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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과 지도부가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링 위에 올리기 위해 연일 ‘안철수 어르고 달래기’에 나섰다는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내 유력 대권주자들은 당 밖에서 저울질하고 있는 안철수 교수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막연한 상태의 안철수 지지와 나의 지지도를 비교할 수 있겠느냐. 내가 질 수가 없다”며 안 교수의 ‘거품지지율’을 지적한 바 있다고, 손학규 상임고문 역시 “안 교수는 검증된 것이 없고 아무 실상도 없는 이미지일 뿐”이라고 평가절하 했었다.
또 김두관 경남지사는 “무소속 후보가 국정을 맡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정세균 고문은 21일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눈치를 보고 있는 안 교수를 향해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사람은 국민에게 자신을 검증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는 "국민은 국회의원까지는 좋아하는 사람을 쉽게 찍는 것 같다. 하지만 대통령은 절대 아무나 안찍는다"며 "검증받지 않고 지지를 요구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안 교수 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안 원장의 대변인 격인 유민영 한림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는 “근래 민주통합당 일부 인사의 발언은 상처 내기”라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실 민주당 대권주자들의 안 교수에 대한 비판은 모두 맞는 말이다.
아직 안 교수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의 지지율에는 상당한 ‘거품’이 끼어 있는 문고문의 지적도 맞고,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상 없는 이미지 정치인이라는 손 고문의 지적도 맞다.
또 정당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무소속 후보가 국정을 맡는 데 대한 위험이 따른다는 김 지사의 지적도 맞다. 특히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이런저런 유불리 상황을 따져가며 눈치를 보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국민에게 검증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정 고문의 비판 또한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공격을 받은 안철수 교수의 최근 지지율이 급락해 20%대 마저 무너지고 말았다는 점이다.
실제 SBS와 TNS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금 거론되고 있는 대선주자 16명 가운데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8.3%로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키는 반면, 안 교수는 비록 2위 자리를 지키기는 했으나 18.5%에 불과했다.
대선 다자대결에서 여전히 박근혜전위원장이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는 반면 안철수 교수는 지지율은 20%대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미디어리서치 김미현 소장은 “민주통합당 내에서 안철수 교수 흔들기에 의한 지지층의 결집도가 낮아진 결과”라며 “범야권은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 교수 없이는 생각해 볼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지나친 흔들기는 좋은 대선 전략이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니나 다를까, 민주당 내부에서는 “안철수 교수가 이러다 9월 쯤 대선출마 포기를 선언하면 ‘우리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만다. 그러니까 안 교수를 어르고 달래서 링 위에 오르게 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당내 대권주자들 역시 안교수를 치켜세우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전날 광주에서 “민주당에서 나온 얘기는 안 원장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게 아니라 힘을 모을 방법들을 얘기하려 했던 것”이라면서 “민주당과 안 원장은 정권 교체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관계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안 원장은 소중한 사람”이라며 “정치가 국민을 만족시켜 주지 못하니 정치 병리현상을 치유하자며 안철수가 나타난 것”이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이런 모습을 보면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다.
안 교수가 없으면 대통령 선거승리를 꿈도 꾸지 못하는 민주당의 실상이 한심하기 그지없고,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당연한 비판에 어린아이처럼 발끈해 하는 안 교수 측의 모습 역시 성숙한 모습은 아니다.
안 교수가 정말 대통령 출마의 꿈이 있다면, 더 이상 저울질하며 시간을 끌게 아니라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고 국민의 검증 받으라.
그리고 민주당은 안철수 교수에게 매달리기보다는 대안정당의 모습,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라.
이게 안 교수와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요구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