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정계는 진정한 여당도 없고 뚜렷한 야당도 없는 상태이다.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집권여당 한나라당은 내부적 갈등으로 인해 원내 압도적 의원수를 보유하면서도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몸집만 키워 비대해지면서 무릎관절에 무리가 왔고 서있기 조차도 힘든 불구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 친이와 친박의 대립은 차기 대선까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제1 야당이라고 자부하는 민주당 역시 최근 한명숙 전 총리 뇌물수수건에 정세균 대표가 개입하면서 애매한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장기 점거농성과 관련하여 국민들에게는 반대만을 위한 정당으로 이미지가 고착되었다.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한심한 수준의 정치력은 지지율 하락과 함께 민주당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다.
자유 선진당은 충청권을 대변한다는 이유 하나로 세종시 원안을 맹고집하는 형편이다.
극우의 정체성으로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표출하는 선진당의 모습은 충청지역 정당의 범주에서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는 꼴을 보이면서 격을 낮추고 있다. 한나라당 2중대 역할의 친박연대는 어정쩡한 모습으로 야권의 한편에 머물고 있으며 좌파적 성향의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정도가 야당의 명색을 잇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최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입당한 국민 참여당은 전국적인 세 확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민참여당에 얼굴을 비치고 있는 인사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참여정부의 핵심 인재들이다. 정식으로 입당을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미 이해찬 전 총리를 위시하여 유시민 전 장관에 이르기까지 많은 친노 인사들이 국민참여당의 성공을 기원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국민참여당과의 관계에서 애매한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참여당은 민주당에 대해 '연대와 경쟁'관계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어차피 정당이란 선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만 다가오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참여당은, 영남권에서는 민주당과 연대를 꾀함이고 민주당의 기반이 있는 호남권에서는 경쟁을 천명하고 나섰다. 궁극에 있어서 민주당은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시 비참하게 팽개쳐졌던 꼬마 민주당으로 지향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계획은 현재 민주당내에서 암약하고 있는 친노 인사들의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역시 친노의 핵심원이다. 그리고 안희정 최고위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또한 당내에는 무수히 많은 친노 세력들이 현직 의원으로 아니면 당협위원장으로 그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국민참여당이 제대로 된 정당의 모습을 갖추고 제도와 시스템의 정비가 완료되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민주당과의 합병을 주장할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 그 이유는 현재의 민주당이 정치수준이나 인물면에서 내세울 것이 없는 정당이라는 데 방점을 두기 때문이다. 투쟁과 반대에 익숙한 민주당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의도가 왠지 기획적이라는 느낌을 필자는 가지게 된다.
지난 10월 재보선에서 수원선거를 지원하고 후보를 당선시켰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얼마 전 민주당에 대해 “반대만 해선 안 된다”며 쓴 소리를 했다. 손 전 지사는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수용할 것은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길을 제시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야당에 기대를 갖게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국민에게 뭔가 새로운 것을 주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고 밝혔다.
손학규 전 지사는 친노인사로 분류할 수 없는 인물이다.
오히려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올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난도 감수할 정도였다. 자연히 손 전 지사는 민주당이 친노세력으로 전락하는 사태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에 민주당이 국민곁에 가까이 가지 못함을 비난하고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 친서민-중도실용을 위한 새로운 노선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전히 절름발이 정치를 표방하고 있다. 이는 고도로 기획된 정세균과 안희정의 민주당 말살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민주당을 국민참여당과 합병시키기 위한 과정에 돌입하였다고 해도 무방하다. 따라서 그러한 과정을 추진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정동영 의원의 복당은 물론 호남 출신의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이 계속 지연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다.
이렇듯이 민주당은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기 대선 후보군에 어필할 수 있는 인물 중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외에는 유시민 전 장관이 최근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한심한 지지율에 불과하다. 이러한 지지율의 추이는 유시민을 야권의 유일한 대선 후보로 만드는 결과를 만들게 되고 이를 전격적으로 주도하는 인물이 안희정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이러한 조건들이 안희정을 원외이면서 젊은 나이에 민주당 최고위원이 되게 만들었다. 안희정은 한명숙 전 총리의 사건과 관련하여 "이것은 명백히 정치적 사건으로, 객관적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것이 논쟁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설파했다. 친노인사의 단순한 금품수수 사건 임에도 정치 이슈화로 몰아가는 의도가 안희정이 민주당에 남아서 해야 하는 마지막 역할이라 하겠다.
그
역할을 마무리 하고 나면 안희정은 국민 참여당으로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