔는데 마침 변방의 관청에서 보낸 공문을 지참하고 달려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